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 김득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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郡/김태영 작성일03-01-04 02:11 조회1,501회 댓글0건본문
§ 독서(讀書)
글이란 옛 성현(聖賢)들의 정신과 심술(心術)의 운용이다. 옛 성현들이 영구히 살면서 가르침을 베풀 수 없었기 때문에 반드시 글을 지어서 후세에 남겨 후인들로 하여금 그 글 속의 말을 통하여 성현의 자취를 찾고 그 자취를 통하여 성현의 이치를 터득하게 하고자 한 것이니, 이 때문에 후세의 선비들이 한결같이 글을 읽어서 성현의 뜻을 추구하는 것이다. 그러나, 많이 읽지 않으면 그 의미를 알 수 없으며, 널리 보지 않으면 그 변화에 통달할 수 없다. 옛사람이 말하기를,
“책 일만 권을 읽으면 붓끝에 신기가 어린 듯하다.[讀書破萬卷 下筆如有神]” 하였으며, 또 말하기를 “글을 일천 번을 읽으면 그 의미가 저절로 나타난다.[讀書千遍 其義自見]” 하였으며, 또 말하기를 “묵은 글을 싫증내지 않고 일백 번을 읽는다.[舊書不厭百回讀]” 하였으며, 또 말하기를 “일만 권의 책을 가지고 있으면 일백 개의 성을 가진 것보다 낫다.[擁書萬卷 勝於南面百城]” 하였으며, 또 말하기를 “책 오천 권을 읽지 않은 자는 내 방에 들어 오지 말라.[有不讀五千卷者 不入吾室]” 하였으니, 옛사람이 독서함에 있어서 그 양이 많고 그 폭이 넓었음을 알겠다. 내가 보건대, 동악(東岳) 이안눌(李安訥)의 말에, “일찍이, ‘글을 읽으려면 반드시 일만 번을 읽어야 신명한 경지에 통할 수 있다.’는 모재(慕齋) 김안국(金安國) 선생의 말을 듣고 즉시 《두율(杜律)》을 가져다 1만 3천 번을 읽었다.” 하였는데, 드디어 그는 시로 세상에 이름이 났던 것이다.
또 백곡(柏谷) 김득신(金得臣)이 있으니 자가 자공(子公)인데, 성품이 어리석고 멍청하였으나 글 읽기만은 좋아하여 밤낮으로 책을 부지런히 읽었다. 무릇 고문은 만 번이 되지 않으면 중지하지 않았는데, 백이전(伯夷傳)을 특히 좋아하여 무려 1억 1만 8천 번을 읽었기 때문에 그의 소재(小齋)를 억만재(億萬齋)라 이름하였으며, 문장으로 이름을 드날렸다. 효종(孝宗)이 일찍이,
낙엽진 고목에는 찬 안개가 감돌고 / 古木寒煙裏
쓸쓸한 가을 산에 소나기 흩뿌리네 / 秋山白雨邊
저무는 강물에 풍랑이 일어나니 / 暮江風浪起
어부는 서둘러서 뱃머리를 돌리누나 / 漁子急回船
라고 한 그의 시 용호음(龍湖吟) 한 절구를 보고 이르기를, “당인(唐人)에게 부끄럽지 않다.” 하였다. 판서 유재(游齋) 이현석(李玄錫)이 그의 묘갈(墓碣)에 명(銘)하기를,
무회씨와 갈천씨의 순박한 백성이며 / 無懷葛天之民
맹교와 가도처럼 뛰어난 시일러라 / 孟郊賈島之詩
80년 마음 가짐 하루와 같았으니 / 行心八十年兮如一日
억만 번 글 읽음이 기이하고 기이터라 / 讀書億萬數兮奇又奇
하였는데, 사람들이 이를 일러 진실된 기록이다 하였다.
순암(順菴) 안정복(安鼎福)의 상헌수필에서 옮김.
▣ 김윤만 -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김태서 - 잘 읽었습니다.감사합니다.
▣ 김윤식 - 1억 1만 8천번!!
▣ 김항용 - 억마재와 억만번 일기---
▣ 김주회 - 귀한 자료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김재원 -
▣ 김은회 - 감사합니다.
▣ 솔내 -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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