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8회, 안사연 정기 산행(설악산)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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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석,발용 작성일06-12-19 23:11 조회1,739회 댓글7건본문
제 38 회, 안사연 정기 산행(설악산) 후기
글 : 상석 사진 : 발용
12월 17일, 설악산 자락에서 맞이하는 여명-06:00기상
달콤한 잠에서 깨어 동해의 청정한 공기, 맑은 바람, 첫 호흡으로 목을 축이고 산행 전에 속초 인근에서 동해일출이 제일 장관이라는 동명항의 영금정을 찾아갑니다.
동행한 이들(존칭생략)-영환 부부, 영윤 부부, 은회 부부, 발용 부부, 태우 부부, 태영 부부, 항용 부부, 영식 가족, 재구, 상석, 진회, 정중, 행순.(23명)
일출시간에 맞추어 해안에 위치한 <영금정>에서 붉게 떠오르는 해를 기다렸으나 잠들어 있던 파도 만 거칠게 울어댈 뿐 원양에 짙게 깔린 해무에 가려 그 장엄한 일출의 모습을 지켜 볼 수 없어 안타깝기 그지없었습니다. 아쉬운 맘을 기념사진으로 대신하고 아침식사를 위해 울산바위 아래로 펼쳐진 학사평 뜰에 있는 순두부집으로 들어가 잠시 언 몸을 녹이는 사이 서울, 경기지역에 폭설이 내렸다는 기별을 받습니다.
▲ 그 붉은 자태는 볼 수 없었지만 기운만은 충만한 바다.
하늘은 맑고 청량한 가운데 설악의 경치를 한눈에 조망 할 수 있다는 권금성(權金城)으로 산행코스를 택하여 설악동으로 자리를 옮깁니다.
신형 초고속 케이블카를 이용하여 권금성을 올라갑니다. 케이블카 아래로는 보기에도 위태롭게 깍아지른 절벽에 의지한 녹슬은 철제계단들이 옛길의 흔적을 보여줍니다. 가파른 경사면에 바람을 이기고 우뚝 서 있는 해송(海松)군락이 나무로서는 유일하게 <자작-子爵>이라는 훈작을 받은 자작나무보다도 더 기품이 있게 눈길을 잡습니다.
▲ 권금성
우리들은 천 길 낭떠러지 꼭대기의 봉화대를 네 발로 올라가 소청, 공룡능선, 토왕성 폭포, 울산바위, 신흥사 등을 굽어보며 즐거운 시간을 만끽합니다. 바로 이 자리가 <애국가> 자막의 동영상 자료로 쓰이고 있는, 한반도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비경을 촬영한 곳입니다.
▲ 봉화대 등반
▲ 봉화대에서 바라본 공룡능선.
▲ 밀려오는 눈구름
다시 엎드려 조심조심 암벽을 내려옵니다. 이 순간, 아! 저 멀리 아득한 동해의 심해에서 빨아올린 구름이 우리들이 서 있는 선계(仙界)로 올라 와 눈발을 뿌리기 시작합니다.
▲ 눈이 내리기 시작하고....
흰 눈이 퍼붓듯 권금성을 에워싸니 금세 시야가 어두워져 도무지 수성(守城)을 하고 있을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다행이 바람이 적어 다시 케이블카를 이용해 내려옵니다.
케이블카로 하산하는 찰나의 순간에 한 자 가량의 적설량이 발길을 막았지만 첫 눈을 바라보는 안사연 내자님들의 환한 미소와 함께 효선(초4년)양과 형민(7세)군이 일기에 아랑곳하지 않고 밝게 뛰어노는 모습을 지켜보노라니 참으로 기쁨이 컸습니다.
이 모두가 천문에 밝으셨던 선조님들의 보살핌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산행팀은 한층 고조된 기분을 아끼지 않고 신흥사 쪽으로 난 세심교(洗心橋)를 건너 설경에 취하여 즐겼습니다.
▲ 폭설로 사진을 찍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카메라가 오작동을 일으키기 시작....
