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속초시 북쪽 영랑동·장사동\·금호동·동명동 일대에 있는 석호(潟湖). 둘레 7.8㎞. 면적 1.21㎢. 수심 8.5m. 자연호수로 백사가 퇴적하여 발달한 것이다. 영랑교(永郞橋) 밑의 수로를 통해 동해와 연결되어 있다. 유입수는 장천천이 유일한 하천으로 농경지를 관류하면서 호수로 유입된다. 속초시에는 영랑호와 남쪽의 청초호(靑草湖) 2개의 석호가 있다. ‘영랑호’라는 이름은 《삼국유사》의 기록을 근거로 신라의 화랑 영랑이 이 호수를 발견했다 하여 붙여진 것이다. 신라시대에 화랑인 영랑·술랑(述郞)·안상(安詳)·남랑(南郎) 등이 금강산에서 수련하고 무술대회장인 금성(金城:지금의 경주)으로 가는 도중 이 호수에 이르렀는데, 영랑은 맑고 잔잔한 호수와 웅장한 설악의 울산바위, 그리고 웅크리고 앉아 있는 범바위가 물 속에 잠겨 있는 모습에 도취되어 무술대회에 나가는 것조차 잊고 오랫동안 이곳에 머물렀다고 하며, 그 이후로 영랑호는 화랑들의 수련장으로 이용되었다고 한다. 영랑호의 범바위는 속초팔경의 하나이다. 《신증동국여지승람》 권지 간성군조(杆城郡條)에는 “영랑호는 고을 남쪽 55리에 있다. 주위가 30여 리인데 물가가 굽이쳐 돌아오고 암석이 기괴하다. 호수 동쪽 작은 봉우리가 절반쯤 호수 가운데로 들어갔는데 옛 정자터가 있으니 이것이 영랑 신선무리가 놀며 구경하던 곳이다”라는 고려말 문인 안축(安軸)의 시가 실려 있다. 조선시대의 실학자 이중환은 《택리지》에서 구슬을 감춰둔 것 같은 곳이라는 표현으로 영랑호의 신비로움을 나타냈다. 영랑호는 척산·오색\·장수대·백담사\·낙산사·송지호\·삼포·문암\·진부령 등과 함께 설악산 관광권에 속한다. 호수둘레에 나 있는 8㎞ 호반 순환도로에는 범바위·관음암 등 기암괴석이 많다. 금장대(金將臺)·충혼비(忠魂碑)가 있으며, 동남쪽 푸른 송림으로 우거진 조그마한 골짜기에는 영랑호변 중에서도 가장 경관이 아름다운 보광사(普光寺)가 있다. 호수의 하구에 모래틀이 넓어 해수의 유입이 감소하고 담수화되었는데, 영랑호를 비롯해 삼일포·감호\·시중호 등 담수호는 청정호수로서 염분성분이 섞여 있는 검은 진흙으로도 유명하다. 고니·청둥오리 등의 철새도래지이며, 민물고기인 잉어·붕어\·가물치와 하구에서 올라온 전어·광어\·흑돔 등의 바닷물고기까지 서식하여 낚시터로도 유명하였다. 동해와 연결된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춘 관광지이나 물이 오염되면서 몇 년째 낚시금지구역이며 지금은 뱃놀이하는 모습도 볼 수 없고 카누와 수상스키·윈드서핑 등의 수상활동만이 펼쳐질 뿐이다. 1974년부터 영랑호유원지를 개발한 이래 주변의 기슭이 모두 파헤쳐져 콘도·아파트\·골프장으로 변하고 호수의 오염이 갈수록 심해져 부영양화가 매우 심각하다. 수질의 주오염원은 생활하수와 골프장배수·축산배수 등이다. 주변에 축대와 일주도로를 건설하여 호변 수초대가 많이 소실되었고, 호변습지가 발달하는 자연호의 특성을 거의 상실하였다. 호수 주변에는 골프·테니스 등을 즐길 수 있는 레저시설과 숙박시설이 갖추어져 있고, 약 4km에 달하는 일주도로는 드라이브 또는 산책 코스로 이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