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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계재(6) 해동잡록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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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내영환 작성일05-04-04 16:49 조회1,626회 댓글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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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동잡록 2 본조(本朝)

 

김유(金紐)

 

 

○ 본관은 안동(安東)이며 자는 자고(子固)요, 호는 금헌(琴軒)이다. 세조 때에 문과에 급제하고 또 중시(重試)와 등준시(登俊試) 두 과(科)에 합격하여 이조참판이 되었다. 시와 글씨, 거문고를 잘하여 사람들이 삼절(三絶)로 지목하였다. 또 음률(音律)에도 정통하였으며 일찍이 성균관 북쪽 골짜기에 쌍계재(雙溪齋)를 짓고, 봄마다 벗을 맞이하여 시를 읊고 늘어지게 노래 부르며 한가로이 지냈다.

 

○ 음악이란 성정(性情)에 맞추어 만드는 것이니, 맑고 흐리고, 높고 낮고, 빠르고 느림을 어찌 말이나 글자로써 실을 수 있겠는가? 그리고 성정의 표현의 신묘함은 또 바람을 잡는 것과 같고 우레를 쫓는 것 같으니, 비록 자유(子游)와 자하(子夏)의 뛰어난 문장이나 반고(班固)와 사마천(司馬遷)의 글도 이만 못할 것이다. 그 사람이 죽으면 성정(性情)의 도가 따라서 없어지는 것이다. 〈금헌기(琴軒記)〉

 

○ 자고(子固)가 쌍계(雙溪)에 서재를 짓고 거문고와 글씨로써 스스로 즐겼는데, 그 정신을 맑게 하고 생각을 고요하게 하니 그 정신을 보전하고 성정을 기르는 것은 비록 산림 속에 숨어 사는 선비라도 이에 지나지 못할 것이다. 〈부서(賦序)〉

 

○ 쇄납(晒衲 옷을 햇볕에 쬐여 말린다는 뜻)이라는 시가 있는데,


청송을 손수 심어 늙은 용비늘[솔껍질]인데 / 靑松手植老龍鱗

쇄납하는 나뭇가지에는 한 점의 티끌도 없도다 / 晒衲枝頭絶點塵

다만 밤이 오면 도리어 가리워 / 只恐夜來還有㘈

잎 사이의 밝은 달이 참모습을 손상할까 두렵도다 / 葉間明月損眞身


하였다. 동인시화(東人詩話)

댓글목록

김항용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항용
작성일

  쇄납시를 다시 정리해 봅니다.

                          日西衲(쇄납) 

  靑松手植老龍鱗  日西衲枝頭絶點塵
  只恐夜來還有礙  葉間明月損眞身
  청송을 손수 심으니 껍질은 용비늘일세
  가지 끝에 누더기 옷 말려 홍진을 없애려는데
  다만 밤이 오면 수심에 다시 쌓여
  잎사이 명월이 탈속 참모습을 해칠까 두렵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