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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담 김시양 선조님의 유배길을 따라서-임자일기(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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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항용 작성일05-03-19 12:15 조회1,436회 댓글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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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담 김시양 선조님의 유배길을 따라서-임자일기(11)

23일.  (상감께서) 답하여 말씀하시기를,「알았도다, 조율(照律)하라」고 하셨다. 처음에 정목(庭睦)이 공술 하러 갔다가 나왔다.

나는 말하기를  “(題를) 취하고 버리는 것은 오로지 상시관(上試官)에게 있다 운운하였는데 공(公)은 어찌 이와 같이 엉뚱한 말을 하였소.” 하니,

정목(庭睦)이 말하기를,  “나는 처음에 이렇게 나올 줄 몰랐고 윤효선(尹孝先)이 그것을 권했을 뿐이오.” 하였다. 효선(孝先)이 옥에 가게 되자,

내가 그에게 일러 말하기를, “공(公)은 장흥부사에게 엉뚱한 말을 권한 것은 어째서요.”하였더니

효선(孝先)이 말하기를, “나는 힘껏 저지했소. 공술 하는 말은 바르게 해야지 이와 같이 남을 빠뜨리는 말을 해서는 아니 되오. 공(公)은 따르지 않았소”

그리고 말하기를,  “내가 권했다는 자가 누구요”

정목(庭睦)의 얼굴빛이 잿빛처럼 검어지며 대답을 못했다.

의금부(義禁府)에서 회계(回啓)하여 말하기를,

「조율(照律)하라는 명을 내리셨습니다. 신(臣)은 율관(律官)과 더불어 율문(律文)을 상의한 즉, 당초 대간(臺諫)의 계사(啓辭)의 죄명은 아주 무거웠습니다만, 위관(委官)의 계사가 정황이 없이 망령된 짓으로 귀착된다는 말을 하므로, 아마도 이로써 조율(照律)해야 할 듯 합니다. 신(臣)들이 감히 마음대로 하지 못할 형편이기에 감히 계(啓)하나이다.」고 하였다.

24일.  (상감께서) 답하여 말씀하시기를,

  「원래의 전지(傳旨)대로 조율(照律)하라」고 하셨다.

의금부(義禁府)가 회계(回啓)하여 말하기를,

「원래 전지(傳旨)대로 조율하라는 명을 내리셨습니다. 위관(委官)과 양사(兩司)가 상의하여 유정무정(有情無情- 정황은 있되 혐의 있는 정황이 없다.)으로 논의하여 계(啓)를 하였는데 논의한 계(啓)를 참작하라는 교지를 받기에 이르러서, 드디어 정황이 없이 망령된 짓으로 의논하여 계하였사오나, 오늘 원래 전지(傳旨)대로 하라는 교지를 받았습니다. 시언(時言) 등이 출제했던 곡절은 대개 바르게 공초했지만, 전지(傳旨)내의 사연(辭緣)에 승복(承服)을 다하지 아니 하였는데, 갑자기 중하게 조율하려면 상규(常規)를 어기는 것입니다. 하물며 이 옥사가 원래 삼성(三省)의 추국(推鞫)에 관계되었던 것이므로, 청컨대 위관(委官)에서 다시 논의함이 어떠합니까」하니,

전하여 말씀하시기를, 「윤허한다」고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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