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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순암 안정복의 시 두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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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환 작성일17-01-25 15:25 조회76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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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矜 내 자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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靈長一麓是吾鄕(영장일록시오향)

獨擅豪華五十霜(독천호화오십상)

噴壑瀑流臧鼓吹(분학폭류장고취)

繞林禽韻奏笙簧(요림금운주생황)

영장산 한 자락이 내가 사는 마을인데

오십 평생 내 맘대로 호화롭게 즐겼어라.

산골에 뿜는 폭포수는 웅장한 대취타요

숲을 에워싼 새소리는 생황의 연주일세.

 


春山妓女花鈿擁(춘산기녀화전옹)

秋葉綺軒錦幕張(추엽기헌금막장)

莫道書生骨相薄(막도서생골상박)

自矜淸福享無疆(자긍청복향무강)

봄 산은 기생인 양 꽃 비녀를 꽂았고

가을 잎은 멋진 누각에 비단 장막 펼쳤구나.

서생의 관상이 박복하다 말도 꺼내지 마라.

한량없는 청복을 누려 내가 봐도 자랑스럽다.

 


순암(順庵) 안정복(安鼎福·1712∼1791)은 광주의 영장산 자락 아래에 살았다. 50 평생을 한적한 산 밑에 살면서 자기만큼 호사를 누리며 산 사람 없다며 허세 가득한 자랑을 늘어놓았다. 골짜기로 뿜어대는 폭포수는 웅장한 대취타(大吹打)와 다름없고, 숲에서 들려오는 새소리는 고상한 생황 연주 그 자체다. 봄철 산은 꽃 비녀를 꽂은 아름다운 기생이고, 단풍에 물든 가을 산은 화려한 난간에 펼쳐놓은 비단 장막이다. 서울 사는 고관들이나 부자들은 큰 잔치에서 멋진 음악 듣거나 화려한 저택에서 기생 끼고 놀지만 그들보다 내가 못할 게 하나 없다. 박복하게 생겨 벼슬 한자리 못 하고 촌구석에 처박혀 산다고 비꼬지 마라! 청복을 마음껏 누리는 내가 나는 정말 자랑스럽다.

 


[가슴으로 읽는 한시] / 안대회 성균관대 교수·한문학

입력 : 2016.11.26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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