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얼빈 생활 두달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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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회 작성일05-05-29 01:02 조회1,827회 댓글6건본문
하얼빈 생활도 벌써 두달을 넘기고 있다. 3월 29일 도착했으니 오늘이 꼭 두달째다. 처음 올때의 호기심과 각오는 물론 불안감도거의 무디어졌으나 매일매일 생각을 정리하면서 각오를 다지고 있다. 머리 속에 어지럽게 널려있는 생각들을 풀어내 정리해 둠으로써 머리도 가볍게 할 수 있고, 안사연 식구들과 이야기도 나눌겸 지금의 생각을 정리해 본다. 가까운 친지들에게 우리 가족 소식이 궁금하면 안동김씨 홈페이지 게시판에 들어와 보라고 일러 두었으므로 일일이 편지쓰고 부치는 번거로움도 피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하얼빈 생활 두달째
1) 하루일과
공부도 일이라고 나이먹어 하는 공부라 그런지? 저녁 9시면 잠이 쏟아진다. 덕분에 새벽 5시 이전에 자동적으로 눈이 떠진다. 일어나면서 주변정리를 해본다. 일단 방을 구석구석 쓸고나면 기분이 한결 개운해진다.
이어서 인터넷을 연결하고 어제 일기를 정리한 다음, 인터넷 중국어 강의를 듣는다. 한국식 중국어를 병행해서 공부해야 효과가 크다고 해서 보름전부터 시작한 공부방법이다. 7월 10일 예정되어 있는 HSK(한어수평고시) 시험대비를 위하여 HSK강좌를 20분정도 듣고, 어학은 기초가 튼튼해야 크게 향상된다고 해서 발음강좌를 30분정도 듣는다. 머리도 식힐겸 중국 노래 5-6곡을 들어 보면서 아침공부를 일단락짓는다.
아내는 아침밥과 도시락을 준비하고, 잠자고 있는 아이둘 방에는 중국어 기초회화 테잎을 큰 소리로 틀어 놓는다. 어학은 머리가 모르는 사이에 귀와 입이 감각적으로 해야 한다고 하는 말도 있고, 잠결에 무의식적으로 듣는 것도 좋은 방법의 하나라고 해서 하고 있는 공부방법이다.
6시50분 아내와 우식이는 학교에 가고, 우정이는 인터넷 어린이 중국어 강좌를 30분 정도 듣는다. 나는 오늘 배울 부분을 간단히 예습한다. 화장실에 앉아서 큰 소리로 한번 읽어 보는데 자신감도 생기고 내용도 한눈에 들어오고 효과만점이다. 우정이는 소학교에 20일 정도 다니다가 너무 힘들어하고 고통을 호소하기도 해서 안타깝지만 그만 다녀도 좋다고 허락을 해야만 했다. 대학 내에 있는 유치원에 보내서 친구나 사귀게 하려고 생각중에 있다.
7시 50분, 한 10분 정도 걸어 강의실로 향한다. 맡은 책임 없이 빈둥빈둥 거리면서 공부한답시고 가방 메고 학교가는 맛이 그만이다. 한적하고 얼마나 홀가분한지 모른다. 오전 강의는 2강좌인데 2시간씩이다.
점심때는 집에 와서 아내가 차려놓은 점심을 먹고 나서는 낮잠을 좀 자기도 하고, 때로는 롤러 타러 나가는 우정이를 따라 가서 산보을 하기도 한다. 아내와 우정이는 과외 받으러 우식이 다니는 학교에 가기위해 3시반 집을 나선다.
오후 강의는 1강좌인데 오후 2시에 시작해서 4시에 끝난다. 집에 와서는 한국어 책을 읽거나 TV를 본다. 요즘에는 중국여행 관련책자와 <동방견문록>을 주로 보고 있다. TV는 눈을 감고 듣다가 눈 뜨고 보면서 듣다가 번갈아 가면서 하는데 듣기 공부에 도움이 많이 된다. TV보는 것도 공부의 한 방법이니 잔소리하는 사람도 없다.
