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충렬공 주변인물들 ( 고종-5-최자(崔滋)의 보한집(補閑集)
페이지 정보
솔내영환 작성일03-11-29 18:27 조회1,724회 댓글0건본문
보한집(補閑集) ● ● ●
개요
고려 고종 때에 최자(崔滋, 1188∼1260)가 엮은 시화집(詩話集). 3권 1책. 목판본. 《보한집》의 초간본은 최자가 서문을 쓴 1254년(고종 41)경에 간행된 것으로 여겨지나 전해지는 것이 없고, 《성종실록》의 기록에 다른 시화류 서적과 함께 간행된 사실이 나와 있으나 이 책도 전하는 것이 없다. 다음으로 효종 때의 각본(刻本)이 있고, 활판본으로는 1911년에 조선고서간행회에서 《파한집 破閑集》 등과 합철하여 낸 것이 있다. 그뒤, 여러 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
이 책은 본래 이인로(李仁老)가 엮은 《파한집》에 이어 보충하는 입장에서 저술한 것이다. 그래서 ‘속파한집’이라고도 하였다. 최자는 자서(自序)에서 이인로가 고금의 여러 명현의 좋은 문장을 모아서 책으로 엮어 《파한집》이라고 하였으나, 최이(崔怡)가 그 책이 너무 간략하니 보완하라고 요청하여, 산일된 나머지를 모아 이 책을 만들었다고 편집경위를 밝히고 있다.
《보한집》은 다른 어느 시화문헌에서보다도 문학론이 풍요하다. 따라서 우리 고전시학사를 정당하게 체계세우고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 책의 철저한 고찰이 요구된다. 당시 고려의 한시단(漢詩壇)은 소식(蘇軾)을 배우려는 기풍이 지배적이었고, 작시법에 있어서는 어묘(語妙)를 보다 중시한 이인로 계열과 신의(新意)를 보다 중시한 이규보(李奎報) 계열의 주장이 있었다. 이 책에서는 그같은 대립적 경향 중에서 사어(辭語) · 성률(聲律)의 표현미에 치중한 이인로 쪽보다는 기골과 의경(意境)을 더욱 중시한 이규보 쪽의 입장을 지지, 옹호하고 그의 이론을 더욱 확장시키고 있다. 문장은 도(道)의 입문이므로 도에 어긋나는 말은 글로 쓰지 말아야 한다는 도문일치론(道文一致論)을 내세우고 있으면서도, 글의 기(氣)를 살리고 독자를 감동시키기 위해서는 다소 도에 어긋나는 험하고 이상한 표현도 있을 수 있다고 하였다. 또한 문장을 하나의 유기체로 간주하고 기(氣) · 골(骨) · 의(意) · 사(辭) · 체(體) 등의 여러가지 요소를 구비하였을 때, 그 문장은 훌륭한 문장이 되며 그렇지 못하면 문장의 병폐가 된다고 하였다. 또한, 시의 품평기준을 상(上) · 차(次) · 병(病) 3등급으로 설정하였는데, 이는 비평의 기준으로서 획기적인 것이었다. 이와같이 품격의 우열을 셋으로 구분한 것을 종합하면 기상(氣象)이 잘 나타난 작품을 상품으로 평하고, 사어와 성률의 수사기교가 우수한 시를 버금으로 하였고, 그 어느 쪽도 갖추지 못하여 거친 것을 병들었다고 본 것이다.
전권에 나타난 평어를 뽑아 검토하여 보면 ‘청(淸)’자계열, ‘정(精)’자계열, ‘호(豪)’자 계열 등이 우수한 시를 일컫는 평어로 쓰이고 있다. 이 책에서는 병품 중에서도 용졸한 것을 가장 낮게 보아 이르기를 용렬한 말과 옹졸한 글귀는 얕고 쉬워 말할 것조차 못된다고 단언하였다. 한편 시와 그림 양자가 일치한다는 관점을 보였다. 아름다움을 표현한다는 점에서 시와 그림은 한가지일 뿐 아니라 상외(象外)의 세계까지 포착하는 점에서도 양자는 같다고 하였다. 이 책에서 여러 작가의 구체적인 작품을 서로 비교하여 논한 자리에서는 이규보의 작품을 가장 높이 평가하고 있음을 본다. 이것은 시론과 창작, 양면에서 모두 이규보를 추숭(追崇)하였던 최자의 모습을 알 수 있게 하는 것이다.¶
▣ 김윤만 -
▣ 김항용 -
▣ 김태영 -
▣ 김윤식 -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