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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꽃 이야기(14)-둥근잎 꿩의 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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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항용 작성일07-09-21 09:25 조회1,49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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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박함 뚫고 잉태 가을 바위틈 열정 <둥근잎꿩의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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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청송에 자리한 주왕산은 기암절벽과 폭포가 많아 일찍이 국민관광지로 지정된 곳이다. 주왕의 딸 백련공주의 이름을 딴 백련암, 청학과 백학이 둥지를 틀고 살았다는 학소대, 주왕의 아들과 딸이 달 구경을 했다는 망월대 등 시대를 초월한 전설이 빼어난 경관과 어울려 잊지못할 추억을 이룬다.

둥근잎꿩의비름은 주왕산에 자라는 한국 특산식물이다. 잎은 두껍고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으며 두 장씩 마주 붙는다. 잎과 꽃차례가 둥글게 생겨 둥근잎꿩의비름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속명(Sedum)’은 라틴어의 ‘앉는다’라는 뜻으로 바위 곁에 앉은 모습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9월 중순인 이맘때면 자홍색 꽃이 원줄기 끝에 빼곡히 모여 화사한 자태를 뽐낸다.

둥근잎꿩의비름은 주로 바위틈에서 뿌리를 내리고 자생한다. 주왕산 높은 바위틈에 홀로 내려 온 이 꽃을 만나면 그날은 행운을 만날지도 모를 일이다.
둥근잎꿩의비름은 선인장처럼 몸에 수분이 많은 다육식물이다. 이 꽃이 주로 자라는 절벽의 바위틈은 척박하고 메마르다. 낮이면 복사열로 바위가 데워져 식물의 잎이 쉽게 마른다.

그러다가 밤이면 온도가 갑자기 떨어져 이른 봄에는 새싹이 얼 수도 있다. 또 오래도록 비가 내리지 않으면 풀들은 말라 죽고 만다. 이러한 혹독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둥근잎꿩의비름은 잎을 두껍게 하여 비가 내릴 때는 물을 저장했다가 가물 때 조금씩 쓰면서 살아간다.

힘든 환경을 지혜롭게 극복하고 그래서 더 화사한 꽃을 피우는 등근잎꿩의비름. 그 투명한 초록 빛의 둥근 잎과 자줏빛 짙은 붉은색 꽃무리가 초가을의 감동적인 어울림을 이뤄내 원예종으로도 인기가 높다.

/한국몬테소리 출판 ‘꽃의 신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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