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장사와 천하절색 - 김응하 장군과 김낭자 (05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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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회 작성일03-10-15 15:50 조회1,622회 댓글0건본문
"내 성은 본디 한씨(韓氏)요..."
젊어서 과거에 급제한 한씨는 양주(楊州)군수를 지냈고 조카 딸은 인목대비(仁穆大妃)의 아버지 되는 연흥부원군 ★김제남(金悌男)의 손녀 딸이라 했다.
"아, 그러니까 김 낭자시로군요."
"예, 헌데 광해군이 간신 이이첨, 정인홍 등의 참소로 부원군에게 사약을 내리고 다시 그 집안 남녀 노소를 가리지 않고 잡아다 죽이거나 노비로 만들어 버리는 바람에 조카 딸은 가까스로 몸을 피해 이곳에 와서 숨어 살게 되었답니다."
"예에. 그런 곡절이 있었군요..."
"장군..."
"장군 소리 듣기 거북합니다. 그저 젊은이 라고 불러 주십시오."
"아닙지요. 장군, 그대의 용맹을 보니 장차 나라에 큰 공을 세울 분임에 틀림없소. 게다가 이번에 내 조카딸을 위기에서 구해 내신 은인이니 작수 성례를 한 뒤 고향으로 데려가 주셨으면 고맙겠소."
"아, 아니올시다. 시생은 별로 배우지도 못한 사냥꾼으로 높으신 부원군의 손녀와 혼인할 수 없는 몸입니다."
주인은 그러나 김응하의 사양을 겸손으로 받아들이고 그날 밤에 비밀히 성례를 올린 뒤 신방으로 몰아 넣었다.
두근거리는 가슴을 안고 신부 방으로 들어간 응하가 용기를 내어 신부의 얼굴을 보는 순간 그의 입에서는 절로 탄성이 비어져 나왔다.
"오..."
신부의 나이 올해 열 여섯. 비록 어리기는 하였으나 단아하게 앉아 있는 신부를 찬찬히 건너다 보니 예법에 밝은 양반 집 규수의 모습일 뿐아니라 외모 또한 아름답고 양순하여 저도 모르는 사이에 김 낭자의 손목을 덥석 잡았다.
"김낭자! 그대는 한성의 재상 집에서 자란 귀한 몸. 나는 산골의 미천한 일개 사냥꾼으로서 이렇듯 과분한 부부의 인연을 맺는다는 게 아무래도 걸맞지 않은 듯하오."
아미를 다소곳이 숙이고 듣고 있던 신부는
"아니옵니다. 우리 사이는 하늘이 맺어준 사이옵니다. 도적 괴수에게 죽을 몸을 구해 주신 은공 평생을 두고 갚아드려도 갚지 못할 일이옵니다."
하고 울먹였다.
김응하는 눈물을 보인 신부를 안아 비단 금침 위에 뉘었다.
한씨 집에서 사흘 밤을 보낸 김응하는 나흘째 되는 날 신부 김낭자와 몸종을 데리고 사촌 형의 집으로 돌아왔다.
웅담과 표범 가죽을 판 돈으로 따로 오두막 집을 마련한 김응하는 그때부터 깨가 쏟아지는 신접 살림을 시작했으니, 이가 곧 광해군 11년 건주위(建州衛)를 치기 위한 싸움에서 군사 3천 명을 거느리고 6만의 적군과 싸우다 전사한 김응하 장군의 혼사에 얽힌 전설인 것이다. 終
▶▶족보에 김응하 장군의 배위가 김제남의 손녀딸로 되어 있는지? 궁금합니다. 맞다면 이 전설은 어느정도 사실에 근거한 전설일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 김항용 - 저도 확인해 보겠습니다. 이 내용을 <김응하>란에 넣겠습니다.
▣ 김윤만 - 김제남의 손녀? 숙제거리가 생겨 좋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 솔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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