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수(金壽寧의 字)가 내가 과장한다고 꾸짖기에 수미음(首尾吟)을 지어 보내서 한번 웃기를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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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영 작성일05-08-01 19:11 조회1,384회 댓글3건본문
私淑齋集卷之二
七言律詩
金頤叟誚余誇張。作首尾吟奉呈希哂。 四首
김이수(金壽寧의 字)가 내가 과장한다고 꾸짖기에 수미음(首尾吟)을 지어 보내서 한번 웃기를 바람.
君無嗤我太誇張。兒到如余亦是良。獻策早膺金榜首。
承恩每侍玉階傍。功名熱處還藏鍔。詩酒濃時欲擅場。
四十五年無事客。君無嗤我太誇張。
그대는 내가 너무 과장한다고 비웃지 말게나
어린애가 나만큼 되기도 역시 대견한 일이지
헌책(獻策)할때 일찍이 금방(金榜)의 으뜸에 뽑혔고
은혜를 입음에는 매양 옥계(玉階)의 곁에서 모셨지
공명(功名)이 높은 곳에선 되려 칼날을 감추었고
시주(詩酒) 무르녹을 때에는 독판을 치려 하였지
마흔 다섯 해를 아무 탈없이 지내온 사람이니
그대는 나를 너무 과장한다고 비웃지 말게나.
君無嗤我太誇張。少不尖新老不僵。附勢掃門無帚柄。
與時干祿有錐囊。人言癡癖兼儒拙。物論詩魔帶酒狂。
免使毀譽輪至此。君無嗤我太誇張。
그대는 내가 너무 과장한다고 비웃지 말게나
젊어서 모나지 않았기에 늙어서도 보전한다네
권세에 아부하여 문 앞을 쓸려도 비가 없고
시태(時態)에 따라 벼슬하려고 해도 주머니 속 송곳 같다네
남들은 어리석은데다 유약하다 하고
여론은 시마(詩魔)에 주광(酒狂)겸했다 하네.
훼예(毁譽)가 여기에 이르지 못하도록 할망정
그대는 나를 너무 과장한다고 비웃지 말게나.
君無嗤我太誇張。好箇菁川一老姜。慣踏名途迷偪側。
飽諳世味昧炎涼。軒裳簪笏從朝着。芋栗田園望故鄕。
仕便列卿休便隱。君無嗤我太誇張。
그대는 나를 너무 과장한다고 비웃지 말게나.
사람 좋은 청천(菁川)의 늙은 강가(姜哥)라오
명도(名途) 밟고는 있으나 사람 사귐엔 익숙치 못하고
세상맛 익히 맛보았으나 염량(炎涼)의 세태엔 어둡다네
헌상(軒裳) 잠홀(簪笏)로 조정 반열을 따르나
우율(芋栗) 전원(田園)에 고향을 생각하지
벼슬하면 열경(列卿)이요 그만두면 은사이니
그대는 나를 너무 과장한다고 비웃지 말게나
君無嗤我太誇張。不是閒閑豈是忙。細挹詩書迎稚子。
謹將經術謁明王。陶泓暫試玄霜笏。金鴨輕燒小篆香。
寫罷黃庭無箇事。君無嗤我太誇張。
그대는 나를 너무 과장한다고 비웃지 말게나
한가한것도 아니지만 바쁠 것 무엇 있겠나
시서(詩書) 손에 쥔 채 어린 자식들 맞이하고
삼가 경술(經術)로 현명한 임금을 섬긴다네
도홍(陶泓)은 잠시 현상(玄霜)의 홀(笏) 시험했고
금압(金鴨)에는 가벼이 소전(小篆)의 향기 피어오르지
황정경(黃庭經) 다 베끼고 나면 일도 없으니
그대는 나를 너무 자랑한다고 비웃지 말게나.
금방(金榜): 과거에 급제한 사람의 이름을 써서 건 방(榜)
금압(金鴨): 쇠붙이를 가지고 오리 모양으로 만든 향로(香爐). 향불 연기는 꼬불꼬불하여 마치 전자(篆字)와 같아 전연(篆煙)이라 함.
황정경(黃庭經): 황제(黃帝)가 지었다는 의서(醫書)의 이름.
출전: 사숙재집 (강희맹의 문집)
댓글목록
김항용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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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항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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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명시를 읽었습니다. 홈에 올리겠습니다.
솔내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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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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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사숙재(강의맹)선생의 인품을 느낄 수 있습니다.
세상맛 익히 맛보았으나 염량(炎涼)의 세태엔 어둡다네...................
김행순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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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행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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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좋은 시를 올려주시니 여름이 저만치 물러가고 가을이 다가오는 듯합니다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