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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장사와 천하절색 - 김응하 장군과 김낭자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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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회 작성일03-10-09 16:03 조회1,59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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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헌으로 보는 우리나라의 성 풍속사 (1996, 구석봉, 금문서관)



●천하장사와 천하절색 - 김응하 장군과 김낭자



강원도 철원, 어느 후미진 산골에서였다. 한 젊은이가 철퇴를 쥐고 사냥을 하고 있었다.

"곰이닷!"

젊은이는 산등성이를 돌아 나가는 곰의 머리 쪽을 겨냥하고 철퇴를 던졌다. 곰은 제 자리에서 두어 바퀴 맴을 돌다 쓰려져 버렸다.

다음 골짜기에서 표범을 만났을 때도 젊은이는 철퇴를 던져 표범을 잡았다.

스물 네 살의 젊은이는 사냥의 명수였다.

곰의 배를 갈라 웅담을 꺼내고 표범의 가죽을 벗겨 챙긴 다음 젊은이는 집으로 향했다.

고개 하나를 넘고 두 번째 고개를 넘어서는데 젊은이 앞에 늙구스레한 나무꾼이 막아섰다.

"여보 젊은이. 보아하니 젊은인 이 길이 초행인 모양인데?"

"그렇소. 초행이오만...."

8척 장신에 힘이 장사인 김응하(金應河) 젊은이는 나무꾼의 말이 심상치 않아 상대를 찬찬히 바라보았다.

"허긴 초행인 사람이 알 턱이 없지."

"뚱딴지 같이 그게 무슨 소리요?"

"내 이야기를 주의 깊게 들어둬야 하오. 이 고개를 넘어가면 고을 사람들이 제일 무서워 하는 땡추 소굴이 있쇠다."

"땡추 소굴?"

"그렇소. 놈들은 사람을 봤다 하면 다짜고짜 먼저 죽여 놓고 물건을 갈취해 간다오."

"흥. 땡추 놈들 앞에선 사람 목숨이 파리 목숨만도 못하겠구먼."

"왜 아니겠소. 허니까 젊은이도 조심해서 가시라. 이런 말씀이외다."

땡추, 기실 김응하 젊은이도 땡추 무리의 잔인한 행적을 진작부터 들어서 알고 있는 터였다. 죄를 짓고 산으로 모여든 악당들이 인근 절을 점령해 가지고 중 행세를 하면서 살아오지만, 밤이 되면 그들은 어김없이 도적으로 변하여 온갖 약탈과 만행을 일삼는다고 했다.

"좋다. 오늘은 웅담에 표범 가죽도 생긴 재수 있는 날이니 어디 땡추 무리나 한번 만나보고 집으로 돌아갈까보다."

김응하는 나무꾼과 작별하고 고개를 넘어 마을로 들어왔다. 어느덧 날이 저물어 그는 이 마을에서 하룻밤 유하고 가야 할 판이었다.

젊은 김응하는 그리 크지 않은 어느 기와집 대문 앞으로 다가서서 주인을 찾았다. 주인은 얼굴에 하나 가득 수심을 담고 나타나 김응하의 청을 거절하는 것이었다.

"잠을 재워 드리지 않는다고 나무라지 마시오. 다른 집에 가 부탁해 보시오."

"아니, 어째서 잠을 재워줄 수 없는지 그 까닭이나 들어봅시다."

"실은 오늘 밤 우리 집엔 도적떼가 오기로 되어 있소."

"그래서요?"

"낯선 사람이 눈에 뜨이게 되면 앞뒤 가리지 않고 죽여버리는 그 자들은 젊은일 보고 그냥 두지는 않으리라."

"그것 참 잘 되었소. 도적이 오면 제가 다 막아 드릴 터이니 저녁밥이나 양껏 먹여 주시오."

허나 주인은 김응하의 아래 위를 훑어 보고 나서 다시 고개를 저었다.



--- 다음에 계속







▣ 솔내 - !!!!!

▣ 김영윤 -

▣ 김항용 -

▣ 김윤만 -

▣ 김상석 - 속편이 기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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