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설화(5)-김치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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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항용 작성일02-12-18 00:45 조회1,548회 댓글0건본문
<반정을 택일해 주고 살아난 김치>
광해군(光海君) 때의 간신 이이첨(李爾瞻)과 임금의 친척인 유희분(柳希奮)이 국권을 잡고 정사를 어지럽히니, 앞날을 아는 사람들은 모두 벼슬에서 물러났다. 그러나 심곡(深谷) 김치(金緻)는 처음에 물드는 것을마다하지 않고 북인(北人)에 가담하였다가 나중에 폐모(廢母)하는 일이 생기자 화가 자기에게 미칠 것을 두려워하여 병을 핑계로 물러나서 양산(楊山)에서 살았다. 그는 평소에 운명학(運命學)을 익힌지라 스스로 자신의 운명을 점쳐보니 물 수( )변의 성씨를 가진 사람을 만나야만 비로소 화를 면할 수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이 때 승평(昇平) 김류(金 )가 여러 사람들과 더불어 반정(反正)을 도모했는데 어떤 사람이 말하기를,
"김치가 운명학을 잘 아니 우리들의 운명을 그에에 물어보는 것이 좋겟다."
하고 곧 심기원(沈器遠)으로 하여금 가서 물어 보게 하였다. 그래서 심기원이 김치를 찾아가니, 김치가 여러 사람들의 사주를 상위에 펴놓고 하나 하나 차례로 보더니 갑자기 놀라며,
"모두 장래에 재상이 될 운수이니, 참으로 이상한 일이오. 그대도 또한 머지않아 재상이 되겠소이다."
라 하였다. 심기원이 곧 능양군(綾陽君)의 사주를 내 보이며 말하기를,
"이는 궁박한 선비의 운수인데 그대에게 물어봐 달라고 원하였습니다."
하니, 김치가 오랫동안 자세히 보다가 급히 일어나 의관을 바로 잡고 향을 피우고는 꿇어 앉아서 그 사주를 다시 보았다. 심기원이 말하기를,
"어찌하여 그 사람의 사주를 보면서 존경을 표하는 것이 그토록 지극합니까?"
하자, 김치가 말하기를,
"이 분은 임금이 될 사주인데 어찌 감히 공경하지 않을 수 있겠오?"
라고 대답하였다. 심기원이 거짓 놀라는 체하며 말하기를,
"멸족을 당할지도 모르는데 어찌 그런 위험한 말씀을 쉽게 하십니까?"
하자 김치는 비로소 자기의 운명이 물 수( )변이 있는 성씨를 가진 사람을 만나야 비로소 화를 면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곧 일어나 절을 하고 말하기를,
"지금 여러 분들의 사주를 보니, 분명히 반정을 도모하지 않는다면 이렇게 여러 사람이 한 번에 부귀영화를 누릴 수 없습니다. 지금 흉악한 간신들이 모여 폐모시키는 일까지 저지르고 윤리와 기강이 끊어졌습니다. 진실로 나라를 걱정하는 사람이라면 이 어지러움을 다스리고 반정을 할 마음을 갖지 않겠습니까? 나는 서두르기는 하나 택일할 줄도 아는데, 그대들은 거사를 언제로 잡았오?"
하니, 심기원이 더 속일 수 없음을 알고 곧 말하기를,
"지금 아무개와 아무개 등 여러 사람들이 바야흐로 능양군(綾陽君)을 추대하여, 3월 아무 날을 거사하는 날로 잡고 있습니다."
하니, 김치가 오랬동안 생각하다가 말하기를
"그 날은 좋은 때라고 할 수 없습니다. 지금 이 거사는 매우 큰 일이니, 실로 죽이고 부수고도 복덕을 받는 날이 아니면 안됩니다. 내 생각으로는 3월 17일보다 더 좋은 날이 없습니다. 이 날은 비록 밀고가 있어도 크게 우려할 일이 못됩니다."
라 하였다. 심기원은 이 말을 여러 사람들에게 전하고, 곧 그날을 거사하는 날로 정했다. 거사가 성공하여 능양군이 인조(仁祖)로 왕위에 오르자 김치는 화를 면하고 (安東府使)에 임명되었다. <금계필담(金溪筆談)>
▣ 솔내영환 -
▣ 솔내영환 -
▣ 김주회 -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이야기식으로 꾸며져서 그런지 머리에 쏙쏙 들어옵니다.
▣ 김윤만 - 신경진과 김류는 인조정변의 동지입니다. 그리고 신경진의 아버지 신립과 김류의 아버지 김여물이 임진왜란 당시 충주 탄금대에서 함께 전사한 관계로 평소 친분이 두터웠다고 합니다.
▣ 태영/문 - 감사합니다. 잘 모아서 문중 이야기책으로 엮어도 좋겠습니다.
▣ 김발용 -
▣ 김태서 - 감사합니다.
▣ 김은회 - 감사합니다.
▣ 郡/김태영 -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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