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순을 앞둔 김재형PD - 중앙일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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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영 작성일03-04-29 20:36 조회1,626회 댓글0건본문
[인터뷰] 칠순 앞둔 김재형 PD
용의 눈물 여인천하를 연출한 김재형(67)PD가 올해로 TV드라마 연출인생 40년을 맞는다.
1963년 KBS-TV에서 신라의 삼국통일을 그린 국내 최초의 TV사극 국토만리를 연출한 이래 지금까지 2백50편이 넘는 드라마를 만들어온 그다. 칠순을 눈앞에 두고도 드라마를 향한 집념은 좀처럼 식을 줄 모른다. 현재 준비 중인 SBS 대하사극 왕의 여자와 3대 합작 드라마 프로젝트가 그를 펄펄 끓게 하고 있다.
# 제1막.
MY WAY "너 연극에 소질 있구나." 전쟁 직후 경제를 살리는 무역인이 되라는 아버지의 권유로 휘문고에서 도상(현 경기상고)으로 옮긴 김재형 학생에게 연극부 선생님의 한마디는 그의 운명을 결정했다. 2학년 때 기독교 방송국 성우시험에 합격한 그는 3학년 때 전국남녀고교 연극공연대회에서 사육신의 수양대군 역으로 최우수 연기상을 받는다. 대학 시절 셰익스피어와 유치진에 심취했던 그는 신무대실험극회를 만들어 이철향.최불암.태현실.이묵원.정해창.전운 등과 함께 소극장운동을 벌인다. 연기자나 작가보다는 연출가가 돼야겠다고 생각하고 3학년 때인 1959년 이근삼 원작의 원고지를 원각사에서 연출, 호평을 받는다. 같은 해 KBS 성우 공채시험에 합격한 그는 성우와 연출을 병행하다가 62년 TV가 생기자 본격적인 드라마 연출가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
# 제2막.
나의 사랑 나의 사극 "예전 드라마는 돈많은 집안의 여자와 가난한 남자, 아니면 그 반대의 연애 얘기가 대부분이었어요. 전 그런 게 싫었습니다. 달동네나 서울이여 안녕같은 현대물을 하면서도 뭔가 감동을 주는 드라마를 만들고 싶었지요. 그러다가 눈에 들어온 것이 조선왕조실록이었어요. 역사 속에는 뭔가 이야기할 만한 것이 많이 있지 않을까. 그런 제 뜻에 많은 작가들이 호응을 해주셨습니다. 사극은 노인이나 주부들이 보는 장르라는 인식을 깨뜨리고 학생들까지 좋아하는 풍토를 만드는 일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됐다는 데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요즘 방송 3사도 꾸준히 사극을 방영하고 있고요, 사극을 만들어보고 싶다며 저를 찾아오는 젊은 작가들도 많아졌습니다. 특히 인터넷을 통해 격려를 아끼지 않는 수많은 시청자 팬들의 메일을 보면서 새삼스럽게 힘과 용기, 그리고 책임을 느낍니다.
" # 제3막.
1540년 제작노하우의 결집 왕의 여자 김PD는 올 하반기 SBS를 통해 50부작 대하사극 왕의 여자(극본 윤정건)를 선보일 예정이다. 월탄 박종화 선생의 자고 가는 저 구름아가 원작이다. 91년(선조 24년)부터 1623년(인조 1년)사이 왜란과 내란.반정으로 혼탁했던 역사를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다. 주인공은 광해군이다. 김PD는 "명청(明淸) 교체기로 정치적으로 혼란했던 와중에서 광해군은 뛰어난 외교술을 통해 이 땅을 지켜냈다"며 "승자의 기록인 조선왕조실록이 광해군에 대해 제대로 밝히지 않고 지나간 부분을 다시 짚어보는 것은 현재 국내외 상황에서 매우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캐스팅은 미정이다. "그동안 드라마에서 소위 스타들을 보는 데 시청자들이 식상했다. 스타와 연기자는 다른 것이며 이 드라마에서는 신선하고 진지한 연기자들을 보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78년 무렵 동양방송(TBC)에서 처음 기획한 이 드라마는 80년 방송통폐합으로 TBC가 없어지면서 유야무야됐다가 20여년 만에 빛을 보게 되는 것이라 김PD로서는 감회가 새롭다.
