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메모-- 문중할배들이 문회를 하시는지 모두들 만취당 대청마루에 모이셨네 서로 바뀔까봐 쇠꼬쟁이 불에 달궈서 공표 꼽표로 표시한 하얀 고무신들이 댓돌위에 가득한데 가끔씩 긴 장죽으로 놋재떨이에 담배재를 떠는 그 소리가 곰배(丁)로 열심히 일하란 소리로도 들리고 한편으로는 바르게(正) 살아라는 소리로도 들리네 불어오는 선들바람에 만년송 향나무 가지가 흔들리는게 흡사 사람되라고 사람人자만 쓰는 것 같은데 천정밑 시렁 위에 올려져있는 족보 목각판을 고개를 뒤로 젖히고 읽어보노라니 도장 글씨처럼 꺼꾸로라 '보세씨김동안 일지권''이 되었부렀네 그래서 뒤집었다네 그런데도 내사 아직 인간이 덜 됬으니 옛 할배들 보기 참 면구스럽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