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벼르고 벼르던.. 사촌동제 사진 올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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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홍 작성일06-02-25 02:06 조회1,386회 댓글5건본문
뭐.. 그동안 바빴다는 핑계가 있긴합니다만...
사실은 지금도 무척이나 정신없이 바쁘게 살고 있기는 매한가지입니다만..
지금은 뭐.. 잠도 안오고 해서.. 잠깐 짬을 내어..
벼르고 벼르던 사촌리 동제 사진을 드디어 올립니다.
이 사진은 2006년 동제가 아닌 2005년 동제임을 미리 밝혀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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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마을의 동신은 문경새재의 산신입니다.
옛날 손장기라는 분이 문경새재를 지날 때 갑자기 말의 발굽이 땅에 붙어 떨어지지
않았는데, 어떤 노인이 나타나 자신이 문경새재의 산신이라고 말하면서 다른 어딘가로
모셔주길 원했습니다.
손장기가 땅을 파보니 방울이 나왔는데, 그것을 가지고 지나가다 사촌에 들러 모셔
놓았다는 전설이 있습니다.
원래 모셔놓은 곳은 사촌 가로숲의 어딘가였는데...
후에 천사할배에게 현몽하여 자리를 옮겨달라 부탁하였고..
그래서 지금의 자리인 점곡중학교 뒷편 성황당으로 모셔놓게 되었습니다.
지금의 동신은 기령산신으로 불립니다.
여튼 그런 이유로 보통 다른 마을의 동제를 보면 동제를 지내고 음복할때
제관들만 하거나 마을사람들이 함께 하는데, 사촌은 마을사람들이 음복하기 전
천사종가에 먼저 음복을 가져다 드립니다.
이상으로 간략하게 사촌동제의 유래에 대해 말씀드려봤고...
이제 동제를 사진으로 보여드리겠습니다.
동제를 모시는 제관의 집 앞입니다.
금줄을 쳐서 제관의 집임을 알리고, 제관 스스로도 몸을 정갈히 하고
깨끗할 수 있도록 금기를 지킵니다. 문 밖 출입조차 자제합니다.
동제에 올리는 제물들입니다.
제물을 장만하는 곳은 의성읍입니다. 다른 사람들을 만나지 않기 위해 아침
일찍 첫차를 타고 의성을 나가고, 제물을 구입할때도 십원하나 깎지않고
상인이 달라는 데로 값을 치룹니다. 정성스런 음식인 만큼.. 함부로 값을
깎을 수도 없는 노릇이니까요
음력 정월 15일 자정이 다 되어갑니다. 제관과 마을청년(?)분들과 함께 제물을
가져가기 위해 준비합니다.
수미아지메가 논문쓰기위해 사촌의 동제를 답사한 이후 지금까지 제가 니어카를
끌고 제물을 날랐었는데, 올해는 그만 다른 마을에 조사를 가야하던 관계로
참여치 못해 아쉬움이 남습니다.
제관이 도착하셨습니다.
성황당에 도착하였습니다. 점곡중학교 뒷편입니다.
미리 성황당을 정리해뒀지만.. 한번 더 간단하게 정리하고
가져온 제물들을 손질합니다.
옷차림을 다시 정갈하게 하시고... 조~기 뒤에 캠코더 들고 열심히 촬영중인
제 모습이 보입니다.^^
제물을 손질하시는 마을 청년회 분들... 배를 손질하시는 분은 사촌리 이장님.
진설을 모두 마쳤습니다.
이제 제사를 받드십니다.
독축하시고.
모든 분들이 함께 절도 하시고.. 제례순은 유교식과 같습니다. 그래서 생략
철상합니다. 철상하시는 분은 새마을지도자님
산신제 모실 준비를 합니다.
진설하고.. 뒤돌아보는건 접니다 굴러떨어질까바^^
산신에게도 고하고... 순서는 역시 마찬가지.. 유교식입니다.
소지를 올립니다. 우리 안동김가와 사촌마을 주민과 우, 마, 견까지도
축복을 빌어줍니다.
동제를 모두 지냈습니다. 돌아가시는 길입니다...
여기서 동제가 끝난 것은 아닙니다. 제관분들은 모두 음식을 준비한 제관 댁에
모여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누십니다.
그리고 댁으로 가셨다가 다음날 아침 일찍 마을회관으로 오십니다.
물론 마을주민 대부분이 마을회관으로 모이십니다.
그 자리에서 떡과 제물 몇가지를 간략하게 싸서 천사종가로 가져다드립니다.
그리고는 모든 주민들이 함께 음복을 하십니다.
그리고 음복과 함께 지난 한해 마을사와 문중사를 뒤돌아보며 앞으로 한해의
마을사와 문중사를 논하시는 대동회가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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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가 사촌동제에 대한 내용입니다.
작년 자료이고.. 해서 이렇게 두서없이 올렸습니다.
동제는 우리민족 고유의.. 전통적인 신앙이자 풍습입니다.
동제를 지낼때 금기를 반드시 지켜야만하는.. 어찌보면 귀찮은 이 풍습때문에..
