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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통이고개 전설은 일종의 여론 조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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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만 작성일03-07-06 16:43 조회1,69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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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통이고개 전설은 일종의 여론 조작이었다.



--[...김포굴포(金浦堀浦)는 인천 쪽의 서해와 김포(金浦)쪽의 한강을 연결하려던 운하계획이다. 고려시대 이래로 조운에 있어 중도에 강화 손돌목과 같은 험로가 가로놓여 있어서 안전한 운송이 어려웠으므로 이 험로를 회피할 방도로 강구된 것이 운하 계획이었다. 이것은 고려시대부터 계획되다가 조선 중종 때 김안로에 의하여 착수되어 양편에서 동시에 공사를 진행시켜 40리에 달하는 운하를 팠으나 중간에 가로 놓여있는 원통현을 뚫지 못하여 공사가 중단되었다....]

--이 부분은 어디까지나 사실적 기록이며 정사이다. 그런데 공사 실패지였던 원통이고개(圓桶峴)에는 와전된 야사가 걸려있어 흥미롭다. 설명 내용은 이렇다.

[.....인조반정이 공신인 김자점(金自點)이 인천 쪽의 황해와 김포 쪽의 한강을 연결하는 운하를 파다가 이고개에 이르러 "이 고개가 아니면 수로를 낼텐데, 아 원통하구나"라고 하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실 운하를 파다가 실패한 사람은 김안로인데, 인천에 전하고 있는 전설에는 김자점이 등장한다....]

--김포굴포에 관한 정사적 인물 김안로(金安老)가 왜 무엇 때문에 김자점이라는 야사적 이야기로 와전되어 더 널리 전해져 내려오고 있는 것일까? 이 점 인천의 향토학자들도 의아해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그러나 조선왕릉의 현장들을 수 차례 답사했던 필자가 보면 왜, 이런 현상으로 와전되었는지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먼저 이러한 김포굴포에 연루된 조선왕릉 하나가 있는데 그것은 경기도 김포군 김포읍 풍무리 산 141-1번지에 있는 장릉(章陵)이 그 현장이다. 추촌 원종(元宗)의 왕릉으로 원종은 조선 제 16대 인조(仁祖)의 아버지(선조의 다섯째 아들인 정원군)였다. 인조는 광해군을 인조반정으로 몰아내고 등극한 왕이다. 인조 5년에 인조는 자신의 아버지인 원종을 이곳 장릉으로 천장을 했다. 당시 천하의 명당으로 알려졌고 인조 또한 역대 조선왕들처럼 무덤풍수 발복을 신봉하였기에 장릉 발복을 받으려 하였다.(적어도 그렇게 믿고 있었던 것이 인조의 정확한 심정이었을 것이다.) 인조 역시 반정 전부터 자신이 태어났던 인왕산 아래 정원군 집에 왕기가 서렸다는 소문을 자자하게 들었다. 이럴 적 인조는 등극 전에 아버지의 풍수기운을 받았고, 등극 후는 장릉 유택 발복을 계속 받고 있다는 논리의 성립이다. 이런 것들이 조선시대 풍수 정서 일면들이기도 하다.

--여기에 김자점이 김포굴포와 함께 끼여들게 되었던 것이다. 김자점은 인조반정 1등 공신이었다. 인조 때 영의정 자리에 올랐던 김자점은 1651년(효정 2년)역모를 꾸몄으나 실패하여 아들 손자까지 삼대가 사형에 처해졌던 인물이다. 김포굴포는 이와 같은 김자점 역모에 연루된 풍수 정서였다. 문제의 김포굴포의 원통이고개가 인조의 선영인 장릉으로 풍수 기운을 넣어 주는 산줄기인 한남정맥이 되기에 그렇다. 즉 인조의 뼈대였던 왕기 발복을 원통이 고개에 지맥 절단시키려고 했을 것이라는 풍수 정서가 와전되어 민심이 김안로보다도 못한 김자점에게 붙은 것이다.(기실 김안로 역시 조선왕릉에 못할 짓을 많이 했던 장본이기도 하지만,) 이러한 와전풍수를 "하더라 풍수"라 한다.(경상도는 카더라 풍수라카고.) 하더라 풍수에는 오히려 민초 정서가 많이 농축되어져 있다. 우리 속담과 이당 지명들의 7할 가량은 풍수와 관련된 것들이다. 어찌 되었던 김안로가 김포굴포는 기술부족상 실패했으나 원통하다는 비명소리에 그만 무진장 원통했던 김자점의 와전으로 통해버린 원통이고개는 무학풍수까지 원통하다며 끼여든 곳이기도 하다.



▣ 김태서 - 잘 읽었습니다.

▣ 김주회 - 윤만 형님! 날카로운 분석과 귀한 자료입니다.

▣ 김윤식 - 귀한 자료 감사합니다. 휘 자점 할아버지 연구가 큰 결실 거두시길 기원합니다.

▣ 솔내영환 -

▣ 김항용 - 잘 읽었습니다. 낙서공에 대한 악의적, 정치적 전설의 이면이 시원하게 밝혀져서 속이 후련합니다. 김안로의 이야기를 낙서공으로 뒤집어 씌우는 모습에 속세의 참혹한 人間事와 정치에 대한 혐오를 갖습니다. 감사합니다.

▣ 김재원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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