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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봉(南峰)김치(金緻)의 시 - 침류정십영(枕流亭十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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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영 작성일06-12-18 16:02 조회1,734회 댓글5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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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봉(南峰)김치(金緻)의 시

필생(筆生)의 안동김씨(安東金氏)가 오백년을 세거(世居)한 괴산(槐山)청천(靑川)의 화양동(華陽洞)길목은 옛부터 산자수명(山紫水明)으로 풍광(風光)이 아름다워 고명(故名)이“무량뜰”로 부근에“武陵原”이라 새긴 크고 오래된 표석(標石)이 서있는데 지금도 지명(地名)이 무릉리(武陵),도원리(桃源)인 걸로 봐서도 말 그대로 선경(仙境)임을 짐작할수 있을 것입니다.

들어가는 입구 초입에 보면 일중(一中)김충현(金忠顯)선생이 제자(題字)한 “서봉(西峰)김사달(金思達)박사(博士)묵적비(墨蹟碑)”가 서 있는데 후면에 보면 서봉이 쓴 소동파(蘇東坡)의 적벽부(赤壁賦)중 끝 부분(客亦知夫水與月乎 逝者如斯...惟江上之淸風 與山間之明月...而吾與子之所共適)이 초(草),해(楷),한글 각 삼체(三體)로 새겨있어 그 글씨도 아름답거니와 내용이 이곳의 자연경관(自然景觀)과 잘 어울림을 느낄수있습니다.(이 분은 筆生의 집안 할아버지뻘로 독학으로 의학박사가 된분으로 천재라면 이런분이 천재인데 당대에 행.초서를 따를자가 없었다고하며 나도 이분 이후로 과문한 탓인지 더 아름다운 글씨는 보지못했음.)

옛날 이 근처 어디에 침류정(枕流亭)이라는, 이름같이 계류성(溪流聲)을 베개삼아 놀던 정자가 있어서 (옛 양반들의 호사취미(好事趣味)가 아니라도 어찌 이런곳에 정자하나쯤 없을수 있을손가!) 지나는 시인 묵객(騷客)들이 여기 올라 시일수(詩一首)씩 음영(吟詠)했는데, 남봉(南峰)선생도 일찌기 이곳 무릉도원을 유람하고 열가지의 승경(勝景)을 노래하였으니 이를 소개하는바입니다.

침류정십영(枕流亭十詠)

峨 嵯 採 薇

孤村夜雨過 薇蕨美甘茹 朝來勅園丁 急向山頭居

鐘 潭 釣 魚

垂釣坐笞磯 霜鱗貫之柳 未逢六州王 空老經綸手

子 峯 迎 月

境僻斷過從 相知獨有月 憐渠不世情 夜夜尋蓬蓽

禪 巖 落 霞

蒼石隱如禪 綵霞明似綺 斜陽更發輝 影落淸溪水

華 陽 訪 隱

雲鎖洞門深 茅君住何處 飇輪倘可攀 白石期同煮

花 洞 尋 春

東君漏春色 洞口烝紅霞 丁寧語流水 愼莫泛桃花

長 霖 暮 雨

急雨帶龍腥 濃雲如潑墨 暝色入平林 寒聲散銀竹

列 峀 朝 雲

誰道雲無心 朝朝鎖千嶂 會須化甘霖 慰望三農望

平 郊 牧 馬

秣馬向何處 平郊首蓿肥 河童藉草臥 雨濕綠蓑衣

斷 橋 歸 僧

日暮斷橋危 山僧欲可適 寒笻踏溪聲 散作身千百

 -南峰集에서-

이 시의 釋文은 이어서 아들인 栢谷 金得臣이 次韻한 시를 실을 예정이어서 省略함.


枕流亭十詠詩韻(침류정십영시운)

南峰의 시를 차운하여 -栢谷 金得臣(1604~1684)

峨嵯採薇(아차산의 고사리 꺽기)

薇蕨春山生(미궐춘산생) 고사리가 봄동산에 났다고 하데..

味甘眞可茹(미감진가여) 그 맛이야 달고 부드러우리.

草堂方有賓(초당방유빈) 초당에 귀한손님 마침 오시니,

女隸携籃去(여예휴람거) 여종아이 바구니메고 산으로 가네.

鐘潭釣魚(종담조어) 가마소의 고기낚기

亭下澄潭畔(정하징담반) 정자아래 맑은물 언저리에

漁磯隱翠柳(어기은취류) 낚시터는 푸른 버들로 가리었네.

莫言人已忘(막언인이망) 사람들은 잊었다고 말하지 마소

復有持竿手(부유지간수) 다시금 낚시대 손에 잡고 있네.

子峰迎月(자봉영월) 군자산의 달맞이

亭上坐幽人(정상좌유인) 정자에는 세상일 잊은사람 앉아있고

峰頭生朗月(봉두생랑월) 산마루에는 휘영청 달이 뜬다.

老蟾如有情(노섬여유정) 늦은달 유정하여 이 밤에사

來照此蓬蓽(내조차봉필) 초라한 이 집에도 와 비치도다.

禪巖落霞(선암낙하) 절바위에 내리는 노을

霞影照禪巖(하영조선암) 저녁노을 절바위에 비꼈으니

恰似剪細綺(흡사전세기) 고운비단 자른 듯 흡사하구나.

