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 [晩翠堂記]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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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내영환 작성일03-03-14 18:29 조회1,497회 댓글0건본문
이 [만취당기]는 소설가 김문수씨가1989년 {실천문학, 여룸호}에 발표한 단편입니다.
이 만취당기는 이해 동인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한 작품입니다.
[만취당기]는 실제 소재지인 의성의 안동김씨 도평의공파 소유인 [의성 만취당]의 사실과는
전혀 관련이 없으며, 이 소설의 내용도 전혀 허구 임을 밝혀두고 그저 제목이 같다는 이유만으로
재미 삼아 옮겨 적어 연재하니 소설은 소설일뿐 오해 없으시기 바랍니다.
[晩翠堂記] -9-
그가 떠나자 이 경장은 화톳불을 끄기 시작했다.
“우리 부친께서 틀림없이 이 동촌리에 오셨을 텐데, 이장집에 가면 확인할 수 있을지 모르겠군요.”
“실은,,,,.”
이 경장은 불 단속을 하느라고 굽혔던 허리를 펴고 잠시 멈췄던 얘기를 잇기 시작했다.
“어르신네께서 내려오셨던 건 확실합니다. 이짜, 택짜, 희짜 쓰시는 어른 아닙니까?”
“아니 어떻게 이름까지,,,.”
나는 그의 말에 깜짝 놀랐다.
“제 이름과 똑같아서 욀 수가 있었습니다만. 실은 어르신네께서, 저희들이 어제 어르신네를
연행했던 일이 있었습니다.”
“지금 뭐랬소?” 연행이라고 했소?“
나는 내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가 나를 놀래켰기 때문에 혹 헛들은 것이 아닌가
싶었던 것이다.
“실은 어르신네께서 어제 약주가 과하셔가지고 군청에 들어가 군수 비서실에서 행패를,
군청에서 연락해 오길 행패를 부렸다는 겁니다.”
“행패라뇨?” 무슨 행패를 부렸단 말입니까?“
나는 나도 모르게 언성을 높였다.
“그보다 먼저 아셔야 될 게 있으십니다만. 실은 만취당이 헐리게 됐습니다. 만취당뿐만 아니라
동촌리에 있는 모든 집들이 헐리게 된 겁니다.”
“그건 또 무슨 얘깁니까?”
“여기에 농공단지가 들어서게 된 겁니다.”
이 경장의 설명은 주민들에게 이미 이주비가 다 지불되었고 이주가 완료되는 다음달부터는
공사가 시작되게끔 돼 있다는 것이었다. 그의 얘기는 계속되었다.
“어르신네께서는 그 사실을 아시고 홧술을 잡수신 끝에 군청에 들어가셔서 군수를 만나시겠다고
했는데 비서실에서 약주가 잔뜩 취하신 분이라 군수를 만나게 해주질 않았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어르신네께서 화가 나셔서 비서실 전화며 의자를 집어던지는 소동을 일으키신 겁니다.”
경찰에 연행된 아버지는 술이 깬 뒤 조사를 받게 되었는데 그 결과 그렇게 행동하게 됐던 까닭을
알게 되었고 또 이곳 태생의 노인이기도 해서 군청과 타협해 훈계 방면했다는 것이었다.
“아마 모르면 몰라도 어제 밤차로 올라가셨지 싶습니다만, 어젯밤에 내려오시고 올라가시고 길이
엇갈리신 모양입니다. 이장집에 전화가 있으니 가셔서 댁에 전활해 보시지요.”
나는 일시에 맥이 탁 풀리고 말았다. 아버지를 찾으러 왔다가 길이 어긋났다는 점도 맥빠지게 했지만
그보다도 이제는 만취당을 영원히 되찾을 수가 없게 됐다는 실망감이 결정적으로 나를 그토록
맥빠지게 한 것이었다. 내가 이런데 아버지의 심정은 그야말로 어떠했겠느냐 싶었다.
우리가 도착되었을 때, 김 순경은 이장댁 사랑방을 말끔히 치워놓고 있었다. 이장도 김 순경과 함께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장은 내 또래의 젊은이였고 복장이며 태도가 농촌사람답지 않게 세련되어
있었다. 이경장의 소개로 나와 이장은 수인사를 나누었다.
김 순경에게 자세한 말씀을 들었습니다만 만취당에서 사셨었다구요?“
“살았다기보다 거기서 태어나 일곱 살까지 자랐지요.”
