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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백범일지-2- -인(仁) 신(信) 두 어린 아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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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내영환 작성일05-09-30 14:11 조회1,567회 댓글2건

본문

머리말
-인(仁) 신(信) 두 어린 아들에게-

아비는 이제 너희가 있는 고향에서 수륙(水陸) 5천 리를 떠난 먼 나라에서 이 글을 쓰고 있다. 어린 너희를 앞에 놓고

말하여 들릴 수 없으매 그 동안 나의 지난 일을 대략 기록하여서 몇몇 동지에게 남겨 장래 너희가 자라서 아비의 경력을

알고 싶어 할 때가 되거든 너희에게 보여주라고 부탁하였거니와, 너희가 아직 나이 어리기 때문에 직접으로 말하지 못하는

것이 유감이지만 어디 세상사가 뜻과 같이 되느냐.

 

내 나이는 벌써 쉰 셋이건마는 너희는 이제 겨우 단 열 살과 일곱 살밖에 안 되었으니 너희의 나이와 지식이 자라질 때에는

내 정신과 기력은 벌써 쇠할 것일 뿐 아니라, 이 몸은 이미 원수 왜(倭)에게 선전 포고를 내리고 지금 사선(死線)에 서 있으니 내 목숨을 어찌 믿어 너희가 자라서 면대하여 말할 수 있을 날을 기다리겠느냐. 이러하기 때문에 지금에 이 글을 써 두려는

것이다.

 

내가 내 경력을 기록하여 너희에게 남기는 것은 결코 너희더러 나를 본받으라는 뜻은 아니다. 내가 진심으로 바라는 바는

너희도 대한 민국의 한 국민이니 동서와 고금의 허다한 위인 중에서 가장 숭배할 만한 이를 택하여 스승으로 섬기라는

것이다. 너희가 자라더라도 아비의 경력을 알 길이 없겠기로 내가 이 글을 쓰는 것이다.

다만 유감되는 것은 이 책에 적는 것이 모두 오랜 일이므로 잊어버린 것이 많은 것은 사실이나, 하나도 보태거나 지어

넣은 것이 없는 것도 사실이니 믿어 주기 바란다.

대한 민국 11년 5월 3일
중국 상해에서 아비

댓글목록

김재이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재이
작성일

  주옥같은 말씀 잘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김태도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태도
작성일

  솔래 영환대부님 오랫만에 함자를 그려봅니다. 그러나 항상 대부님의 훤출하신키에,핸섬하신풍체,
인자하시고 자상하신 언행, 박학다문하신 모습이 그립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귀하고도 훌륭하신 선조님들의 어록을 발굴 발췌하셔서,
우리 후진들에게, 유익한 양식이되고,즐거움 베풀어 주심, 감사드리며,식지않으시는 열정 존경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