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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열리는 함벽루에서 해인사까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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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행순, 김발용 작성일05-04-11 15:01 조회1,649회 댓글1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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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목련꽃을 시기하며  봄비가  서럽게 내리는  4월 9일 토요일 주말 저녁 6시  안사연 회원님들이 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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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벽루 700여 년 동안의 비밀을 세상에 알리기 위하여  비오는 서울을 뒤로 하고 상석 대장님께서 수레 고삐를 잡으시고


윤만, 태우, 태영, 항용, 발용, 행순, 명희  이상 여덟 명은 환하게 비를 가르며 출발했습니다.


지각대장 행순이는 또 지각했습니다.emoticon_08.gif  안사연이 움직이면 조상님께서 하늘을 열어주신다고 했나요. emoticon_15.gif

 

함벽루가 가까워질수록 빗줄기가 작아집니다. 서울을 벗어나 윤만님의 고향 감곡 이정표를 지나쳐서,

 

항용님의 고향 괴산 이정표도 뒤로 하고, 추풍령고개를 너머, 구마고속도로를 접어들어 논공에서 쉬었다가  합천으로 달립니다. 

 

합천가는 동안 수레 안에서는 내내 항용님께서 준비하신 우럭과 아나고가 수레 앞뒤로 춤을 춤니다. 

 

출발할 때의 들뜬 맘이 가라앉기도 전에 합천 이정표가 보입니다. 자정쯤 해인사 발아래  야로 마을의 벗꽃 핀 국일텔에 도착.

 

10일 아침 8시를 기다리며 가야산 계곡 물줄기가 빗소리인지 헷갈리며 잠이듭니다.

 

10일 맛있는 아침을 근사하게 먹고, 합천호를 돌고돌아서 9시 10분 함벽루에 도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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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벽루에 먼저 도착하신 대구에서 오신 부사공파 환묵 종친님의 환한 미소가 먼저 반깁니다. 

 

그 뒤로 합천신문사의 박환태 사장, 향토사학자 변용규님, 합천문화원 부원장이신 이호석님도  반갑게 맞이해줍니다.

 

함벽루에 오를 때는  "신을 벗으시오"라는 문구도 오늘만은  예외입니다. 700여 년 만의 재회는 신을 벗을 틈도 주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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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사공파 환묵(譜名) 종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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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건립자 김某 선조님의 某자가  영자, 돈자라는 사실을 한림대출판부에서 나온 "고려묘지명집성"이라는

 

책으로부터 확인되었습니다.  몰랐던 새로운 역사를 기록하는 날이었습니다. 

 

바쁜 일정 때문에 합천신문사의 박사장님 일행은  안사연에서 준비한 함벽루의 정정자료와  기념 타올을 가지고 먼저 함벽루를

 

떠났습니다.  오전 10시 24분 하늘이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오던 비가 멈췄습니다.

처음 뵙는 환묵 종친님을 모시고 술 한 잔씩  들고 팔작지붕 아래  걸려 있는  현판의 시들을 하나씩 살펴봅니다. 

이황(李滉), 조식(曺植), 조준(趙俊), 권시경(權時經), 김시영(金始英), 조진익(趙鎭翼), 조두순(趙斗淳),

민치순(閔致純), 이범직(李範稷), 허사렴(許士廉),  이중하(李重夏), 상집(尙集), 김영헌(金永憲),

이대형(李大馨), 문경종(文璟種), 최익현(崔益鉉), 송병선(宋秉璿) , 정이오(鄭以吾), 표근석(表根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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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퇴계 이황 선생 시와 남명 조식 선생의 시는 두 개의 큰 대들보에 마주보고 있습니다.

들보에 걸려 있는 남명 조식 선생의 <함벽루> 오언절구를 옮겨 봅니다.

 

喪非南郭子   잃은 것을 남곽자같이 하지는 못해도

 

江水渺無知   강물은 아득하여 앎이 없다네.

 

欲學浮雲事   뜬구름 같은  일을 배우고자 하여도

 

高風猶破之   높은 풍취가 오히려 깨어버리네.

                                                                            (영산대 정우락 교수가 답사기에 올린 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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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벽루의 누각은 4개의 큰 기둥 위에,  우물정자 마루로, 정면 3칸, 측면 2칸,  2층으로 된 누각으로 

 

5량 구조의 팔작지붕의 목조기와로 되어 있습니다. 난간은 직선이 아닌 곡선으로 만들어 황강에 더욱 가까이 닿도록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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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슬아슬 난간에 기대어 사진 찍는 발용님을 윤만님께서 꼭 잡고 계십니다.  