# 제4막.
And Now 경기도 일산 집에서 하루 1시간 30분 정도 아침.저녁 호수공원과 집앞 논둑길을 빨리 걷는 정도가 그의 건강법이다. 그래도 목청은 여전하다.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고 뛰어다니며 현장을 지휘하기 때문에 촬영 현장에서 그를 처음 본 신인 연기자들은 깜짝깜짝 놀라기 일쑤다. "내가 소리를 지르는 건 집중력을 위해서예요. 연기자들이 연기에 몰입하게끔 기를 불어주는 것이라고 할까. 좀 피곤하다가도 현장에 가면 어느새 온 몸에 힘이 샘솟는 거야. 신기하지." 쩌렁쩌렁한 목소리가 들려오는 한 그의 연출 인생의 막은 쉽게 내릴 것 같지 않다. 글=정형모 기자, 사진=장문기 기자 hyung@joongang.co.kr
● 한.일 합작 지난해 8월 김PD는 일본 구로자와 프로덕션을 방문했다. 일본 최고의 감독으로 일컬어지는 고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의 장남이 회장이다. 그는 탤런트 출신이라는 구로자와 회장에게 "언제까지 한.일 양국이 서로에게 묵은 감정을 갖고 가야 하는가. 월드컵도 성공적으로 마친 지금, 양국 젊은이들이 진정으로 공감하고 또 교훈을 얻을 수 있는 드라마를 함께 만들어보면 어떻겠는가"라고 제의했다. 김PD는 "영화도 좋고 드라마도 좋다"는 자신의 제안에 구로자와 회장이 구두로 합의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 한.중 합작 한.중 수교 10주년을 기념해 KBS와 CCTV가 최초의 한.중 합작 드라마로 제작 중인 북경 내사랑(극본 김균태, 연출 이교욱)이 올 가을 양국에서 방영된다. 김PD가 회장으로 있는 프로그램 제작사 코바인터내셔널은 이 프로젝트를 2001년부터 추진해 왔다. 지난 3월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는 고수.한채영.김정화 등 한국 탤런트와 랴오 샤우친 등 중국 탤런트, 양국 방송사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제작 발표회가 열렸다. 흥청망청 지내던 국내 한 전자회사의 후계자가 갑자기 베이징에 오게 된 뒤 인생과 성공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된다는 내용. 국내 최초로 20부작이 모두 제작된 후 방영된다.
● 남북 합작 지난해 11월 김PD는 PD연합회를 통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초청을 받고 민화협과 함께 방북했다. 당초 그가 받았던 제의는 북한에 와서 북한 배우들과 함께 영화를 만들어 달라는 것. 하지만 그는 "남북이 함께 하는 드라마를 만드는 것이 통일의 초석을 다지는 데 커다란 도움이 된다"고 주장, 김국방위원장의 서면 허락을 받아냈다. 그가 제안한 드라마는 유현종 원작의 연개소문. 연출은 김PD가 맡고 평양 근교에 세트를 짓는다는 데까지 합의된 상태다. 그 뒤 정치적 상황에 의해 진전을 보지 못하다가 최근 다시 논의를 시작했다고 김PD는 밝혔다. 그는 "(고구려와)중국과의 전쟁 묘사가 불가피한 만큼 북한 측이 고려할 사항이 많은 것 같았다"며 "이 같은 남북 합작 드라마는 개인의 힘으로는 어려운 만큼 정부 차원의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앙일보 2003년 4월 28일(화) S8
▣ 김태서 - 잘 읽었습니다.
▣ 솔내영환 - 연개소문은 언제나 볼 수 있을려나??
▣ 김윤만 - 재형 아저씨 왈. 상촌 고향집에 기념관을 세워 자신의 드라마 인생을 모두 모아두고 싶다 하십니다.
▣ 김윤식 - 인생 갈림길이 그렇게 이루어졌군요. 감사합니다.
▣ 김주회 - 잘 보았습니다.
▣ 김항용 - 잘 읽었습니다.
▣ 김재원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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