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게시판

백범(126)당시신문 발췌(29일)

페이지 정보

솔내영환 작성일03-05-30 01:32 조회1,528회 댓글0건

본문

말없이 흐르는 눈물
경견히 무릎 꿇은 이총리(이범석 국무총리)

  노혁명투사 백범옹이 거목처럼 쓰러진지 사흘째 되는 날 황혼 철기 이범석장군은 따뜻한 미소도

부드러운 음성도 잊은지 이미 오래인 싸늘한 옹의 시체 앞에 경견히 무릎을 꿇었다.  옛말을 하듯

가믈 가믈 솟아오르는 향연을 사이에 두고 동자처럼 잠들은 옹과 구슬같은 눈물을 소리없이 흐르는

이총리, 하나의 혼과 한 개의 삶 사이를 거니는 靈의 속삭임도 이러할가.  천년과도 같이 긴 몇 초

동안의 大虛然한 정숙을 찢는 가족들의 통곡성, 총리는 금시라도 폭발할 듯한 울음을 의지의 힘으로

꽉 누르고 자리에서 고요히 일어선다. 

눈물로 흐려진 안경을 닦는 손수건은 다시 두 눈으로 상주 信君의 뒤따라 선다.  총리의 손이 그의

어깨에 대고 들릴 듯 말 듯한 부드러운 위로의 말이 몇 마디 울음소리 드높아 가는 영안실을

물러가는 총리의 발걸음은 납덩어리를 단 듯 무거워 보였다.

  김구선생의 영전에 소향을 마친 후 이국무총리는 강개깊은 어조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나 개인과 백범선생과의 관계는 나의 나이가 젊었기 때문에 더한층 해외에 있어 선생의 지도와

편달을 받았던 것이다.  나는 정부요직에 있어 선생과 자주 만날 기회는 없었으나 때때로 가족을

보내어서라도 위문하였던 것이다.  이런 일은 참으로 꿈 밖에 일로 국가와 민족을 위하여 거대한

손실일 뿐 아니라 민족역사에 크나큰 오점을 찍는 것이다.  이 나라의 민주주의가 발전하려면

 테러가 종식되어야만 하며 이사건의 동기가 단순하기를 바라는 바이다.]

김구선생 비서
선우진씨 피검

김구선생의 비서를 백범선생 피습 당일 범인 안두희를 안내한 선우진씨는 28일 하오 3시반경

경교장에서 인치되어 서대문서에 유치되었는데 역시 김구선생 피습사건배후관계 조사를 위한

조치로 보인다.

 

필묵 놓여 있는 곳
선생의 영혼도 길이 계시리

  26일 오후 12시 50분 직전 선생이 아직 이 세상에 계시던 그 순간 현상 그대로를 나타내기 위하여

작 29일 오전 11시 반경부터 가족 수인의 손으로 일단 치워놓았던 책상이든가 이부자리 등을 선생이

계실 때 대로 놓게 되었다.  오래도록 선생의 유일한 취미와 정신연단을 위하여 습자를 하시던

책상 위 책상보는 검소한 선생의 일상생활을 회상시키는 검은 먹자욱으로 더러웁고 아직껏 먹물이

고여 있는 벼룻돌, 피투성이가 된 현금 500원, 일상 읽어 오시던 [古今中外格言集成], 일기책,

채근담 강화, 그 위에 있는 부채, 그리고 방안에 들어서니 값싼 유리 사진틀 속에 모셔놓은 어머님과

젊은 날의 선생의 부인 사진, 래디오, 그위에 조선 인형, 방 안 중간에 있는 책상 위에는

[雲岡先生唱義錄上下卷], 시계, 임자 없는 안경, 모란꽃으로 수놓은 방석으로 선생이 일상

지내오시던 그 날을 추모케 하여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더욱 눈물을 금치 못하게 하였다.

 




▣ 김주회 - 연일 귀한 자료 잘 보고 있습니다.
▣ 김태서 - 감사합니다.
▣ 김윤만 - 감사히 잘 보고 있습니다.
▣ 김항용 - 감사합니다.
▣ 김태영 -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