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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년만에 갚은 ‘마음의 빚’300만엔 - 김재철 동원회장에 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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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영 작성일06-11-11 22:11 조회1,59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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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년만에 갚은 ‘마음의 빚’300만엔

日수산업체 회장, 클레임 보상금 김재철 동원회장에 건네

9일 오후 서울 양재동 동원그룹 사옥 18층 대회의실. 일본 중견수산업체 마쓰오카 수산의 마쓰오카 요사쿠(77) 회장이 김재철(金在哲) 동원그룹 회장에게 300만엔(약 2700만원)을 건넸다. 요사쿠 회장이 김 회장에게 35년간 담아뒀던 ‘마음의 빚’이었다.

이색적인 이날 행사는 편지 한 통에서 비롯됐다. 김 회장은 지난달 마쓰오카 회장 명의의 편지를 받았다. 편지는 “저는 은퇴를 앞둔 노(老)기업인입니다. 그런데 35년 전의 일이 맘에 걸립니다. 지금이라도 300만엔을 갚고 싶습니다”는 글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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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마쓰오카 수산의 마쓰오카(왼쪽) 회장과 동원그룹 김재철 회장이 9일 손을 맞잡고 웃고 있다.

김 회장도 잊고 있던 과거를 담고 있었다. 1971년, 김재철 당시 동원산업 사장은 마쓰오카 수산에 클레임을 청구한 일이 있었다. 1969년 원양업을 시작한 김 회장이 참치 미끼용으로 마쓰오카 수산으로부터 들여왔던 꽁치의 품질에 심각한 문제가 있어 300만엔 상당의 손해를 봤기 때문에 보상을 요구했던 것. 그러나 당시 부도 위기에 몰릴 정도로 경영상황이 나쁘던 마쓰오카 수산은 보상을 해주지 못했었다. 그때의 빚을 지금 갚겠다는 편지였다.

김 회장은 뜻밖의 편지를 받고는 곧바로 답장을 썼다. “아주 오래 전이라 이미 회계상으로도 처리가 끝났으니 신경 안 쓰셔도 된다”고 했다. 그러나 마쓰오카 회장은 “기업인으로서 가장 수치스런 일이었다”며 “돈을 받아달라”고 했다.

이 돈은 이날 전달식 현장에서 ‘의인(義人) 이수현 재단’에 기부됐다. 김 회장이 마쓰오카 회장에게 “2001년 일본 전철역에서 취객(醉客)을 구하다 숨진 한국인(이수현)이 있으니 그 돈을 재단에 기부하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고, 마쓰오카 회장은 흔쾌히 받아들였다.

호경업기자 ho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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