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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를 숙이면 부딪치는 법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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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중 작성일02-06-01 21:11 조회1,51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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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아홉 어린나이에 장원 급제를 하여 경기도 파주 군수가된

맹사성의 가슴은 자만심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어느날 그가 무명선사를 찾아가 물었습니다.

"스님이 생각하시기에 이고을에 최고의 덕목으로 삼아야 할 것은 무엇입니까?"

"그건 어렵지 않지요. 나쁜 일을 하지 말고 착한 일을 많이하면 됩니다."

"그런것은 어린애도 다 아는 이치 아닙니까?

먼 길을 온 내게 고작 그것밖에 할 말이 없답니까?"

맹사성은 거만하게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습니다.

무명선사가 차나 한 잔 하라고 붙잡자 그는 못 이기는 척 자리에 앉았습니다.

그런데 선사가 물이 넘치도록 차를 따르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스님 찻물이 넘쳐 방바닥이 흥건해졌습니다.그만 따르시지요."

맹사성이 소리쳤지만 선사는 태연하게 계속 차를 따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는 화가 잔뜩 난 맹사성을 보고 말했습니다.


"찻잔이 넘쳐 방바닥을 적시는 것은 알면서,

지식이 지나쳐 인품을 망치는 것은 왜 모르십니까?"

스님의 이 한마디에 맹사성의 얼굴은 붉게 달아 올랐고,

그는 급히 일어나 방문을 열고 나가려다

그만 문에 세게 부딪치고 말았습니다.

그러자 선사는 웃으면서 말했습니다.


"고개를 숙이면 부딪치는 법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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