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산 보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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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중 작성일03-06-25 18:45 조회1,956회 댓글0건본문
열두폭포따라 ‘원시속으로’ 포항 청하골
경향신문 2001.5.29
포항/최병준기자 bj@kyunghyang.com
포항 내연산(710m) 청하골은 ‘폭포 전시장’이다. 향로봉(930m), 삿갓봉(718m), 천령산(775m), 문수봉(622m)이 반달 모양으로 둘러싸고 있는 협곡. 벼랑으로 이뤄진 바위계곡을 돌 때마다 어김없이 푸른 소와 담이 나타난다. 40리 계곡에는 크고 작은 폭포가 12개나 된다.
폭 포 길
바위자락에 뿌연 흙먼지가 내려앉은 하류. 농업용수를 위해 시멘트 수로로 계곡수를 돌려놓은 등산로 초입만으로는 산세조차 짐작할 수 없었다. 폭포 또한 봄가뭄에 줄어들어 실개울 정도로 흘러내릴 것만 같았다.
초행자들은 대부분 큰 기대없이 산자락을 오르지만 막상 청하골에 들면 깜짝 놀라고 만다. 상류로 올라갈수록 물줄기가 굵어지는 수려한 계곡, 바위벼랑을 끼고 도는 날을 세운 산자락, 제각각 다른 모습을 하고 있는 기기묘묘한 폭포….
해발 1,000m도 안되는 산에 이런 비경이 숨어있다는 것이 놀랍다.
첫 폭포는 쌍생폭포다. 보경사에서 불과 1.5㎞ 떨어진 거리. 크지는 않지만 제법 시원스럽게 물줄기를 쏟아낸다. 산세도 웬만한 국립공원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위엄을 갖추고 있다. 깎아지른 벼랑에 위태롭게 뿌리를 내린 청솔,
바위벼랑 틈새로 물안개가 돌아나가는 협곡의 모습은 마치 신기루 같다.
쌍생폭포를 지나면 삼보, 보연, 잠룡, 무풍폭포에 이어 관음폭포(사진)가 나온다. 관음폭포는 폭포골에서도 사진작가들이 몰려드는 명물이다. 마이산의 석벽같이 구멍이 숭숭 뚫린 바위벽 틈새로 두 갈래 물줄기를 쏟아낸다.
영화 ‘남부군’에서 대원들이 목욕을 하며 빨치산 대장 이현상을 만나는 장면을 찍었던 곳. 폭포 위에 걸린 구름다리 건너면 높이 30m의 연산폭포가 위용을 드러낸다. 높이가 100m나 되는 학소대 바위 옆으로 쏟아지는 폭포수의 모습은 장관이다.
계곡 트레킹
연산폭포까지는 평이한 오솔길에 가깝지만 8번째 은폭부터는 본격적인 계곡 트레킹 코스로 변했다. 관음폭포 앞을 지나 밧줄을 잡고 벼랑길을 따라 오르다 보면 사람들의 손때를 타지 않은 원시계곡이 펼쳐진다.
계곡을 서너번이나 지그재그로 가로질러 건너야 하는 산길. 지팡이를 짚고 지도를 든 채 계곡을 훑는 트레킹 마니아들만 눈에 띈다. 사람들의 발길이 뜸했기 때문인지 등산로를 따라 오를수록 숲이 울창해졌다.
물길을 따라 굽이치며 펼쳐지는 산줄기. 높지는 않지만 날을 세운 백두대간의 크고 작은 봉우리들이 잠시 숨을 고르며 움츠러든 형국을 하고 있다.
계곡엔 갖가지 들꽃이 피어있다. 등산로 옆에 뿌리를 내린 금낭화, 하얀 꽃망울을 터뜨린 찔레꽃….
은폭을 지나면서 폭포 이름이 쓰인 안내판도 사라진다. 다만 주민들이 나무판에 써붙여놓은 이정표뿐. 대신 119구조대가 조난객들을 위해 번호를 매겨놓은 ‘구조 포인트 알림판’이 하나둘씩 나타난다. 마지막 복호폭포는 바위를 끼고 쏟아진다.
