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회 사수 증 김문학 수녕 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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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영 작성일05-07-19 07:26 조회1,504회 댓글2건본문
추회 사수 증 김문학수녕 구정(秋懷 四首 贈 金文學 壽寧 求正)
이승소(李承召)
바람 따라 오동잎 한 조각이 나르매 / 桐葉隨風一片飛
늙은이 새벽에 일어나 흩옷을 걱정한다 / 老夫晨起㤼單衣
일천 집에 밤이 고요하매 다듬이 소리 급하고 / 千門夜靜砧聲急
만리에 구름 깊으매 기러기 그림자 희미하다. / 萬里雲深雁影微
뜬세상의 헛된 이름 말할 것 있나 / 浮世虛名何足道
잠간 동안 놀며 즐기기를 어기지 말라 / 暫時行樂莫相違
국화는 이미 제철[重陽節]에 가까웠나니 / 黃花已近重陽節
남 따라 높은 산에 올라 잔뜩 취해 돌아오리 / 準擬登高爛醉歸
黃鷄와 白日은 세월을 재촉하는데 / 黃雞白日歲崢嶸
서당문 닫고 혼자 앉아 있으면 만고의 情일세 / 獨掩書堂萬古情
처마 끝의 달빛은 한없이 좋고 / 簷外月華無限好
풀 속의 벌레 소리는 원망[不平]스레 들려온다 / 草根虫響不平鳴
흥을 보내려 오동잎에 시를 쓰고 / 詩因遣興題桐葉
시름을 씻으려고 쇠뿔잔에 술을 딴다. / 酒爲澆愁酌兕觥
자색 게는 한참 살찌고 누른 벼는 익었으리 / 紫蟹正肥黃稻熟
고향을 돌아가는 꿈이 몇 번이나 놀랐는가 / 故山歸夢幾番驚
靑燈은 어둑하고 비소리는 쓸쓸한데 / 靑燈黯黯雨蕭蕭
사방 벽에 쌓인 책은 적막과 짝하였다. / 四壁圖書伴寂寥
누수[漏] 북은 둥둥둥 別院에 전하는데 / 漏鼓鼕鼕傳別院
거센 바람은 딸각딸각 차가운 가지를 흔든다 / 商飆浙浙撼寒條
진실로 마구간에 엎드려 천리를 생각하는 말이 되었고 / 眞成伏櫪思千里
감히 바람을 치고 구소(九霄)에 오르는 붕새[鵬]를 흉내내리 / 敢擬摶風上九霄
무룹을 안고 길게 노래하매 노래가 격렬한 것은 / 抱膝長歌歌激烈
일생의 호걸스런 기운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음이라 / 一生豪氣未全消
흥진에 발 빠진 것 스무해가 되었으니 / 矢脚紅塵二十霜
고향 소나무 밑 오솔길이 이끼로 거치리라 / 故園松徑想苔荒
공명은 수가 있는 것 힘으로는 어렵고 / 功名有數難容力
근심과 걱정은 번갈아 드는 것 늘 고통만이 있는 것 아니다 / 憂樂相尋苦不常
허리 아래 황금은 季子에게* 많은 것이 / 腰下黃金饒季子
머리 아래 힌 털 풍당(馮唐*)이 느껴워라 / 頭邊白髮感馮唐
임금 은혜 못갚고 몸먼저 늙었으니 / 主恩未報身先老
어느 때나 색동옷 입고 北堂에 모셔볼까 / 綵服何時上北堂
*백거이(白居易)의 詩에 “황계는 새벽을 재촉하고 백일은 한 해가 저물어 가는 것을 재촉한다” 하였다.
* 좋은 말은 하루 천리를 달린다고 하는데 이미 늙어서 마굿간에 엎드려 있어도 마음만은 천리가는 데에 있다고 전한다.
* 옛날 전국시대의 소진(蘇秦)이란 사람인데 그는 한때에 여섯나라 정승이 되어서 여섯 나라에서 봉급을 받아 황금이 많았다고 하는데 당시 모두 아첨꾼이 많이 몰려 門前成市 했다 한다.
* 한나라 문제 때 사람으로 아무도 알아주는 사람이 없어서 下級官吏로 늙었는데 급기야 문제에게 발견되었을 이미 늙어서 소용없어졌다 한다
-삼탄- 이승소
삼탄 이승소 선생(1422~1484)은 조선초기 관인문학을 주도한 학자로 서거정, 강희맹, 김수온 등과 함께 조선초기 4대문장가로 꼽힌다. 집현전 출신으로 벼슬은 충청도관찰사, 형조판서, 예조판사 등을 거쳐 숭정대부(종1품)의정부 좌참찬에 오르고 지중추부사이던 성종14년 62세로 별세했다. 저서로는 국조의례의, 명황계감 번역 등이 있고 여주 영릉의 "세종장헌대왕천릉지석문"을 썼으며 유고집인 삼탄집(유형문화재137호)에는 무려 500여편의 한시와 문장이 실려있다. 출전: 삼탄집
댓글목록
김항용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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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항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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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한 자료 소개 감사합니다. 홈에 올리겠습니다.
솔내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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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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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쌍계재 선조께서 삼탄선생 묘지명을 쓰셨는데...
우리 집안과 인연이 많은 분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