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꽃 이야기(16)-한라구절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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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항용 작성일07-10-10 08:53 조회1,802회 댓글1건본문
가을 산야 물들이는 ‘국화의 어머니’ <한라구절초> | 2007-10-05 |
![]() 한라구절초 |
구절초는 바위구절초, 한라구절초 등 10여 종이 있다. 보통 들이나 섬에서 자라는 구절초들은 키가 50㎝ 정도지만 고산식물인 바위구절초와 한라구절초는 키가 10㎝ 정도로 작다. 백두산 1500m 이상에서 자라는 바위구절초는 하늘이 비치는 천지 주변의 자갈밭에서 무리지어 피는 대표적인 들꽃이다.
또 한라산 1100m 이상 바위틈에서 자라는 한라구절초는 10월 중순쯤부터 한 달여 동안 꽃을 피운다. 백록담 분화구에 무리지어 피는 대표적인 가을꽃이다. 고산지대의 바위틈을 고향으로 하는 탓에 척박한 땅에서는 잘 자라지만 습기가 많은 곳은 싫어 한다. 키가 작아 원예종으로도 인기가 높다.
한라구절초나 바위구절초 모두 오랜 시간 그들만의 삶의 지혜를 몸으로 익히고 진화했다. 세찬 바람과 추위를 이기기 위해 몸을 낮추는 한편 다른 구절초와 달리 잎을 가늘게 찢어 바람의 영향을 최소화했다. 대를 잇기 위한 지혜는 더 놀랍다. 구절초 한 무더기 안에는 흰 꽃들 속에 분홍빛 꽃들이 섞여 있다. 가만히 보면 꽃빛깔로 뭔가를 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한라구절초는 꽃이 피기 시작하면 화사한 분홍빛이다. 그 빛깔은 ‘나 결혼하고 싶어요’라는 뜻이다. 짙은 분홍 몸짓과 감미로운 향기로 유혹하면 사방에서 곤충들이 몰려들어 중매쟁이를 자처한다. 그러나 꽃가루받이를 끝내면 분홍 꽃빛깔은 연분홍빛으로 엷어져서 마침내 흰 꽃으로 변한다. “내 몸에 아기가 자라고 있어요. 가까지 오지 마세요.” 중매 따위는 더 이상 필요없다는 신호다.
/한국몬테소리 출판 ‘꽃의 신비’에서
댓글목록
김상석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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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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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우리가 보통 "꽃구경 가자꾸나" 하는 것은 색시처럼 꽃으로 울긋불긋한 봄나들이가 아니라 그 꽃을 피어내고 마지막 몸부림으로 잎새들이 불타오르는 가을날, 듬성듬성 소리없이 몰래피는 야생화를 보기위한 것은 아닐런지요? 급격한 지구온난화로 이젠 자생지와 개화시기가 바뀌는 것은 물론 식물군의 남방,북방한계선이 무너진다는 어두운 소식을 접하며 우리가 잊고 살았던 자연에서 피는 소중한 꽃들도 오래도록 보지 못할 거라 생각하니 벌써 애가 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