風吹何太狂(풍취하태광) 바람아 광풍으로 불지 말아라.

片片落秋水(편편낙추수) 너울너울 가을물에 떨어지겠네.

華陽訪隱(화양방은) 화양동의 은자를 찾아감

隱者華陽居(은자화양거) 화양동엔 은자가 산다는데,

雲深不識處(운심부식처) 구름이 깊어 있는곳 모르겠네.

行尋倘逢着(행심당봉착) 찾아가서 문득 만나게 되면

可共茯苓煮(가공복령자) 복령을 구어먹으며 같이 즐기리.

花洞尋春(화동심춘) 꽃밭골의 봄

洞裏尋春去(동리심춘거) 뒷골에 봄을 찾아 올라갔더니

紅光似紫霞(홍광사자하) 붉은빛에 마치 도원경 같구나

潺顔流水在(잔안유수재) 잔잔히 얼굴은 물에 비치고,

恐泛落來花(공범낙래화) 꽃잎은 물에 떠 흘러오도다.

長林暮雨(장림모우) 긴 수풀에 저녁비

雨脚垂平郊(우각수평교) 빗발은 들에 드리웠는데

重雲凝似墨(중운응사묵) 짙은구름 마치 먹물들인듯.

色侵翠峽林(색침취협림) 그 빛은 푸른골짜기로 스며들고

聲入蒼山竹(성입창산죽) 빗소리는 푸른 산죽을 치더라.

列峀朝雲(열수조운) 산마루의 아침구름

朝朝萬朶雲(조조만타운) 아침마다 만떨기로 구름이 일어

靉靆靑山嶂(애체청산장) 푸른 산봉우리로 뭉게 뭉게

朱夏應爲霖(주하응위림) 한 여름에 응당 장마되리니

不虛野老望(불허야로망) 촌늙은이 소망이 헛되지 않기를.

平郊牧馬(평교목마) 들의 말먹이 풍경

平郊放群馬(평교방군마) 들판에 말떼를 놓아 먹인다.

萋萋芳草肥(처처방초비) 살진 고은풀 무성하구나.

前溪風雨急(전계풍우급) 앞 내에 비바람이 급해 지는데

霑濕牧童衣(점습목동의) 소치는놈 잠뱅이 흠뻑 젖겠네.

斷橋歸僧(단교귀승) 징검다리에 산승 돌아감

前川橋上僧(전천교상승) 앞 개울 다리위의 저 스님이여

飛錫何山適(비석하산적) 석장(錫杖)을 날리면서 어느절 가나.

想彼弄玄機(상피농현기) 생각건대 현묘한 재주부리어,

化身不啻百(화신불시백) 몸 형상 둔갑하기 백번 뿐일까...(浪中投影!)

         - 以甫 謹釋 - 2003. 9. 8

           출전: 천안시 역사의 향기 <김찬회>

댓글목록

솔내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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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여주(천녕)에도 침류정이 있었는데요...
새로운 글 감사합니다

김항용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항용
작성일

  천안시 역사의 향기,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침류정 현장을 살펴 보겠습니다.

김찬회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찬회
작성일

  놀랐습니다. 위 글은 몇해전에 제가 사는 천안시 홈페에지에 실었던 글인데 우연인지 아주 오랜만에 여기 들어왔다가 만나게 되는군요. 반갑습니다. 그리고 훌륭하신 선조님들의 빛나는 시에 붙인 拙劣한 글을 옮겨주신 태영同宗님께 감사드립니다. 한편 종중과 홈페이지의 참여를 등한시한것을 반성하게 되는군요. 자주 들리겠습니다. 참고로 저의 선친은 대종회 고문을 역임하시고 안렴사공파종회 회장을 지내신 청주의 海人+農(해농)在字 華字이십니다.

김주회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주회
작성일

  찬회 동종님! 반갑습니다.
3,4년전 문중사에 빠져 지내면서
청주에서 海人+農(해농)在字 華字 어르신을 서너번 뵈었습니다.
문중사에 대한 많은 가르침과 격려를 받은 바 있습니다.
노정 김재철 선생 관련 자료도 그당시 받았는데, 지금도 소중히 보관하고 있습니다.
고 해농 어르신의 아드님을 온라인 상에서 글로나마
만나뵙게 되어 대단히 흥분되고 기쁩니다.
이곳은 우리 안동김씨 온라인 사랑방입니다.
가끔 들리셔서 따뜻한 말씀 나누어 주시기를...

김찬회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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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안녕하세요. 대종회에 생전의 선친을 아시는 분이 많으신 것을 알기에 선고(先考)의 휘자(諱字)를 밝혀 보았습니다. 항상 종사(宗事)에 충실하라는 유훈(遺訓)을 제대로 받들지 못하여 참괴(慙愧)스럽기만 합니다. 생전에 노정 김재철선생에 대한 말씀을 가끔 하셨습니다. 기회있는대로 홈페이지에 들어와 문중사를 배우고 종중소식도 접하며 참여해 보겠습니다. 답글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우리 문중의 자료발굴과 연구, 홈페이지에 아낌없이 진력하시는 동종님들께 진심으로 경의를 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