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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담 김시양 연구(석사학위 논문)-본론 (36-하담의 시세계, 돈독한 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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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항용 작성일06-12-22 14:37 조회1,622회 댓글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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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의 「題蟹甲窩次東陽尉韻」詩는 東陽尉 申翊聖(1588~1644)을 주제로 하여 지은 시이다.

     君不見              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宛丘學舍小如舟      宛丘學舍가 배처럼 작음을

     又不見              또한 보지 못했는가

     相如家徒立四壁      司馬 相如의 집이 다만 네 벽만 섰음을

   5 先生能繼故人風      선생은 옛사람의 풍류를 이어 갈 수 있어

     笑他紛紛第是甲      남들의 분분한 저택을 비웃었지.

     所居只取容膝安      사는데는 다만 무릎만 편안하면 되니

     得志不爲榱數尺      뜻을 얻는 것은 서까래가 몇 척이냐에 치우치지 않는다오.

     有時欠伸屋打頭      때때로 기지개 켜면 지붕에 머리가 부딪치고

  10 肯嫌無氈塵沒脚      담요가 없어 먼지에 다리가 묻힘을 어찌 싫어하랴.

     塔然靜坐室生白      생각을 잊고 방에 고요히 앉으면 광채가 생겨나네.

     謀道年來不謀食      道를 도모한 지 여러 해 식량을 꾀하지 않았네

     莫說書中有金屋      글공부 속에 金집이 있다 말하지 마라

     仲子未免屨自織      仲子는 스스로 신발 짜기를 못 면했으니

  15 上雨注面斜風入      위에서 비 뿌려 얼굴에 쏟아지고 바람은 빗겨 들어오고

     僅容饘粥供朝夕      겨우 묽은 죽으로 아침저녁을 때우네

     傍人誰識居廣居      곁에 있는 사람들 누가 넓은 집에 사는지 아나

     浩然胸中有眞積      호연하게 가슴속엔 참됨을 쌓았다네

     朱門繡戶足憂虞      붉은 대문 비단 창 한 집 걱정도 많겠건만

  20 此窩可以名安樂      이 움집은 安樂이라 이름 할 만하구나.

     在室如不愧屋漏      방에 있어 지붕이 새도 부끄럽지 않고

     蝸休于殼心亦得1)   달팽이처럼 껍질에서 쉬니 마음 역시 만족하네.

東陽尉 申翊聖은 宣祖의 부마이며 象村 申欽의 아들이다. 절친한 사이로 荷潭의 집에까지 찾아와서 詩를 주고받던 친구 사이다. 부마의 위치에 있으면서도 生活이 검소하며 언제나 자신을 낮출 줄 알던 그의 性品을 宛丘學舍에 비유하여 表現했다. 집이 작다고 不便할 게 무엇인가. 무릎만 편하고 뜻을 얻으면 된다고 했다. 道를 도모한 지 여러 해가 되었건만 食糧을 얻지 못하여 窮塞한 생활을 하고 있으매 글공부 속에 금집이 있다고 말하지 말라. 글공부를 하는 것은 금집을 얻기 위한 것이 아니고 도를 얻기 위함이라고 제나라의 淸廉한 선비 仲子에 비유하였다. 겨우 묽은 죽으로 아침저녁을 때우지만 가슴속에 참됨을 쌓아 가니 어찌 安樂하지 않겠는가. 여기서 安樂이라함은 邵雍이 洛陽에 거의 30년이나 살면서 거처하는 곳을 安樂窩로 명명하고 스스로 安樂 先生이라고 불렀다. 邵雍의 中好打乖吟이란 詩에서 인용하였다.    房이 있어 지붕이 새도 부끄럽지 않고 달팽이처럼 껍질에서 쉬니 마음이 역시 滿足하다고 했다. 淸廉潔白하고 가난하게 게 껍데기 같은 작은 집에서 살고 있는 知人 申翊聖의 삶을 게와 게집에 비유하여 讚揚한 詩이다.

이상은 하담이 친구들과 주고받은 시이다. 그는 交遊關係에서도 밝혔듯이 자신의 넓고 깊은 學識과 文學的 才能을 唐詩風을 선호하는 문인들과 교유하며 자연스러운 감정을 진솔하게 표현했다. 그는 신분 고하를 막론하고 시를 주고받았으며 당시 당쟁의 논의가 이미 고질화된 상황 속에서도 그 時論이 항상 객관적이며 공정성을 잃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黨色上으로 南人 계열에 屬해 있었지만 결코 한 쪽으로 기울어지지 않고 폭 넓은 雅量과 開明한 觀點을 유지하였다. 그리하여 西人 老論系 人士들도 拒否感 없이 그의 시를 읽었다.


1)『荷潭文集』 卷之十, 「題蟹甲窩次東陽尉韻」, pp.506~507.


댓글목록

김억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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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안녕하세요?
연말연시에 건강하시고 가네 두루 평안하시길 빕니다
접때 보낸 대구 종친회보는 받으 셨는지요?

김발용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발용
작성일

  대구종친회의 김억총무님!!
보내주신 대구종친회보는 잘 받아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김항용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항용
작성일

  예, 어제(12/21) 받았습니다. 잘 보았습니다.
대구종친회의 활발한 모습, 특히 종친회관 마련 계획이 원활하게 진행되는 과정을 잘 보았습니다. 
늘 건강하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