웅장한 하류의 폭포와는 달리 물줄기는 가늘지만 이끼로 덮여 있다. 마치 원시계곡 같다.
보 경 사
- 하산길에 들른 보경사도 내연산과 마찬가지로 그 역사에 비해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신라 진평왕때 진나라에서 유학한 지명법사가 세운 1,400년 고찰. 이 절에도 호국사상이 깃들어 있다. 지명법사는 한 도인으로부터 ‘동쪽나라 해뜨는 곳에 명산이 있고,
그 아래 백척 깊은 못이 있으니 그곳에 절을 세우면 동해로 침입하는 왜구를 막을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법사의 도인의 말대로 팔면보경(거울)을 가지고 와 내연산에 묻고 절을 세웠다고 한다.
보경사는 제법 큰 사찰이지만 경내는 요란하지 않고 가지런하다. 태극 문양의 천왕문을 넘어서면 고려때 지어진 금당탑. 뒤에는 적광전이 일렬로 배치돼 있다.
사리를 지키기 위해 새겨놓았다는 탑신의 자물쇠, 액운을 물리치기 위해 적광전 문지방 아래 새겨놓은 나무사자상은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다.
수령 300년의 탱자나무 2그루와 800년의 회화나무도 예사롭지 않다.
임진왜란때 승병을 일으켰던 사명대사, 생전에 죽을 날을 예언했다는 원진국사 등도 이곳에서 수도했다고 한다. 조선 숙종 임금은 내연산에 들렀다가 내연산의 아름다움을 칭송한 글을 남기기도 했다. 숙종의 어필은 서각으로 새겨져 지금도 남아있다.
‘노곤한 봄이라 새벽을 깨닫지 못하고/곳곳에서 새우는 소리 들리는데/밤에는 비바람소리 나더니/꽃떨어짐을 다소 알겠구나’
울울창창한 숲과 폭포수가 쉴새없이 흘러나오는 내연산. 40리 계곡길을 따라 수정처럼 맑은 물줄기가 이어진 국내 최고의 폭포 트레킹 코스이다.
▲ 여행길잡이
경부고속도로 영천ic를 통과하는 것이 가장 빠르다. 28번 국도를 타고 영천시를 지나 흥해쪽으로 7번 국도를 탄다. 영덕 방향으로 진행하면 송라면. 국도변에 보경사 안내표지판이 잘 돼 있다. 경주를 거쳐 포항~7번 국도~보경사 코스를 이용할 수도 있다. 보경사 입구에 2,000대를 세울 수 있는 주차공간이 있다.
주차료 2,000원. 입장료 2,000원. 계곡 등산로는 보경사 바로 옆에서 시작된다. 관음폭포까지는 1시간이면 충분하다. 관음폭포를 넘어 은폭으로 가려면 개울을 건너 벼랑길을 타야 한다. 산불 염려 때문에 지역에 따라 5월말까지 입산통제를 하는 곳도 있다.
보경사 입구에는 연산장(054-262-1145), 춘원여관(262-1170), 천령산민박(261-4330) 등이 있다. 포항시내에는 오션파크 관광호텔(277-5555), 포항비치관광호텔(241-1401), 선프린스(242-2800) 등 호텔이 많다. 보경사 입구 관광단지의 명물은 손칼국수. 밀가루와 콩가루를 배합해 만드는데 고소한 면발이 일품이다.
이북할매식당(261-8921)이 유명하다. 향로봉가든(262-5200)의 오리와 닭백숙도 맛깔스럽다.
포항의 장기곶은 한반도에서 가장 일출을 빨리 볼 수 있는 곳. 우리나라 국토의 호랑이 꼬리에 해당된다고 해서 호미곶이라고도 불린다. 장기곶에는 국내에서 가장 높은 등대가 있다. 인천 월미도에 이어 두번째로 지어졌다. 1903년 불을 밝혀 올해로 98년 역사를 가지고 있다.
▣ 솔내영환 -
▣ 김항용 -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 김윤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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