 

처마밑 떨어지는 빗물은 황강을 출렁이고 있습니다.  함벽루는 이 비가 그치면 바로 날개짓하여 하늘로 치솟을 것만 같았습니다.

 

비오는 날 함벽루에 올라보라는 문구가 생각났습니다.  한 가지 너무 아쉬운 점이 있었습니다. 

 

함벽루까지 오는데 이정표가 전혀 없었다는 점입니다. 합천 시내에서  합천 경찰서를 지나서 합천초등학교 쪽으로 오다가

 

육교가 보이면 바로  30m쯤 전에 우측골목으로 빠져서 직진하다가 합천 상회를 지나 우회전 합니다.

 

육교 지나자 마자  주변에 합천 한국전력과 합천 시외버스터미널이 바로 있었습니다.  

 

이제는 팔만대장경을 보기 위하여 해인사로 출발합니다.

 

<글 김행순  사진 김발용>

댓글목록

김행순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행순
작성일

  함벽루 누각에 대해 사진과 함께 자세한 설명부탁합니다. 제가 아는 것이 없어서요.

김항용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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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멋지고 보석처럼 다듬어진 글 잘 읽었습니다. 언제 함벽루의 시들을 모두 조사하셨습니까? 감사합니다. 위에 인용한 시는 두 분 중 어느분의 시인지요

김행순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행순
작성일

  남명  선생의 시입니다.  인터넷에 가서 얼른 찾아보았습니다. 다 있을 줄 알았는데 자료가 많이 없었어요. 이번에 현판 사진 한 장씩 모두 번역해서 올렸으면 합니다.

김태서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태서
작성일

  무탈없이 잘 다녀오셨군요.잘 보고 잘 읽었습니다.감사합니다.

김태영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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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멋드러진 후기 그리고 생생한 사진 잘 보았습니다.  현판은 물론 함벽루에 관련된 모든 기록을 찾아서
 번역문과 함께 新新동국여지승람을 ....글과 사진 고맙습니다.

김주회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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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중국시간)6시에 수업 끝나고 집에 와서 2시간 동안 과외 받고,
8시반 거실에서 밥 먹으면서 숟가락 들고 안방에 들락거리면서 우리 사랑방에 들어와 있습니다.
비에 흠뻑 젖은 비나리는 서울거리. 너무나 가까워 보입니다. 달려가고 싶습니다. 비 맞으며 걸어보고 싶습니다. 서울거리
어제의 합천 함벽루 답사는 무사히 다녀 오셨군요.
너른 황강을 굽어보며 날아오를 듯 올라 앉은 함벽루를 바라보며
1321년 그곳 목민관으로 계시면서 함벽루를 창건하시고 함벽 이라 이름하신 문숙공(김영돈) 할아버지를  생각합니다.
함께 하지 못해 아쉽기는 하나 섭하지는 않습니다. 함께 하는 듯한 답사후기와 장면장면들....
다만, 나 없는 사이에 늘어나는 긴머리 회원들과 함께 하지 못하는 아쉬움은 큽니다.
김행순 회원님 1년후에 봅시다.

김정중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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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곱살스런 글귀가 또 한페이지의 게시판 역사를 바꾸어 나가고 있습니다.
봄비가 촉촉히 내리듯 흐르는 함벽루일기를 잘 보고 있습니다.반가운 얼굴들과 더불어......

김영윤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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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여독을 풀기도 전에 신속하게 올려주신 후기와 사진으로 현장을 직접 보는듯이 느낍니다
수고들 하셧습니다

김용주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용주
작성일

  참석치 못하여 미안함니다.
꼭 가기싶었는데 피치못할 사정이 있었읍니다.
덕분에 않아서 함벽루 구경 잘했읍니다

김태우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태우
작성일

  행순님의 유려한 필체로 우리 안김의 역사가 더 빛을 발하고 있으니 이 고마움을 어찌하리요

김행순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행순
작성일

  모두들 과찬이십니다.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발용님 이하 여러분들의 좋은 사진으로 한 마음이 표출된 덕분입니다.

상석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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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모두의 큰 성원에 힘입어 거듭날 수 있는 아름다운 시간을 만들어 보아요!.
도전,열정,지식,추억이 함께 하기에 늘 새롭고 사랑스럽습니다. 아사,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