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일기(2)-안주공 묘소 잡풀 뽑기와 세덕사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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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항용 작성일05-07-27 23:05 조회1,442회 댓글6건본문
백숙을 점심으로 먹고 오후에는 괴산읍 능촌리로 갔다. 상석대부님의 10대조이신 안주공(휘 번) 묘소를 살피기 위해서이다. 그곳으로 떠나는 우리들에게 아버님은 비료를 챙겨 주신다
묘소에 도착하니 지난 4월에 사초한 잔디들이 잘 자라 있었다. 보기가 참 좋았다. 넉넉한 공간에 잘 가꿔진 묘역은 웅장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여기 저기 잡초란 놈들이 미운 머리를 들고 있다. 씨를 뿌리기 전에 뽑아야 했다. 벌써 어떤 놈은 잘 뽑히지 않을 만큼 단단히 자리를 잡았다. 볕은 이미 많이 빠져 있는 머리카락을 아주 몽땅 뽑아버리기라도 하려는 듯 머리 위에서 매섭게 쪼아대고 있었다.
2시간 남짓 풀을 뽑고 비료를 뿌리고 나니 또 땀이 비로 내린다. 그러나 기분은 이렇게 상쾌하고 뿌듯할 수가 없다. 상석대부님은 흐뭇한 마음에 어쩔 줄을 모른다. 능촌리를 돌아 나오며 이내 차는 괴산의 명소인 쌍곡계곡으로 향한다. 작년 안사연 여름캠프 숙박지를 지나며 1년 전의 장관과 금년의 캠프 행사를 생각한다. 벌써 피서인파가 대단하다. 해마다 우리 가족들이 괴산에 오면 항상 찾는 상류 휴게소 아래 계곡을 찾아 간다. 시원한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세수를 한 다음 차가운 캔맥주로 더위를 식힌다. 그리고 곧 다가올 여름캠프를 점검하고 또 계획을 세운다.
<쌍곡계곡과 피서 인파>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능촌리의 종친인 규문아저씨를 전화로 찾아 초청을 했다. 돌아오는 길은 귀경하는 차량으로 주도로는 이미 정체다. 멀리 장연, 목도로 돌아오는 길을 택했다. 저녁은 삼겹살로 준비했다. 집에 도착하니 규문아저씨는 벌써 도착해 있었다. 잔디밭 위에 진녹색의 비치파라솔을 치고 구워 먹는 삽결살 맛은 나도 잊고 맛만 남아 있을 뿐이었다.
식사시간은 마음대로 늘어났다. 대부분이 문중 역사 이야기다. 이곳 괴산에 있는 종친 중 구전되고 있는 보물급 문중 이야기를 가장 많이 알고 있고 이를 즐겨 말해 주는 이는 역시 규문아저씨가 제일이었다. 그런데 오늘은 놀라운 이야기를 전한다. 제학공파 괴산 입향조이신 영상공(휘 석)의 이야기로 옮아가자 규문아저씨는 자신이 어렸을 때 잠시 서울 퇴계로의 윤주한의원에서 일한 적이 있는데 아버지(선응)께서 자신을 서울로 데리러 와서는 이곳이 바로 영상공께서 괴산으로 낙향하시기 전에 사셨던 곳이라고 몇몇 일가분들(규철, 상형)들과 함께 말씀 나누던 것을 들었다는 말과, 영상공께서 괴산에 낙향하여 처음 사시던 곳은 괴산군 문광면 전법리인데 현재 김태욱종친(제학공파 참봉공종중)이 살고 있는 집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두 가지의 놀라운 말에 우리들은 모두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내일 일찍 현장을 탐방키로 했다. 잔디밭 가장자리에 설치된 태양열 전등 불빛이 반딧불처럼 초롱초롱 빛나고 있는 괴산 세덕사의 밤은 이렇게 시원하게 깊어만 갔다.
<세덕사 전경>
댓글목록
김윤식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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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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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괴산 소식 잘 읽었습니다.
영상공 할아버지에 관한 놀라운 이야기 기대가 큽니다.
김태서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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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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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온 산과 계곡은 푸르름으로 깊어가고 쌍곡계곡에 맑은 물
가슴 시원하게 합니다.괴산일기 잘 읽었습니다.
김주회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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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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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산일기!!! 흥미진진합니다. 새로운 장르. 새로운 맛.
이 원걸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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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원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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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이번 휴가에 증평. 괴산 쪽으로 갈려고 하는데 ,,,
한번 들려 봐야 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김행순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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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행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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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는 사초를 하고 여름에는 가꾸고 님들의 정성과 노력에 감복합니다.
늘 많은 생각과 깊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감사합니다.
김영윤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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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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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날 시골 마당에 해가 진 후에 화롯불에 쑥을 태우며 둘러 앉아 밤이 깊도록
얘기꽃을 피우던 어린 시절을 떠 올리게 합니다
언제인가부터 여름의 추억을 잊고 살게 된 내 자신을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