“어쨌든 그 집이 헐리게 돼서 여간 서운하시지 않겠습니다. 실은 우리 고장에서는 드문 고택이고
해서 문화재로 지정받으려고 노력을 했었습니다. 그래 문회재위원인가 하는 분들이 서울에서
내려오기까지 했었는데 워낙 옛날집인 데다가 또 그 동안 살았던 사람들이 관리를 잘 못해서 집이
많이 상했다고 합니다. 다른 곳에다 옮겨 세울려고 해도 살릴 수 있는 재목이 얼마 안 된다는 겁니다.
그러니 도리가 있어야죠.“
“그 집은 건물보다도 터가 명당이라는 건데,.”
나는 건믈에 대한 것 보다도 집터에 대한 애착 때문에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이장이 내 말을 받았다.
“거기까지는 몰라도 한때 얘기가 많았습니다. 만취당에 사는 사람 중에서 정승이 셋 나오게 돼
있는데 둘이 이미 옛날에 났고 나머지 하나가 남았는데 박 아무개더라고요.”
“그 사람이 누굽니까?”
"얼마 전까지 살았던 그 집 맏아들인데 국회의원에 나왔다가 형편없이 낙방한 사람입니다. 이런
말씀을 드려서 좋을지 모릅니다만 이런 시골에선 여당 공천을 받으면 대개는 당선이 되는 법이거든요.“
이 경장이 이장의 말에 꼬리를 달았다.
“아니할 말로 우리도 많이 밀어줬는데 참패를 당했지요. 그 아버지 되는 사람이 워낙 인심을 많이
잃었거든요.”
이번에는 이장이 토를 달았다.
“말이야 바른 말이지만 당자도 학벌만 번드름했지 인심을 많이 잃은 모양입디다. 사람이 거만하다고,
어쨌든 그 사람이 떨어지기 전엔 우리동네에 큰 인물 났다고 야단이더니 떨어지고 나니까 이번에는
정작 만취당에서 난 인물은 서울에 있다고들 야단이지 뭡니까. 면전에서 죄송합니다만 선생님을
두고 하는 얘기들이었습니다.”
나는 그의 얘기에 실소를 금할 길이 없었다. 내 웃음에 이장은 자신의 말에 저금도 거짓이 없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정색을 하며 다시 입을 얼었다.
“정말입니다. 고로들의 입에서 나온 얘깁니다.”
▣ 김윤만 - 만취당기가 허구적 소설이기는 하나 그 무대는 의성 사촌이 맞는 거지요?
▣ 김태서 - 잘 읽었습니다.감사합니다.
▣ 김창우 -
▣ 김주회 - 잘 보았습니다.
▣ 김항용 -
▣ 김은회 - 잘 보았습니다.
이 만취당기는 이해 동인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한 작품입니다.
[만취당기]는 실제 소재지인 의성의 안동김씨 도평의공파 소유인 [의성 만취당]의 사실과는
전혀 관련이 없으며, 이 소설의 내용도 전혀 허구 임을 밝혀두고 그저 제목이 같다는 이유만으로
재미 삼아 옮겨 적어 연재하니 소설은 소설일뿐 오해 없으시기 바랍니다.
[晩翠堂記] -9-
그가 떠나자 이 경장은 화톳불을 끄기 시작했다.
“우리 부친께서 틀림없이 이 동촌리에 오셨을 텐데, 이장집에 가면 확인할 수 있을지 모르겠군요.”
“실은,,,,.”
이 경장은 불 단속을 하느라고 굽혔던 허리를 펴고 잠시 멈췄던 얘기를 잇기 시작했다.
“어르신네께서 내려오셨던 건 확실합니다. 이짜, 택짜, 희짜 쓰시는 어른 아닙니까?”
“아니 어떻게 이름까지,,,.”
나는 그의 말에 깜짝 놀랐다.
“제 이름과 똑같아서 욀 수가 있었습니다만. 실은 어르신네께서, 저희들이 어제 어르신네를
연행했던 일이 있었습니다.”
“지금 뭐랬소?” 연행이라고 했소?“
나는 내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가 나를 놀래켰기 때문에 혹 헛들은 것이 아닌가
싶었던 것이다.
“실은 어르신네께서 어제 약주가 과하셔가지고 군청에 들어가 군수 비서실에서 행패를,
군청에서 연락해 오길 행패를 부렸다는 겁니다.”
“행패라뇨?” 무슨 행패를 부렸단 말입니까?“
나는 나도 모르게 언성을 높였다.
“그보다 먼저 아셔야 될 게 있으십니다만. 실은 만취당이 헐리게 됐습니다. 만취당뿐만 아니라
동촌리에 있는 모든 집들이 헐리게 된 겁니다.”
“그건 또 무슨 얘깁니까?”
“여기에 농공단지가 들어서게 된 겁니다.”
