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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염사 숙부(도평의공 김구정의 아버지 김면)를 보내며... 척약재 김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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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내영환 작성일06-02-07 15:59 조회1,571회 댓글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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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送江陵廉使叔

  송강릉염사숙


更欲遊東界。 갱욕유동계

于今已十秋。 우금기십추 

悲歡身自老。 비탄신자로

榮辱世空浮。 영욕세공부

淸夢勞飛繞。 청몽노비요  얽힐요,

佳期每謬悠。 가기매류유  謬-그릇될류. 悠=생각할류

有人皆鄭重。 유인개정중

無處不風流。 무처불풍류

松竹陰修道。 송죽음수도

雲煙鎖화樓。 한연쇄화루  쇄-가둘쇄, 자물쇠쇄

滄波天共闊。 창파천공활

崇嶽雪兼稠。 훙악설겸주  주=많을주,빽빽할주,

傳信思靑鳥。 전신사청조

忘機愧白鷗。 망기괴백구  괴=뿌끄러울괴

嬌요羅帳幕。 교요라장막

腰뇨踏汀洲。 요뇨답정주  뇨=裊=간드러질뇨

嚼勒仍噴沫。 작륵잉분말 작=씹을작, 륵=재갈륵

彈琴暗結愁。 탄금암결수

相携疑駕鶴。 상휴의가학  가=수레가,임금수레가

行樂勝封留。 항락승봉유

竝馬歌聲細。 병마가성세

連船酒味柔。 연선주미유

石亭停玉비.  석정정옥비  비=轡=말고삐비

日浦泛蘭舟。 일포핍란주   핍=물소리핍

六字丹書妙。 육자단서묘

千尋寶窟幽。 천심보굴유

塵緣淡如掃。 진연담여소

詩興浩難收。 시흥호난수

製錦多遺愛。 제금다유애

登車合廟謀。 등거합묘모

邊疆惟흡谷。 변강유흡곡  변=遙(성범중책에는 요 라고 됨)

都會是溟洲。 도회시명주

南北沿山麓。 남북연산록

驅馳傍海頭。 구지방해두

官閒須酩酊。 관한수낙정 한=閑(성범중)

腸斷莫夷猶。 장단막이유

安得從公去。 안득종공거

飄然寫我憂。 표연사아우

升高望旌패旆 승고망정패   패=旆=기패

杳杳極雙眸   묘묘극쌍모  모=眸=눈동자모


8.강릉 염사 숙부를 보내며


다시 東界83)로 유람하려 한 지가

지금 벌써 10년이 되었네.

슬픔과 기꺼움 속에 몸은 절로 늙었는데

영예와 치욕 속에 세상은 덧없이 떠 있네.

맑은 꿈은 수고로이 날아 둘러싸는데

아름다운 기약은 매번 멀리 어긋나네.

사람은 모두 정중함이 있고

풍류스럽지 않은 곳이 없네.

소나무와 대나무는 먼 길에 그늘을 짓고

구름과 연기는 그림 같은 누각을 둘러싸네.

푸른 물결은 하늘과 같이 넓은데

높은 산은 눈과 함께 어울리네.

소식을 전하려니 파랑새84)를 생각하고

세상일을 잊으려니 흰 갈매기에게 부끄럽네.

요염하게 장막을 펼치고

허리를 흔들며 물 가를 밟네.

재갈을 물리니 거품을 뿜고

琴을 연주하니 그윽이 수심 맺히네.

서로 이끎이 학을 탄 것 같아서

行樂이 留守에 봉해지는 것보다 낫네.

말 머리를 나란히 하니 노랫소리가 가늘고

뱃머리가 이어지니 술맛이 부드럽네.

叢石亭85)에 구슬 고삐를 멈추고

三日浦86)에 목란배를 띄우네.

여섯 글자 붉은 글씨가 묘하고87)

천 길 보배로운 굴이 그윽하네.

속세의 인연을 담담히 쓸어버리니

詩興은 호탕하여 거두기 어렵네.

아름다운 비단을 짜니 끼친 사랑이 많고

수레에 오르니 조정의 계책에 부합되네.

강토는 멀리 오직 줄어든 골짜기요

都會라고는 곧 溟州88)라네.

남북으로 산록이 이어지는데

말을 달리다 보면 바닷가이네.

관아가 한가하면 모름지기 술에 흠뻑 취할 것이오

애간장 끊어진다고 망설이지 말라.

