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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천 동헌에 있는 서 참판 거정과 김 승지 수녕의 운을 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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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영 작성일05-08-22 18:22 조회2,107회 댓글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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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천 동헌에 있는 서 참판 거정과 김 승지 수녕의 운을 차하다
[次陜川東軒 徐參判居正 金承旨壽寧 韻] 2수

지루한 세월을 말 위에서 보내노라니 / 荏苒光陰馬上消
장안에 머리 돌리매 더욱 멀기만 해라 / 長安回首轉遙遙
눈에 가득한 봄바람은 이별을 슬프게 하고 / 春風滿眼堪傷別
창중에 뻗친 살기는 문득 높아짐을 알겠네 / 劍氣橫空陡覺高
이 문지르는 청담주D-001은 달뜬 밤이 좋겠거니와 / 捫蝨淸談宜月夕
게 다리 쥔 미친 흥주D-002은 꽃핀 아침을 저버렸네 / 持螯狂興負花朝
징심루 아래 흐르는 한계의 물에 / 澄心樓下寒溪水
술취해 난간 치니 귀밑머리 비치는구려 / 醉拍欄干燭鬢毛

남쪽에 온 정황은 몹시도 느슨하여라 / 南來情況苦騰騰
풍광을 관령하는 것도 잠시 뿐이로세 / 管領風光且暫能
한가한 놀이를 위해 항상 신에 밀을 바르고주D-003/ 秪爲優游常蠟屐
말라빠진 환상 혐의해 문득 중을 멀리하네 / 還嫌枯幻便疎僧
취중의 별천지는 반드시 끝까지 찾는데 / 醉鄕日月須窮討
속세의 공명은 매양 만나기 어려워라 / 塵世功名每錯譍
쓸모없는 이 사람을 그 누가 채용해주랴 / 跌宕散人誰省錄
등한히 동으로 갔다 다시 서로 오르네 / 等閑東度復宬

[주D-001]이 문지르는 청담 : 진(晉) 나라 때 청담으로 이름이 높던 왕맹(王猛)이 환온(桓溫)을 처음 만난 자리에서 방약무인한 태도로 옷속의 이를 문지르면서 당세(當世)의 일을 담론한 데서 온 말이다.
[주D-002]게 다리 쥔 미친 흥 : 진(晉) 나라 때 필탁(畢卓)이 일찍이 말하기를 “술 수백 섬을 배에 가득 싣고 사시(四時)의 감미(甘味)를 비치하고서 오른손으로는 술잔을 잡고 왼손에는 게의 앞다리를 쥐고 주선(酒船) 안에 떠서 노닌다면 일생을 마치기에 만족하겠다.”고 한 데서 온 말이다.
[주D-003]한가한 놀이를……밀을 바르고 : 진(晉) 나라 때 완부(阮孚)가 나막신을 좋아하여 항상 신에다 밀을 발라 광택(光澤)을 냈던 데서 온 말이다. 《晉書 卷四十九》
출전: 점필재집(김종직의 문집)


 

댓글목록

김항용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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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귀한 자료에 감사합니다. 연일 김수녕선조님에 대한 연구에 깊이 깊이 들어가고 계십니다.

김항용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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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님에 노력으로 김수녕 선조님에 대한 문집이나 평전이 곧 서적으로 출판될 날이 머지 않은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