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오년 7월 16일에 ~ 김자고(金子固) 유(紐)와 함께 광진(廣津)에서 노닐면서 --- 서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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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영 작성일06-09-16 08:41 조회1,671회 댓글1건본문
지난 임오년 칠월 열엿샛 날에 壬午秋七月旣望
두어 친구와 함께 광나루에서 노닐면서 數子同遊廣津上
풍류를 스스로 적벽의 신선에 비기어 風流自擬赤壁山
목란 상앗대 계수나무 노로 물결을 저을 제 蘭槳桂棹流蕩漾
구름 새에서 달빛 솟아 황금 물결 이루고 雲間月湧如金波
맑은 술은 넘실넘실 황아가 둥둥 떴는데 淸樽瀲灩浮黃鵝
천지간에 기생하는 하루살이 같은 존재로 俯仰乾坤寄蜉蝣
실컷 마시고 미친 노래로 흥취를 만끽했지 狂歌痛飮淸興多
자휴의 고상한 담론은 온 좌중을 압도하고 子休高談一座傾
경숙의 크나큰 주량은 고래처럼 들이키고 敬叔酒量如長鯨
자고는 절반쯤 거나하여 비파를 둥둥 타자 子固半酣彈琵琶
홀어미는 눈물 마르고 어룡들도 놀랐는데 孤嫠泣盡魚龍驚
통판의 풍취는 습지의 풍류를 압도하여 通判風情壓習池
때로는 백접리를 거꾸로 쓰기도 하였네 有時倒著白接羅
이때에 사가 노인은 미치고 또 미쳐서 四佳老人狂復狂
자주 자주 헐후시만 뱉어 내놓았지 頻頻吐出歇後詩
당시의 행락이 즐겁고 또 즐거웠기에 當時行樂樂復樂
지금 생각해보니 완연히 어제 일 같구려 至今思之宛如昨
적벽 놀이 이후 사백년이 지난 오늘날에 赤壁以後四百年
우리들이 또한 그 풍류를 잇기에 넉넉했네 我輩亦足繼芳躅
아 인생의 만나고 헤어짐은 본디 무상하거니와 嗚呼人生聚散本無常
백 년 세월은 거센 바람처럼 언뜻 지나서 百歲荏苒如風狂
거년과 금년의 일이 절로 같지 않거늘 去年今年自不同
어찌 이렇게 남북으로 삼상이 된단 말인가 奈此南北爲參商
늙은 나는 지금 다시 고질을 안고 있기에 老夫今復抱沈綿
예전 일이 감회에 젖어 마음이 아득하구려 感懷疇昔心茫然
어찌 술항아리에 십천의 술이 없겠으며 豈無樽中十千酒
어찌 마신 뒤에 삼백 편의 시는 없을쏜가 豈無飮後三百篇
기나긴 강물은 다하는 때가 없거니와 長江之水無時窮
밝은 달은 예로부터 하늘에 걸려 있나니 終古明月懸天中
명년 오늘은 내 몸을 건강하게 바꾸어 明年今日博身健
한번 가서 너와 함께 한 번 웃어보련다 與爾一往一笑同
댓글목록
김항용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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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항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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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김뉴 선조님이 당대의 명인인 서거정 등과 더불어 광진(?)에서 소식(동파)가 적벽에서 노닐면서 적벽부를 지었던 것을 기념하여 연회를 즐기던 정경을 서거정이 시를 지어 김뉴 선조님에게 보낸 시, 멋과 풍류와 시와 서정이 짙게 배어있습니다.
이 시를 우리 문중 전서공파에서 보관해 전수해 오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