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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렬공 김방경(조선왕조실록에서)-12-고려사를 강의하다.-홍다구가 김방경을 고문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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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내영환 작성일06-01-24 11:19 조회1,43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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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조 028 06/12/17 (신해) 002 / 북경의 재변으로 인한 우리 북방 지역의 대비책을 강구할 것에 대한 이종성의 상소

 

소대(召對)를 행하여 《고려사(高麗史)》를 강(講)하였다. 시독관(侍讀官) 이종성(李宗城)이 말하기를,

“홍다구(洪茶丘)가 김방경(金方慶)을 국문한 것은 가히 참독(慘毒)하다 하겠습니다. 남형(濫刑)과 혹벌(酷罰) 아래 무복(誣服)하지 않을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되겠습니까? 천지의 대덕(大德)은 생(生)이라 하니, 임금이 꼭 죽게 된 처지에서 사람을 살리려 하는 것은 바로 천도(天道)를 본받는 까닭입니다. 신이 북경(北京)에서 돌아온 뒤에도 화형(火刑)의 도구가 아직 전정(殿庭)에 있음을 보았습니다. 군주가 정치(政治)를 하는 곳에서 아직도 남형의 도구가 놓여져 있으니, 견식이 있는 사람의 가만히 탄식하는 것이 어찌 다함이 있겠습니까?”

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이런 물건이 아직도 있는지를 나는 알지 못하였다. 유신(儒臣)이 먼 지방에 나갔던 것도 이제야 비로소 들었다.”

하였다. 이종성이 말하기를,

“북경의 재변은 참으로 놀랄 만합니다. 옹정(雍正)5587) 이 망국지주(亡國之主)가 되고 청(淸)나라 운수가 갑자기 끝나는 지경에 이르지 않을지를 누가 알겠습니까? 전고(前古)의 사첩(史牒)으로 보더라도 재변이 있는 이후로 북경의 재앙과 같은 것은 있지 않았습니다. 이번의 재변의 우리 나라 북도(北道)의 재앙이기도 합니다. 천리(天理)는 환하게 밝으므로 실로 감추기 어려운 것입니다. 정강(靖康)5588) 의 수재(水災) 때에 이강(李綱)5589) 은 눈물을 흘리며 장소(章疏)로써 진달하였고, 임진 병란(壬辰兵亂)이 일어나기 전에 조헌(趙憲)도 상소(上疏)하여 할말을 다했는데, 그때 사람들이 모두 요언(妖言)이라 했으나 필경엔 이강·조헌의 말은 부절(符節)을 맞추듯이 꼭 들어맞았습니다. 군주는 이러한 말을 듣기 싫어하기에 옛날에도 ‘관동(關東)의 도적은 능히 일을 할 수가 없습니다.’란 말이 있었습니다.5590) 현재 북경의 재이(災異)는 현저히 복망(覆亡)의 징조가 있고, 저들이 비록 복망에 이르지 않는다 하더라도 만약 북경을 잃는다면 반드시 본토(本土)로 돌아올 것인데, 심양(瀋陽)은 우리 평안도와 거리가 멀지 않습니다. 따라서 평안도 전체가 앞으로 버린 땅이 될지도 모르니, 이는 첫째 염려스러운 일입니다. 또 영고탑(寧古塔)의 장군이 배반하지 않을 것도 기필할 수가 없으니, 영고탑의 장군이 만약 배반한다면 북경으로 나갈 수도 없고 영고탑으로 물러설 수도 없으니, 그럴 경우 그 형세가 반드시 우리 육진(六鎭)으로 오게 될 터이니, 이것이 둘째 걱정입니다. 만일 육진에 의거하여 오래 머무를 계획을 세운다면, 우리 나라 형세는 앞으로 장차 어찌되겠습니까? 이것이 세째 걱정입니다. 한가하고 무사할 때에 마땅히 승산(勝算)을 마련할 도리를 강구해 두어야 할 것입니다.”

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오랫만에 만나서 권권(眷眷)한 진달을 듣게 되니, 나도 모르는 사이에 감동이 된다. 청(淸)나라 국운이 비록 갑자기 끝나지 않는다 하더라도 국내는 반드시 불안케 될 것이니, 저들이 불안하면 우리만 어찌 홀로 편안할 수가 있겠는가? 진달한 세가지 일은 사실 내가 미처 생각치 못한 일이다.”

하였다. 이종성이 말하기를,

“지금의 나라 형편은 가히 아침에 저녁일을 예측할 수 없는 위급한 지경에 처해 있습니다. 반드시 일이 일어나기 전에 미리 조처하는 거조가 있는 후에라야 모면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비록 날마다 소대(召對)하여 분전(墳典)5591) 속에 출입하고 경사(經史)를 토론하더라도 앞으로 연미(燃眉)5592) 의 위급에 부응치 못할 것입니다. 이강(李綱)의 주의(奏議) 중에 인재를 동남(東南)5593) 에서 구하라는 말이 있었고, 주자(朱子)의 봉사(封事) 중에는 성의 정심(誠意正心)의 말이 있는데, 꼭 오늘의 귀감(龜鑑)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지성으로 군주를 섬기는 마음을 깊이 가상하게 여겨 감탄한다. 진덕수(眞德秀)5594) 가 말하기를, ‘조강(朝講)이 야대(夜對)만 못하다.’ 하였으니, 내일은 마땅히 야대를 명할 것이다. 조용히 강론하라.”

하였다.

【원전】 42 집 239 면

【분류】 *왕실-경연(經筵) / *외교-명(明) / *외교-야(野) / *사법-재판(裁判) / *군사-관방(關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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