어떻게 하면 그대를 따라가서

표연히 나의 근심을 그려낼까?

높은 곳에 올라 깃발을 바라보니

아득히 두 눈동자를 다하였네


*83) 東界는 고려, 조선초기의 지방 특별 행정구역의 하나로서 --- 주로 여진족과의 경계를 이루는 국경지대이므로, 중앙에서 중시하여 民政과 軍政을 함께 맡아 다스리는 兵馬使를 두었다.

*84) 靑鳥는 使者 또는 편지의 뜻이다. 동방삭이 파랑새가 온 것을 보고 서왕모의 使者라고 한 故事에서 온 말이다.

*85) 叢石亭은 강원도 통천읍 북쪽 18리에 있는데, 수십 개의 돌기중이 무더기로 바다 가운데 솟아 있는 곳이다. 6면이 모두 옥을 깎아 세운 듯한 것이 네 군데로 벌려 있고, 바닷가에 있는 정자가 叢石을 굽어보기 때문에 叢石亭이라 이름 붙인 것이다. 전해 오는 말에, 신라의 述郞, 南郞, 永郞, 安祥이 여기서 놀았으므로 四仙峯이라 한다고 한다. (신증동국여지승람 권45)

*86) 三日浦는 강원도 고성 북쪽 7,8리에 있다. 밖에는 重峯과 疊山+章(첩장)이 겹겹이 둘러 싸였고, 그 안에 36봉이 있으며, 洞○이 淸幽하고 松石이 奇古하며, 물 가운데 조그만 섬이 있고 푸른 바위가 둥글게 깔렸다. 옛날에 四仙이 여기 와서 3일동안이나 놀면서 돌아가지 않았으므로 三日浦라 한다고 한다. (신증동국여지승람 권45)

*87) 또 三日浦에는 물 남쪽에 작은 봉우리가 있고, 봉우리 위에 돌 감실이 있으며, 봉우리 북쪽 벼랑 벽에 붉은 글씨(丹書)로 '永郞徒南石行'이라 쓰여 있다고 한다. (위와 같음)

*88) 溟州는 강릉의 옛 이름이다.


댓글목록

김주회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주회
작성일

  근 일년간의(열달 반) 하얼빈 유배(?)를 마치고 어제(2월 6일) 밤 인천공항을 통하여 귀국하였습니다. 밤을 달려 인천-서울-청주-진천으로 가는 동안 꿈에도 그리던 고국산천은 변함없이 정답고 아늑했으며, 울긋불긋 화려함만은 한층 더한 것 같았습니다.
그동안 염려해 주시고 격려해 주신 덕분으로 일정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모든 분들께 진심을 감사드립니다. 일일이 인사 올려야 마땅하오나 우리 사랑방 소식으로 대신하고자 합니다.
지난 1년은 당초 기대했던 만큼의 성과에는 이르지 못하였지만 나름대로 소중하고 보람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의 후속 노력이 더 중요하다고 보고 몇가지를 생각해 보고 있습니다.
이번 달에는 밀린 일 몇가지를 처리하면서, 이달 말 제주도 답사의 설레임 속에 지내려 합니다. 밤사이 진천 지방에는 큰 눈이 내렸고 지금고 내리고 있습니다. 저의 눈에는 반갑고 설레이는 눈이나 교통이 말이 아닙니다. 큰 피해가 없기를 기원해 봅니다.
고향 진천에서...

김은회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은회
작성일

  아우님 그동안 수고많았네.
이제 더욱 자주 보게 되길.....

김항용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항용
작성일

  문온공 선조님의 아름다운 혈육의 정이 담긴 시문을 잘 보았습니다.
도평의공파와 김구용란에 올리겠습니다.
그리고 주회대부님,
1년간 멀리 중원의 동북쪽 낯설고 답답한 곳에서
매서운 북풍과 강풍을 온 몸으로 맞으며 중국과 고국의 같고 다른점, 타국이 되어 버린 내 나라 내 땅의 남은 체취, 잊어버린 곳에 남아 있는 우리의 흔적 등 등을  찾아 헤매다가 이제야 돌아오신 주회대부님. 고생 많으셨습니다.
알찬 중국 유학, 많은 체험과 공부가
점점 알알이 영글어 큰 열매로 맺어지리라 믿습니다.
소복이 내리는 눈송이가
저를 대신하여 님의 귀국을 환영했는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