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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담 김시양 연구(석사학위 논문)-본론 (33)-하담의 시세계, 돈독한 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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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항용 작성일06-12-11 14:44 조회1,47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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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金湜에게 보낸 書이다. 그 속에는 詩도 함께 들어 있었다.


  듣건대, 流配人에게 詩를 주어 저에게 전하려다가 삼가 함장께서 뭇사람의 입방아에      올라 비방이 어지럽게 얽혔다고 합니다. 일이 뜻하지 않은 쪽으로 일어나니 웃음과 탄식이    나옵니다. 사람의 마음은 얼굴처럼 제 각각 달라 깨우칠 수 없음이 매번 이와 같으니 어찌    하겠습니까. 비방을 멈추려면 스스로를 닦은 것만한 것이 없으니 진실로 저들에 대해서는    유유히 맡겨 두어야 마땅할 것입니다.1)


金湜이 流配간 金時讓에게 시를 주고 여러 사라들에게 곤욕을 치르는 것이 죄송스러워 보낸 편지와 「與金淨源湜書」이다.


     屋漏心無愧          처마에서 비가 새어도 부끄러움이 없고

     危途意亦平          위태로운 길이건만 뜻은 또한 평안하네

     人間多實禍          인간사엔 실로 화가 많으니

     身外摠虛名          자신 이외에는 모두가 헛이름이네

     地遠風霜重          땅은 멀고 바람과 서리는 거듭되고

     天高日月明          하늘은 높아 해와 달이 밝기만 하네

     羞將十年劒          부끄러워라. 十年 磨劍

     試作匣中鳴2)       시험 삼아 세우려 했더니 칼집 속에서 울리네


  제 생각에는 마음에 부끄러움이 없으면 비록 위태로운 길에 있어도 스스로 평안한데, 그렇게 하지 못한 것을 풍자한 것입니다. 실제의 화를 얻은 것은 자신 밖의 헛된 이름을 구한데서 연유한 것이고, 먼 땅으로 유배를 가게 된 것은 하늘이 비록 높다 해도 해와 달이 밝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전부터 일찍이 答狀便紙를 못하였다가 지금 이렇게 마음먹은 것을 부끄럽게 여깁니다. 그러므로 ‘羞將’과 ‘試作’으로 對語를 삼아 결론을 맺어, 완곡한 말로 풍자하여 시인의 言外의 뜻을 얻은 것이니, 어찌 指辭가 밝지 못하여, 뜻은 원만한 말이 막혀 시끄러운 話頭를 야기할 줄 알았겠습니까?3)


시에 대한 해설과 함께 편지글에 자신의 詩觀을 담아 적어 보냈다. 자신은 살아 平生 시를 썼으며, 宋의 蘇軾이 시정을 諷刺하여 지었다고 감옥에 갇혔듯이 혹시 얼마 목숨이 남아 있는지 모르지만 바라건대 知己께서 한번 읽어본 후에 즉시 물에 씻거나 불에 태워 버려 주면 매우 다행이겠다고 썼다. 자신을 아껴 감싸주신 스승처럼 모시는 年歲가 높으신 분께 폐를 끼쳐 미안해하는 마음이 가득 담겨 있는 詩와 글이다.


1)『荷潭文集』 卷之九,「與金淨源湜書」, pp.289~290. “似聞有以生贈謫人詩傳於愚, 伏函丈仍致衆口訾誚紛紜 云,  事出情外, 堪可笑嘆, 人心如面不相喩每如是, 奈何奈何. 止謗莫如自修, 固當任彼悠悠.”


2)『荷潭文集』 卷之九,「與金淨源湜書」, p.290.


3)『荷潭文集』 卷之九,「與金淨源(湜)書」, p.290. “鄙意以爲心無所愧, 則雖在危途, 意亦自平, 刺其不能然也, 其得實禍, 由其求身外之虛名, 而竄謫於遠地者, 天雖高而有日月之明故耳. 從前不曾荅書, 而      今有此作, 心以爲羞, 故以羞將試作對語結之, 自以爲婉辭寓刺, 得詩人言外意, 豈料其措辭未瑩, 意圓而語滯, 惹起嘵嘵話頭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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