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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꽃 이야기(3)-수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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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항용 작성일07-07-09 08:03 조회1,65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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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속 무지개처럼 날마다 새옷 인사 <눅눅한 기분 달래는 수국> 2007-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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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국 의 아름다운 가짜 꽃을 한데 모아 크고 둥글게 만든것이 수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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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국은 꽃 색깔이 변한다. 이 때문에 꽃말에는 ‘변덕’이라는 말이 붙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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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색갈이 변하는 수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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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또 변했다.  

장마철에는 왠지 울적해지기 쉽다. 비가 오지 않더라도 흐릿한 하늘은 우리의 마음도 회색빛으로 만들곤 한다. 그러나 아파트 문을 나서다 무심코 바라본 화단 한 켠에서 인사하는 수국을 보면 순간 흐릿한 마음도 걷히고 만다. 수국은 오히려 찌뿌듯한 날씨에 더 화사한 자태를 뽐내는 꽃이다. 비에 젖은 수국은 유난히 밝게 웃는다.

‘물 수(水)’에 ‘국화 국(菊)’. 수국은 이름에도 ‘물’이 있다. 학명인 ‘히드란지아(hydrangea)’도 ‘물’과 ‘용기(容器)’의 합성어라고 하니 장마철에는 역시 수국이 제격이다.
수국은 전 세계 정원을 장식하는 대표적인 관상용 꽃이다. 적당히 화려하면서도 차분하고 산뜻한 분위기를 풍긴다. 무엇보다 오래 꽃을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토양 상태따라 변색…꽃말 ‘변덕’

수국의 꽃색은 식물색소인 안토시아닌의 발현에 영향을 미치는 물질이 있거나, 토양의 PH농도, 알루미늄이온의 양에 의해 여러 가지로 변한다. 그래서 수국을 변덕스럽고 지조없는 꽃이라 하여 꽃말에도 ‘변덕, 냉담, 거만’ 등이 붙어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변덕스러움이 오히려 눅눅하고 지루한 장마철을 잊게 만든다.

그러나 수국에 행복한 미소만 배어 있는 건 아니다. 씨를 만들지 못하는 아픔을 지녔다. 산수국을 알면 수국의 비애를 느낄 수 있다. 산수국은 씨를 만들어 종족을 번식시키는 진짜 꽃과, 진짜 꽃을 도와 곤충을 유혹하는 가짜 꽃으로 이뤄져 있다. 작은 진짜 꽃이 꽃가루받이를 끝내고 빨리 시드는 것과는 달리, 크고 화려한 가짜 꽃은 오래도록 형태와 색깔이 변하지 않는 특징이 있다. 진짜 꽃의 번식 기능을 없애고 오래도록 꽃을 볼 수 있는 가짜 꽃만 한데 모아 둥근 꽃을 만들었는데 이것이 수국이다.

화려한 자태만큼 억누른 아픔도 크기 때문일까? 수국의 꽃은 올해도 응어리진 아픔을 칠색조 같은 변화로 표출하고 있다.

/한국몬테소리 출판 ‘꽃의 신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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