이 경장의 설명은 주민들에게 이미 이주비가 다 지불되었고 이주가 완료되는 다음달부터는
공사가 시작되게끔 돼 있다는 것이었다. 그의 얘기는 계속되었다.
“어르신네께서는 그 사실을 아시고 홧술을 잡수신 끝에 군청에 들어가셔서 군수를 만나시겠다고
했는데 비서실에서 약주가 잔뜩 취하신 분이라 군수를 만나게 해주질 않았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어르신네께서 화가 나셔서 비서실 전화며 의자를 집어던지는 소동을 일으키신 겁니다.”
경찰에 연행된 아버지는 술이 깬 뒤 조사를 받게 되었는데 그 결과 그렇게 행동하게 됐던 까닭을
알게 되었고 또 이곳 태생의 노인이기도 해서 군청과 타협해 훈계 방면했다는 것이었다.
“아마 모르면 몰라도 어제 밤차로 올라가셨지 싶습니다만, 어젯밤에 내려오시고 올라가시고 길이
엇갈리신 모양입니다. 이장집에 전화가 있으니 가셔서 댁에 전활해 보시지요.”
나는 일시에 맥이 탁 풀리고 말았다. 아버지를 찾으러 왔다가 길이 어긋났다는 점도 맥빠지게 했지만
그보다도 이제는 만취당을 영원히 되찾을 수가 없게 됐다는 실망감이 결정적으로 나를 그토록
맥빠지게 한 것이었다. 내가 이런데 아버지의 심정은 그야말로 어떠했겠느냐 싶었다.
우리가 도착되었을 때, 김 순경은 이장댁 사랑방을 말끔히 치워놓고 있었다. 이장도 김 순경과 함께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장은 내 또래의 젊은이였고 복장이며 태도가 농촌사람답지 않게 세련되어
있었다. 이경장의 소개로 나와 이장은 수인사를 나누었다.
김 순경에게 자세한 말씀을 들었습니다만 만취당에서 사셨었다구요?“
“살았다기보다 거기서 태어나 일곱 살까지 자랐지요.”
“어쨌든 그 집이 헐리게 돼서 여간 서운하시지 않겠습니다. 실은 우리 고장에서는 드문 고택이고
해서 문화재로 지정받으려고 노력을 했었습니다. 그래 문회재위원인가 하는 분들이 서울에서
내려오기까지 했었는데 워낙 옛날집인 데다가 또 그 동안 살았던 사람들이 관리를 잘 못해서 집이
많이 상했다고 합니다. 다른 곳에다 옮겨 세울려고 해도 살릴 수 있는 재목이 얼마 안 된다는 겁니다.
그러니 도리가 있어야죠.“
“그 집은 건물보다도 터가 명당이라는 건데,.”
나는 건믈에 대한 것 보다도 집터에 대한 애착 때문에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이장이 내 말을 받았다.
“거기까지는 몰라도 한때 얘기가 많았습니다. 만취당에 사는 사람 중에서 정승이 셋 나오게 돼
있는데 둘이 이미 옛날에 났고 나머지 하나가 남았는데 박 아무개더라고요.”
“그 사람이 누굽니까?”
"얼마 전까지 살았던 그 집 맏아들인데 국회의원에 나왔다가 형편없이 낙방한 사람입니다. 이런
말씀을 드려서 좋을지 모릅니다만 이런 시골에선 여당 공천을 받으면 대개는 당선이 되는 법이거든요.“
이 경장이 이장의 말에 꼬리를 달았다.
“아니할 말로 우리도 많이 밀어줬는데 참패를 당했지요. 그 아버지 되는 사람이 워낙 인심을 많이
잃었거든요.”
이번에는 이장이 토를 달았다.
“말이야 바른 말이지만 당자도 학벌만 번드름했지 인심을 많이 잃은 모양입디다. 사람이 거만하다고,
어쨌든 그 사람이 떨어지기 전엔 우리동네에 큰 인물 났다고 야단이더니 떨어지고 나니까 이번에는
정작 만취당에서 난 인물은 서울에 있다고들 야단이지 뭡니까. 면전에서 죄송합니다만 선생님을
두고 하는 얘기들이었습니다.”
나는 그의 얘기에 실소를 금할 길이 없었다. 내 웃음에 이장은 자신의 말에 저금도 거짓이 없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정색을 하며 다시 입을 얼었다.
“정말입니다. 고로들의 입에서 나온 얘깁니다.”
▣ 김윤만 - 만취당기가 허구적 소설이기는 하나 그 무대는 의성 사촌이 맞는 거지요?
▣ 김태서 - 잘 읽었습니다.감사합니다.
▣ 김창우 -
▣ 김주회 - 잘 보았습니다.
▣ 김항용 -
▣ 김은회 - 잘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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