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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범(148)암살배후-3-백범암살의 진상 3/4-홍종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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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내영환 작성일03-07-01 19:43 조회1,56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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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범암살의 진상 3/4
 
홍종만
 동아일보
 1974.5.18
 
 
 
   23일밤(49년 6월) 우리 행동대원 일행은 두 대의 찝차에 나누어 타고 밤이

 어두워 경교장 근처에 다다랐습니다. 우리는 신문로 마루턱과 서대문 네거리

 사이를 몇 바퀴 돌며 경교장 주위의 분위기를 살폈습니다. 인적은 뜸했습니

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안두희는 당초 김지웅에게 경교장을 습격할 땐 정문

 보초순경 두 명을 살해하고 정문으로 막바로 들어가는 것이 어떠냐고 제의했

으나 무너진 둿담쪽을 통해 들어가도록 행동방침이 정해졌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먼 거리에서 차에서 내려 경교장 둿담쪽으로 갔습니다. 그곳에는 담벽

이 무너져내린 돌 깎는 장소가 있었습니다.

안두희가 앞장을 서서 경교장 둿 마당으로 들어섰습니다. 그런데 안두희가

섬찟 놀라 다시 돌아나왔습니다. 들어가다 보니 황소만한 셰퍼드 한 마리가

매어져 있더라는 것입니다.

안두희는 다른 행동대원 일행을 담밖에 숨어있게 한 뒤 어디로 가더니 조금

있다 쇠고기 튀김을 사왔습니다. 안은 담 안쪽으로 다시 들어가 튀김을 셰퍼

드가 있는 쪽으로 던졌습니다. 그러나 개가 그것을 먹으려 하지 않고 짖으려

고 으르렁대기 시작하자 우리는 다시 담밖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오병순이 먼저 "오늘은 틀렸으나 가자"고 말했습니다. 그랬더니 너도나도

 "가자" "가자"하고 의견이 일치되어 그날은 실패하고 돌아오고 말았습니다.

당시 포병사령관 장은산 중령은 폐가 나빠졌다는 이유로 서울대학병원에

입원 중이었습니다. 이날 행동이 실패로 돌아간 사실을 보고받은 장은산은

당장 안두희, 오병순 등 군인 행동대원들을 불렀는데 이들은 호되게 기합을

 받고 돌아왔습니다.

2차 실행계획이 세워졌습니다. 날짜는 1차 계획이 실패로 돌아간 이틀 뒤인

25일로 정해졌습니다. 이날을 2차 실행일로 작정한 것은 한독당원이던 내가

결정적인 정보를 김지웅에게 알렸기 때문입니다. 나는 그 전날 마침 백범선생

이 25일 건국실천양성소 개소식에 참석키 위해 경교장을 떠나 승용차 편으로

공주로 내려가게 되어 있는 사실을 김학규씨로부터 들었던 것입니다. 이 사실

을 김지웅에게 알렸더니 김지웅은 백범선생을 공주행 길목에서 지켜있다가

처지해버리도록 우리에게 지시했습니다.

2차 때의 행동대원은 나와 안두희, 한국영, 오병순, 강창걸과 운전사 등 6명

으로 줄였습니다. 찝차 1대에 탈 수 있는 인원으로 제한했던 것입니다.

우리 행동대원은 아침 일찍 서울 출발, 수원 근처 병점고개에 가서 잠복했습

니다. 찝차는 길가에 세워두고 고장이 난 것처럼 책으로 한쪽 바퀴를 들어올

려 두었습니다. 백범선생이 탄 차가 스쳐가려고 할 때 안두희와 오병순이

가로막아 무조건 차내로 총을 쏴 백범선생을 살해하고 차에 불을 지른 다음

도망치는 계획이 짜여졌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기다려도 백범선생이 탄 차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초조하기도 하고 배도 고프고하여 근처 오이밭에 들어가 오이를 따먹기도

했습니다.

두시간은 더 지났을까. 멀리 서울쪽에서 한 대의 찝차가 달려왔습니다. 그 차

에 타고온 사람은 당시 포병사령부 장은산 밑에 있던 정보참모 김모 중위였습

니다. 그의 말이 "백범선생의 공주행이 취소됐으니 그대로 올라가자"는 것이

었습니다.

뒤에 안 일이지만 경찰이 한독당의 건국실천양성소 개소식을 못하도록 방해

해 백범의 공주행마저 취소됐다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백범선생을 살해하기

위해 행동대원들과 같이 병점고개에 가서 기다리는 동안 막상 가슴이 두근거

리다가 김모 중위가 백범선생의 공주행 취소를 알려올 때는 "다행이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가 서울로 돌아온 뒤 서울대학병원에 있던 장은산은 이 사실을 보고받은

 노발대발했다는 것입니다.

2차계획까지 실패로 돌아가니 몹시 초조했던 모양입니다. 장은산은 이번엔

안두희만을 또 호통을 당했는데 장은산은 이때 "다음번에는 김구가 죽든지

네가 죽든지 둘 중의 하나다"는 극언까지 했다고 들었습니다.
 




▣ 김재원 - 글 감사합니다.
▣ 김주회 -
▣ 김윤만 -
▣ 김윤식 - 대부님, 귀한 자료 감사합니다. 며칠 더 있으면 끝날 것 같습니다. 귀한 글들 차차 읽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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