사실.. 지금 우리나라의 동제는 거의 남아있지 않습니다만..
이담에는 제가.. 이 좋은 풍습을 이어나가야겠죠... 여튼 다시 이야기 하면
전통을 고수하는.. 집성촌이나 반촌의 경우는 그래도 조금씩 남아있는 사례가 보입니다.
그나마도 너무 오랜 역사를 가지다 보니 동제당에 모셔신 신체.. 신의 정체에 대해서는
거의가 알려지지 않아.. 골맥이(고을막이) 할배 혹은 할매로 불려지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우리 사촌의 동제는 안동의 다른 동제들과 특별히 다른 것은 없지만...
전통을 그대로 지켜오고 있다는 것과 신체가 명확하다는 점, 그리고 우리 안동김가의 단합
의 장이라는 점 때문에... 어찌보면 특별나다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고작 한 마을의 동제인 우리 사촌동제가 논문으로 탄생한 것 아닐런지...
댓글목록
김태영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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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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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사촌마을 동제 감명깊게 보았습니다. 옛것을 지키고 전통을 이어오는 사촌마을 우리 안동김씨의 자존임에는 틀림없는것 같습니다. 세속에 쓸리지 말고 계속 지켜져 이어가길 기원해 봅니다.
김항용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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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항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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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현대 산업사회로의 변화와 함께 불행하게도 미신이라는 누명을 쓰고 거의 사라져 가는 동제를 사촌에서는 면면히 모범적으로 이어오고 있는 모습을 감명깊게 잘 보았습니다. 아울러 이 동제를 지금까지 참여해 왔고 앞으로도 유지 발전시킬 의지가 굳건한 태홍님의 의지도 잘 보았습니다.
전통은 무엇보다도 과거에서 시작되어 현재와 미래로 이어간다는 데에 그 핵심이 있다고 봅니다. 거기에는 전수하고 전수받으려는 구성원 상하의 연결이 있어야 하는데 이는 시대 변화라는 상황적 주변 여건과 상관 없이 이를 지속적으로 유지 발전시키려는 차세대인들의 굳은 의지가 있어야 하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를 현대와 미래에 알맞게 창조, 발전시켜 나갈 때 진정한 전통으로 재탄생하리라 봅니다.
그런데 경북지역의 전통과 유적, 전래 문화를 고스란히 이어오고 있는 대표지역인 사촌문중의 전통을 전수받고 발전시킬 의지를 갖고 있는 차세대인의 중심 한 가운데에 태홍님이 계시다는 것을 오늘 보았습니다. 참으로 든든합니다.
자주 좋은 소식 부탁드리며 동제 관련 논문이 있는 것으로 압니다. 본 홈 게시판에 연재물로 올려 주시면 어떨까 합니다. 홈 자료실로 이관하여 게시해 놓겠습니다.
김정중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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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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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태홍이 아재! 과세는 잘하셨나요 이렇듯 대작을 내놓으시니 감격 할 따름!!
꼭 하고 싶던 일 인데 이제 체증이 싹 가시는 듯... 만나면 소주 한잔 올리리다~~~~
김태홍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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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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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여담 둘
몇일전 학과의 수주실적 차원에서... 지도교수님과 함께 경남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에 민속조사를 다녀왔었습니다.
이곳 악양면지를 살펴보니 악양면에 선안동김가들이 6분 가량 살고
계시더군요...
모두 익원공파 이시고... '재'자 항렬이신듯 했습니다.
안타깝게도 만나뵙지는 못했습니다만..
제가 틀리게 알고 있는지는 모르나.. 여튼.. 한가지 신고할려고 합니다.
악양면지에는 우리 성씨를 '안동김씨 충열공파'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물론 성씨 유래는 틀리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여튼.. 우리 성씨를 말할때는 '선안동김씨'로.. 그리고 상세소개로
'oooo파'로 칭하는 것이 맞는 것으로 생각되는데..
틀리게 되어 있는게 아닌지...^^
증빙자료는 죄송스럽게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악양면지에 그렇게 소개되고 있는 것은 확실합니다.
김태홍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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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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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여담 하나
올 정월에는 영덕군 영해읍 원구리에 다녀왔습니다. 대학원 정기답사 관계로 인해...
이지역은 안동과 같은 문화권입니다. 학맥이 퇴계학맥이라 그럴껍니다.
여튼.. 이 마을은 영양남씨, 영흥백씨, 무안박씨가 집성촌을 이루고 삽니다.
점곡면 윤암리에도 영양남씨의 집성촌이 있죠..
이 마을 영양남씨의 80 넘으신 종손분이 저를 엄청나게 반갑게 맞이하여 주셨었습니다.
제가 천사할배의 후손인 까닭이겠지요...
이 마을에 천사할배의 문인이셨던 분의 후손이 계시다고..
그분을 인사시켜주시지 못함을 안타깝게 생각 하셨습니다.
저도 물론 인사드리지 못함이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대학원 전체학생이 참여하는 것이다보니.. 개인 활동은 어려운 까닭입니다.
여튼... 이번 정월보름에는 이 마을을 다녀왔드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