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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발용 작성일05-09-11 21:02 조회1,415회 댓글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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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사상최악의 태풍피해를 입었다고 합니다. 사상자만 수만 명에 이를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최대강국, 최고부국의 실체가 벗겨지고 있다고들 합니다. 아랍권의 산유국들은 수억 달러의 구호비를 보내겠다며 나서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삼천만 불을 보내겠다고 했답니다. 그 규모가 세계 4위랍니다. 그런데 미국은 구호품을 받으려는 생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생각이 없는 것뿐만 아니라 구호비와 인력을 보내겠다는 어느 나라에 대해서는 “너나 잘해” 라고 했다는 소리도 들립니다. 참으로 교만한 나라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우린나라도 5천억 달러 쯤 보낸다고 할 걸 그랬나 봅니다. 생색도 내고, 돈은 안 받겠다니 손해 볼 것 없다는 생각입니다. “도와주시는 마음은 감사하나 자체적으로 해결해 보겠습니다. 나중에 도움이 필요하면 요청할 테니 그때 도와주십시오.”라고 했다면 모든 나라들이 미국은 과연 대국이라고 했을 겁니다. 남의 나라를 기웃기웃 거리며 별의별 참견을 다하더니 정작 자신의 일에는 참견 말라 하는 격입니다. 겸손을 먼저 배워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도 검단산에 올랐습니다. 어느새 가을이 느껴집니다. 정상에 올라 두물머리를 바라보며 심호흡을 해봅니다. 예전엔 많이 들리던 “야호” 소리가 들리지 않습니다. 산에서 “야호”를 하면 안 된답니다. 산의 주인인 산짐승. 풀벌레가 놀란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단지 그들의 집에 잠시 들러 가는 객이라 합니다. 사실은 주인이 깰까봐 조심조심 다녀야 한다고 합니다. 사람들이 점차 자연 앞에서 겸손해지고 있나 봅니다.


                                                     2005년 9월 11일

                                                       미사리에서

댓글목록

김항용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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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상징적 의미를 담은 글입니다.
글은 단상(短想)이지만 생각은 장상(長想)을 하게 합니다.
잠시 이세상에 지나가는 객으로 왔다가 가는 나
그동안 주인인 척 교만과 만용을 부린 것은 없는지
기-인 생각을 해 봅니다. 

김정중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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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그래도 어야니껴 지는요 옛날 강낭가리 우윳가리 얻어 먹은게 생각나서 성금 했습니다 조금이라도 돌려줘야지요 ㅎㅎ

김주회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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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벼도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고 하는데...
하물며 사람으로서 겸손은 미덕이자 필수이겠지요. 하찮은 돌부리 앞에서도 무릎 꿇고 두손 모아 고개 숙여 겸손해질수 있는 그런 넉넉함이 부럽습니다.
이제 며칠 지나면 풍요로움과 여유와 넉넉함이 가득할 추석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