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열리는 함벽루에서 해인사까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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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행순 작성일05-04-13 00:08 조회1,348회 댓글10건본문
비오는 함벽루에 앉아 태영님께서 준비하신 시 4수를 듣고, 옷깃 깃마다 문숙공 선조님의 큰 뜻을 간직하고, 팔만대장경이 있는 가야산 자락 중턱의 해인사로 출발했습니다. 함벽루 찾아오던 수레바퀴는 급히 돌더니, 함벽루를 떠나는 수레바퀴는 뒤로 헛바퀴만 도는 듯합니다. 팔만대장경이 정말로 팔만장인지를 서로 확인해보자며 대구에서 오신 환묵 종친님의 안내에 따라 작은수레에는 환묵, 태영님이 타시고, 뒤따르는 큰 수레에는 태우, 윤만, 항용, 발용님과 행순 그리고 대장님(상석), 효령대군의 종손인 명희님이 타고 출발했습니다. 지나가는 곳곳마다 잘 정돈된 묘소와 종가집처럼 보이기도 하고 서원처럼 보이는 집들이 많습니다. 막걸리 한 사발에 산채비빔밥 한 숟가락씩을 번갈아 점심을 아주 맛있게 먹고나서 서울로 올라갈 시간을 계산하여 해인사만 구경하기로 만장일치했습니다. 물속에 비친다는 뜻의 海印 우리 중생의 본디 모습이라고 합니다. 일주문[伽倻山海印寺]에 다다르기 전에 무소유의 청빈한 삶, 장좌불와의 올곧은 수행정신으로 성철큰스님의 부도탑을 둘러보며 항용 선생님의 인생무상(?)에 관한 강의를 부도탑 순례자들과 함께 들었습니다. 다시 발걸음을 옮기니 일주문이 나오기도 전에 해인사 사적비 20여 개가 보입니다.
귀부가 특이한 비석 2개가 보입니다. 형상이 거북이 같기도 하고 원숭이 같기도 합니다. 또다시 걸음을 재촉하니 일주문 입구에 고사목이 여러 개가 신라시대로 일행을 데려갑니다. 일주문을 지나 鳳凰門, 解脫門, 구광루(九光樓)를 거쳐서 부처를 모신 대적광전(大寂廣殿)을 잠깐 보고 장경각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장경각에 들어서는 순간 서늘한 전율을 느끼며 고려인이 됩니다. 81,258판의 대장경은 4개의 서가에 나뉘어 보관되어 있습니다. 킁킁 냄새 맡으며, 눈도 비벼봅니다. 내려오는 길에 계곡물소리를 들으며 또다시 환묵님과의 만남을 기약하며 막걸리 잔을 부딪쳐봅니다. 벚꽃이 활짝 핀 가야산 입구를 내려오면서 잠시 차를 세우고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앞서 멀어지는 환묵님의 차를 보며 홈페이지 게시판에서 만나자고 약속합니다. 오후 4시 30분 1084번 국도를 시작으로 서울로 출발했습니다. 잠시 칠곡휴게소에서 쉬었다갑니다. 수레 뒤에서는 또다시 주거니 받거니 고로쇠약수와 함께 벚꽃을 띄운 잔이 흔들거립니다. 이어서 종친님의 노래는 목포에서 대전으로 대전에서 부산으로 오르락내리락 흥이 한껏일 때 정중 종친님께서 멀리서 노래소리 들으시고 전화를 하셨습니다.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릅니다. 밤 9시 40분 분당에 도착해서 감자탕으로 저녁을 먹고 뜨거웠던 1박 2일의 역사를 마감합니다. 상석 대장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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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김항용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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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항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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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두 번 째 후기, 이렇게 이른 시간에 글 올려 주시니 감사합니다.
무뚝뚝하고 엉성하기만 했던 종전의 안사연 후기에서 이제 글은 이렇게 쓴다는 표본을 만들어 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런데 앞부분, 함벽루 관련 시를 조사하여 읽어주신 분은 윤만님이 아니고 태영님이셨던것 같은데---
김용주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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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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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김행순님 글. 발용대부 사진 잘보았읍니다.
합천 해인사 구경을 않자서 하니가 기분좋은 아침입니다
감사함니다.
김행순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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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행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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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사진 정말 예술입니다.
태영님께서 많은 자료를 준비하셨는데 죄송합니다. 수정해서 올리겠습니다.
너무 조용하셔서 제가 헷갈렸어요.
발용님은 사진사 하시느라 사진 앞에 항상 계시는군요. 고맙습니다. 예쁜사진(^_^)
김정중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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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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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글솜씨와 사진 또한 일품~!
태서 아저씨 저 사진속에 제얼굴 합성이라도 쫌 .....
김재이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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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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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보람있는 시간들 정말 부럽습니다
해인사 사진 잘감상했습니다
김태서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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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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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모두 수고하셨습니다.발용아저씨 사진 감사합니다.
김윤만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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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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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참으로 뜻깊은 1받2일의 일정이었습니다.
올려주신 글과 사진 읽고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주회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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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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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경남 합천의 가야산 자락!!! 해인사와 팔만대장경!!!
수없이 가고팠으나 시간 핑계로 가지 못한 곳입니다.
서면 답사이지만 후기와 사진과 함께 실제 답사하는 듯합니다.
특히 팔만대장경은 우리 문중에서도 주목해야 할 문화유산이라 할 수 있습니다.
1) 팔만대장경 제작의 핵심역할을 맡은 최이, 이규보, 정안 등과 함께 활동하셨던 상서공(김효인) 선조님
2) 팔만대장경의 글자체는 방정한 서체인 구양순체로 마치 한 사람이 쓴 것 같다 하고, 상서공께서도 구양순체를 잘 쓰셨음
3) 팔만대장경이 제작되는 1237년부터 1253년 사이에, 상서공의 다른 행적이 보이지 않는 점 등을 종합해 보면
상서공 할아버지께서 팔만대장경 제작 및 서체, 판각 등에 일정한 역할을 하였으리라 혼자 생각해 오고 있습니다. 팔만대장경 서체에 대한 자료만 나오면 눈을 크게 뜨고 살펴보고 있습니다.
오늘밤 먼 이국땅 중국 하얼빈에서
25대조 상서공 할아버지를 그려 봅니다. 밤잠이 쉬이 오지 않을 듯 합니다.
김영윤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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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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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법보종찰 해인사와 팔만대장경 답사 후기와 사진 잘 보았습니다
간결하면서도 맛갈스런 글과 경내 요소를 담은 선명한 사진의 조화로
제가 마치 함께하고 있는 착각을 느낄정돕니다
상석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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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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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앙상한 가지에서 겨울을 보내는 겨우살이와 천년을 자란 상록수가 어우러져 풍경 또한 세계문화유산이랄 수 있는 가야산記 ,우리모두를 안아줄 엄마의 품속 같은 대자연의 신비로움을 하늘이 열릴 때 보았습니다.여러분에게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