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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다구니와 충심_최충헌전을 읽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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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식 작성일05-11-19 13:13 조회1,418회 댓글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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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지막히 출근하면서 지하철에서 <북역 고려사>  ‘반역’조의 ‘최충헌전’을 반쯤 읽었습니다.

최충헌이 이의민을 죽이고 권력을 장악한 뒤에 왕에게 10가지 건의사항을 올리더군요.


“살피건대 적신 이의민은 성질이 맹수처럼 잔인하여...”로 시작되는 건의사항은 그 글의 글자 뜻만 헤아리면 다시없는 성현의 말씀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당시 정치 상황을 고려하면, 권력을 자신의 수중에 넣기 위해 정치적 경쟁자들을 제거하고자 왕권을 앞세운 허울에 불과하지요.


이 말이 최충헌, 최충수 형제의 입이 아니라 진실로 나라의 운명을 생각한 선현에게서 나왔다면 그 뒤의 일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같은 말이라도 누구의 입에서 나왔는가에 따라 본뜻이 다르니, 하나는 ‘악다구니’요, 다른 하나는 ‘충심’이 아니겠는가 곰곰 짚어 봅니다.

댓글목록

김태영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태영
작성일

  오랫만에 윤식님의 글을 대하니 무지 반갑네요.
내가 쓰고싶은 글을 대신 올려주셨네요. 아무튼 감사합니다.
일요일 산행에서 만납시다.

솔내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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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맞네요.  악다구니와 충심...

김발용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발용
작성일

  "누구의 입에서 나왔는가에 따라 본뜻이 다르니, 하나는 ‘악다구니’요~~~"
글도 마찬가지겠지요. 글을 쓰는 심성에 따라  교만과 방자함도 보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