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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범(96) 민족통일의 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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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내영환 작성일03-02-13 21:25 조회1,60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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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문제는 우리 힘으로







김구의 통일 노력은 미소 군 철수와 함께 남북 협상에 의한 자주적 통일정부 수립으로 귀착된다.



온갖 모략과 비방과 오해를 무릅쓰고 그의 북행 결심은 조금도 굽어지지 않는다. 이에 대해 김구는



다음과 같이 그 심경을 피력했다.



지금 우리의 건국 사업은 최대의 난관에 봉착하고 있다. 우리는 이제까지 한국의 독립을 연합국이나



유엔에 대하여 희망을 두었으나 우리의 독립은 점점 혼란에 빠지게 되었다. 이러한 중대한 위기에



처해서 외국에 의거할 수 없으니 지금에 와서는 죽거나 살거나 우리 민족의 자력으로 우리 문제를



해결할 수밖에 없다. 총선거나 헌법제정으로써 조국을 통일한다고 하나(이승만은 군정계획을 지적한



것임) 이것은 민족을 분열하는 것이니 불가하다. 유엔이 아무리 사주하여 군정을 세운다 하더라도



이것은 우리가 자손만대에 전할 수 있는 정부가 될 수 없는 것이다.





공산주의나 여하한 주의를 가진 자를 불문하고 외관을 벗기면 동일한 피와 언어와 조상과 도덕을 가진



조선 민족이지 이색 민족이 아니므로 이러한 누란의 위기에 처하여 동족과 친히 좌석을 같이하여



여하한 외부의 음모와 모략이라도 이것을 분쇄하고 우리의 활로를 찾지 않으면 안되겠다. 그러므로



나는 외국인의 유혹과 국내 일부인사의 반대를 물리치고 혼연 남북회담에 참가키로 결정하였다.



공수래 공수거할까 기우하는 이도 있으나 우리의 전도에는 위대한 희망이 보이고 있다. 이번 북행에



남조선의 사태의 변화에 따라 모종의 음모도 있을는지 모른다. 내가 가만히 있으면 평안한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다.





70평생을 동족을 사랑하고 국가를 사랑하고 독립을 위하여 사는 나로서 일신의 안일을 위하여 우리



3천만 형제가 한없이 지옥의 구렁으로 떨어지려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 있겠는가...나는 여하한



음모와 모략을 무릅쓰고 오직 우리 통일과 독립과 활로를 찾기 위하여 피와 피를 같이한 동족끼리



서로 마주 앉아 최후의 결정을 보려고 결연 가려 한다. 민족의 정기와 단결을 위하여 성패를 불문하고



피와 피를 같이한 곳으로 독립과 활로를 찾으며 나는 결연 떠나려 한다.(1948년 4월 17일)





북행길을 며칠 앞두고 김구가 기자에게 자기의 비장한 심정을 말한 성명 내용이다. 이 무렵 김구에



가해진 갖가지 모략과 음모는 말할 수 없이 많았고 언제 누구에 의해 생명이 희생당할지 조차 알 수



없는 그렇게 무시무시한 분위기였다. 생명을 걸고라도 북행하겠다는 김구의 결의가 그의 말 마디마디



속에 나타나 있다.





김구는 자기의 북행이 결코 자기 개인의 일이 아니오, 민족 전체의 운명에 관련된 중대사라고 보았다.



그래서 김구는 자기의 북행이 실패되면 전 민족이 실패하는 것이고 성공이 있다면 그것은 전민족의



성공이며 결코 자기 개인 문제가 아님을 강조하고 있다.





김구의 북행에 대해 이승만 계열에서는 치열한 반대를 벌렸다. 김구의 그러한 남북협상은 장차



세우려는 남한 단정에 커다란 위협이 되기 때문이었다. 김구의 숙소인 경교장에는 떠나기도 전에 벌써



며칠 전부터 이승만의 단정노선에 추종하는 사람들이 모여들어 김구의 출발을 힘으로 저지하려했다.





1910년대 이승만을 하와이로 초청한 박용만은 이승만을 지적하여 "이승만은 입으로는 민주주의를



내세우나 반대파에 대해서는 몽둥이와 주먹을 휘둘러 힘으로 상대방을 억압하는 것을 상례로 한다."고



개탄했었다. 이승만은 김구의 북행이 자기의 단정노선에 큰 장애가 된다고 보고 예의 자기를 추종하는



학생들을 동원하여 경교장을 거의 포위하다시피 했다. 학생들을 동원하여 자기의 정치야망을



달성하려는 수법은 이같이 이미 1948년 그가 집권하기 전부터 이용하고 있었다. 김구는 그의



평양행을 저지하려는 시위군중-주로 학생이 동원되었음-에게 다음과 같은 연설을 했다고 한다.





학생들은 미래의 주인공이다. 그런 까닭에 정의를 위하여 싸움하는 용사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제군의 행동은 어떠했나. 내가 장덕수 사건으로 억울하게 미군법정에 섰을 때 제군들은 어떠한 태도를



취했던가. 나는 그때 너희들이 과연 비겁한 것을 알았다. 참으로 정의의 깃발 밑에서 싸우는 학도라면,



아니 나 김구를 진심으로 믿고 따른다면 어째서 시위운동 한번도 못했는가. 나는 그때부터 실망을



느꼈다.





더구나 단독정부가 수립되어서 너희들이 그 정부의 일꾼이 되는 날이면 나 김구를 그 때에는 죄인과



같이 잡아다가 두들겨 죽일 것이다. 나는 나 김구 일개인의 감정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정말로 민족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너희들은 내가 함정에 빠져 갖은 억울한 욕을 다보고 있을 때에는 낮잠만 자고 있다가 내가 옳은 일을



해보려면 밤잠을 자지 않고 반대하니 도대체 무엇들이냐! 오늘도 내가 이 땅의 민족을 위하여 옳은



일을 하러 북행하려는데 너희들이 이렇게 방해를 놓고 있으니 한심하다. 한 번 간다고 했으면



나 김구는 가고야 마니까 빨리 집으로 돌아가서 책이라도 한 장 더 보라! 한 번 간다고 내가 결심한



것은 누가 말려도 쓸데 없어. 백마리 소를 모아서 나 김구를 끌려해도 내 마음은 꼼짝하지 않아! 누가



뭐래도 좋다. 나는 이 길이 마지막이 될지 어떻게 될지 몰라도 나는 이북의 동포들을 뜨겁게



만나보아야겠다.(백범어록 P273-4)



송건호의 [백범]에서 인용









▣ 김발용 -

▣ 김은회 - 잘 읽었습니다.

▣ 김주회 - 잘 보았습니다.

▣ 김윤만 - 선생님의 굳센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글입니다.

▣ 김재이 - 잘 읽었습니다

▣ 김윤식 - 감사합니다. 예전에 서울에서 개성으로, 반대로 개성에서 서울로 경의선 열차를 타고 통학을 했다고들 하시는 걸 들으면 일일 생활권이나 마찬가지였는데...안타깝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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