갑자기 텅 비었던 뇌리에서 귀경길을 떠올려 버스로 일행을 안내하고 설상에서 남성들만 참석한 가운데 <등반대장 이취임식>의 시간을 갖습니다. 신임 등반대장 영식님은 문단공 우암(휘 澍) 사업회 총무로 일하시며 안사연에 대한 애정이 깊으신 분으로 신년에 정기산행과 아울러 여름캠프, 각종행사에 주도적으로 그 역할을 다 하실 것입니다.
▲ 약식으로 진행한 등반대장 이취임식.
귀경길-미시령 통제, 진부령 통제, 한계령 통제 등의 까마득한 소식에도 오히려 우리 안사연 정기산행팀은 안타까움을 잊은 채 못다한 이야기를 나누며 돈독한 정을 키우고 그런 시간을 즐기며 원통, 인제를 벗어나 은빛 물결로 찰랑거리는 북한강의 고즈넉한 풍경을 바라보며 그 속에 남겨진 팀원들의 무수한 전설들을 들으며 무사하게 돌아 올 수 있었습니다.
끝으로 이 번 눈 축제를 함께 해 주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리며 그간 불평을 취하지 않으시고 부족함이 많았던 등반대장을 따라 최근 2년 간 산천 경계를 동행하여 주신 은혜에 머리 숙여 인사 올립니다.
황금돼지 해 안김가족의 평안함을 기원하며 글을 줄이겠습니다.
댓글목록
김윤식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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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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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즐거운 송년회 잘 봤습니다. 덕분에 설악산 비경을 감상합니다.
두 해 동안 물심양면으로 등반대장님 고생 많으셨습니다. 새 등반대장님 취임도 축하드립니다. 새해 만복이 그득 하시길 빕니다.
김항용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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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항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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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실제보다도 더 달콤한 후기로 , 현장의 나보다도 더 아름다운 사진으로 재구성해 주신 두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동안 2년동안 등반대장을 하신 상석대부님께 다시한번 큰 감사를 드립니다.
김행순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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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행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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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멋진 글과 더불어 사진이 없다면 또 한번 그 순간 감동을 못느끼겠지요.
늘 사진을 찍어주시느라 고생하시는 발용님^^ 멋진 글솜씨로 더욱 빛내주시는 상석님^^ 정말 감사합니다. 벌써 맘이 또 가고 싶네요.
김영윤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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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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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그 어떤 이벤트 보다도 황홀했던 자연의 축복속에 치루어진 안사연 송년회의 모습을 잘 담아내셨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김정중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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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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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저에겐 멋진 설경과 함께 백설공주 행순님 의 사진 등 즐비합니다만 바빠서 보내질 못 하고 있습니다. 카메라에 눈이 들어가 작동이 안될 만큼 열중해서 찍어놓은......
cd로 드리던지 할께요
김태영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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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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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안사연 5주년을 보내는 마지막 길목에서 좋은 추억을 선사하고픈 진행자의 바램이 헛되지 않고 기적을 일으켰습니다.
마치 하늘에서 축하의 사절단으로 우리 곁에 보낸 것이 아닌가 想像을 해봅니다.
아름다운 백색(白色)의 세상에서 한없이 펼치는 작고 흰 요정들의 군무(群舞),
그냥 지나쳐 오기가 못내 아쉬웠는데 아름다운 글과 사진을 보니 더욱 새롭습니다.
모든 준비와 진행을 해주신 발용님, 등반대장으로 고생하신 상석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김주회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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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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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서설'과 함께 한 '설악'에서의 안사연 5주년!
설악과 안사연의 모든 것을 담아 오셨네요. 발용 형님의 변함없는 노고에 감사 드리고,
그동안 (?)끈질긴 하야 요구에도 꾿꾿하게 버텨내신
상석 대장님의 그동안의 노고에 감사 드립니다.
우리 안사연 기초를 다지는데 큰 족적을 남기셨습니다. 공로패는 받으셨는지 궁금하고,
앞으로는 신임 영식 대장님의 등반 명령에 무조건 복종할 것을 다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