6시에는 과외공부를 한다. 과외선생은 이곳 대학원생인데 차분하니 어학 실력이 대단하다. 7시가 되면 아내와 아이둘이 학교에서 돌아온다. 아이둘은 저녁을 먹자 마자 컴퓨터 게임에 몰두하고, 나는 8시 과외가 끝나는데로 늦은 저녁을 먹고 TV를 한 시간 가량 보고 나서 하루일과를 마무리한다.
중국은 벌써 10년 넘게 주5일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다. 닷새만 버티면 2일간의 연휴가 돌아온다. 토, 일요일 아침 저녁은 평일과 비슷하지만 낮에는 배드민턴이나 조금 하면서 빈둥빈둥하다가 시장보러 가거나 한국어 책을 뒤적이며 보낸다. 이틀 연휴를 알차게 보내는 시간표를 다시 생각해 보고 있다.
2) 중국 답사
한국에 있을 때는 여행다니기 힘들다. 돈이 없어 못 다니고, 돈 생기면 시간이 없고. 중국에 있는 기회를 이용하여 최대한 많이 돌아다니려고 한다. 개인시간도 많으며, 경비가 너무나 저렴하기 때문이다.
흑룡강성과 하얼빈시 지역은 지도 전체가 이미 머리 속에 들어와 있다. 그동안 수년간 안사연 따라다니면서 길눈이 밝아진 덕분이다. 하얼빈시는 시가지가 조성된지 100년 안팎이라 유적지가 거의 없다. 몇군데 돌아보니 더 이상 갈곳이 없다. 한국에서는 그 흔한 양지바른 언덕 위 노오란 봉분하나 보이지 않고, 지천에 널려 있는 고풍기 가득한 비석하나 보이지 않는다.
추워지기 전에는 주로 동북3성(흑룡강성, 길림성, 요녕성)을 답사하기로 하고, 1차로 6월초에 가족과 함께 백두산-연길-도문(두만강변)을, 2차로 7월초에 단동(압록강변)-요양(요동벌)-심양(고궁)-무순(김응하장군 전장)을 답사하려고 자료를 준비하고 있다. 3차로 8월초에는 한국 대학생 어학연수팀을 따라서 흑룡강성내 한두곳을 동행답사할 예정이다.
8월에는 이곳 대학생 답사팀에 합류해서 광서장족자치주 일대를 답사한 다음, 9월에는 가족과 함께 베이징 일대와 고서점가인 유리창을 집중 답사한 다음, 10월(국경절 9일연휴)에는 이곳 대학생 답사팀에 또 합류하려고 한다.
날씨 추워지는 10월 이후에는 남쪽으로 내려가 상해-남경 일대와 장강삼협-중경 일대를 답사하거나 성정부 직원동행 여행에 참여하고, 겨울방학 1,2월에는 이곳 대학생 답사팀에 합류하거나
1달 일찍 귀국해서 백령도에서 시작해서 서해안 남해안 동해안을 거쳐 금강산까지 ‘한달간 홀로가는 여행’을 하려고 생각중이다. 대청도, 백령도, 강화도를 시작으로 서해안을 따라 내려가면서 문중유적지를 탐방하고, 진도, 추자도, 제주도를 들어갔다 나와서 남해안을 따라 가면서 문중유적지를 탐방한다음, 마산에서 대마도, 일기도, 후쿠오카를 들어갔다 나와서 동해안을 따라 올라 가면서 문중 유적지를 거쳐 금강산에서 일정을 끝맺는 ‘한달간의 해안선을 따라도는 성지순례’가 어떨까 구상중이다. 그리고 내년 3월쯤에는 중국 답사 결과를 보고하는 작은 기회를 안사연과 함께 하면 좋을 듯하다. 캠코더를 구입해서 동영상을 많이 찍어둘 생각이다.
3) 효과적인 공부방법
1. 공부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머리가 아니라 체력이다.
집중적으로 공부하고자 할때에는 끝까지 버텨내는 체력이 가장 중요하다. 일단 많이 먹고, 술담배를 조절해야 한다.
2. 항상 호기심과 흥미를 유지한다.
