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석기(金石記)

<금석기>는 연전에 소개해 드린 것처럼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각지 진신명사(搢紳名士)들의 비석과 묘갈 소재지를 기록해 놓은 책입니다.
비석명(또는 묘갈명)을 적고
그 밑에 찬자(撰者)와 서자(書者), 소재지를 기록해 놓았습니다.

비문의 내용이 적혀 있지 않은 것이 아쉽기는 하나,
누가 어떤 방법으로 이처럼 방대한 기록을 남길 수 있었는지 놀랍기만 합니다.
기록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大司憲公(휘 希壽) 할아버지와 그 아드님 僉樞公(휘 魯) 할아버지께서 글씨를 쓰신
비석과 묘갈이 전국에 산재해 있어
우리 역사상 손꼽히는 명필이셨음을 새삼 느끼게 합니다.

황해도 수안군의 경우에는
이 지역 명사들 가운데 유일하게 進士公(휘 碩文 : 황해도 수안 입향조)의 묘갈 소재지가 적혀 있습니다.
수안은 500년 세거지건만
남쪽 땅에서는 할아버지 편린 한 조각 얻어 보기도 어려운데,
반갑고 고마운 책이라 가끔 꺼내 보게 만듭니다.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한 사람의 필체인 것으로 보아
직접 답사하지는 않은 것 같고,
문집을 비롯한 각종 자료를 보고 편집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 원자료를 더욱 찾고 싶은 날입니다.
허나, 세상은 공평한 것이라 욕심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법.
그게 두려울 뿐입니다.

■문온공(휘 구용) → 2子 부사공(휘 묘) → 3子 사인공(휘 계우) → 1子 현감공(휘 자균) → 1子 진사공(휘 석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