흥미가 있으면 적은 노력으로도 알찬 공부를 할 수 있다. 큰 욕심 부리지 않고 작은 부분도 소중히 아끼는 습관을 기울인다. 매일 일기 쓰면서 좀더 효과적인 공부방법을 생각해 보면서 스스로 자극을 주거나 가끔 충격요법을 쓴다. 생각이 필요할 때는 우선 방을 쓸고 집안을 정돈하고 나서, 앞 베란다에 기대 서서 흔들거리는 나뭇가지를 보면서 편안하게 생각을 해 본다. TV, 인터넷, MP3, 전자사전 등 첨단기기를 총동원하여 시각적 흥미를 높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3. 귀와 입으로 감각을 익히는 것이 먼저다.
언어는 마음이나 머리로 하기 이전에 귀로 듣고 입으로 말하는 것이 감각적으로 자연스럽게 이루어져야 한다. 수없이 듣고 남이 보는 데서도 큰 소리로 떠들어대는 습관을 들인다. 자는 시간에도 테잎이나 TV를 틀어 놓는다. 눈은 항상 새로움을 찾고, 귀는 언제나 듣던 소리를 찾는다고 하는데, 일리 있는 말이다.
4. 발음은 완벽하게 마스터한다.
언어의 기초중의 기초는 발음이다. 발음에 자신이 있어야 모든 것에 자신이 생긴다. 기초가 부실하면 실력이 업그레이드되지 않는다. 발음은 가끔 다시 점검해 나가는 기회를 갖는다. 그리고 TV뉴스를 보면서 아나운서의 입모양과 움직임을 살펴 보면서 모방해 본다.
5. 약간 떠벌리면서 대화한다.
떠벌리는 스타일의 사람들이 어학실력이 좋다고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격식과 체면 차리느라 아는 것의 50%도 활용하지 못한다고 하는데, 아는 것의 120% 이상을 떠벌리다 보면 실수도 하지만 자신이 생긴다고 한다. 그리고 실수하면서도 배운다고 한다.
6. 단기간의 공부에는 한국식 공부를 병행한다.
현지 중국어는 정확한 의미전달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단기간 공부하는 경우에는 한국식 중국어를 병행해야 효과를 높일 수 있다. 한국 인터넷 중국어 강좌를 매일 아침 1시간 정도 듣기로 한다.
7. HSK(한어수평고시) 시험을 좋은 공부기회로 삼는다.
단기간 집중적으로 공부에 몰두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삼는다. 시험준비하면서 그동안 부족한 부분을 보강하는 기회도 된다. 지금까지 해온 공부를 테스트하고 일단락 매듭을 짓고 앞으로 나아가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8. 교과서 중국어와 현장 중국어는 다르다.
교과서는 하나의 사례일뿐 현장에서 그대로 적용되는 경우는 드물다. 현장에서는 수만가지 사례가 존재하고, 일단 축약이 많고, 은어가 많아서 알아듣기 힘들다. 따라서 현장에 있는 기회를 많이 갖는다. 길거리나 상점의 간판 표지판 등, 동호회 등 중국인과의 대화, 여행하면서의 대화 등등등
9. 중국인 친구는 많을수록 좋다.
중국 친구와의 사귐은 다다익선이다. 교수, 학생, 과외선생, 성정부 공무원, 친구 등 되도록 많이 사귀고 많이 어울린다. 나중에까지도 좋은 관계를 유지해 나간다.
댓글목록
김발용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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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발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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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힘든 타국생활을 슬기롭게 헤쳐 나가는 모습이 존경스럽습니다.
계획한 답사 일정을 무사히 수행하시고 계획한 공부도 모두 성취하시기를 바랍니다.
김행순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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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행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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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_^*)~ 이제는 그곳 생활에 재미를 붙이신듯 느껴집니다.
뭐든지 열심이신 님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모쪽록 건강하세요.
학습방법의 길잡이를 해주시니 감사합니다.
김상용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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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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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활기하게 생활하시는 것을 보니 부럽습니다. 좋은 시간되세요.
솔내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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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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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회씨 홧팅!!!
김항용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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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항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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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3월의 중국 유학기-- 기대됩니다.
김영윤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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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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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샐활에 잘 적응하시는 모습과 알찬 계획 세우고 실천해가는 의지가 부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