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으면 머리가 맑아지고 좋은 생각이 떠오른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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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회 작성일04-04-30 08:51 조회1,420회 댓글0건본문
■ 바람의 딸, 우리땅에 서다 (2004년 25쇄, 한비야)
아, 걷는 즐거움이여! 차를 타고 이름난 곳 위주로 돌아다니면 도저히 느낄 수 없는 기쁨이다. 차로 하는 여행이 머리와 눈만의 즐거움이라면 걷는 여행은 눈으로 보고, 코로 향기 맡고, 귀로 듣고, 발로 느끼는 ‘오감 만족 여행’이다. 이번 여행을 떠나며 기대는 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정말 몰랐다.
걸으니 자연과도 진솔하게 만날 수 있다. 스쳐가는 수많은 나무들, 풀들, 새들, 꽃들. 나는 지금도 이름 없는 새, 이름 모를 나무라고 부르지만 그 새나 나무에 왜 이름이 없겠는가. 내가 모를 뿐이지. 이번에 서울에 가면 우리나라 꽃 도감, 나무 도감, 새 도감 등을 사야겠다. 그리고 부지런히 공부해야지. 이제부터라도 제 이름으로 불러주고 싶다. 그래서 하나하나 잘 사귀고 싶다.
계획했던 하루 거리를 다 걷고 난 후의 즐거움 또한 무엇과 바꾸랴. 오늘 얼마만큼 걸었나 짚어보면 지도에 온 만큼을 형광펜으로 색칠할 때의 성취감과 뿌듯함이라니. 함께 걸은 사람이 있다면 그들과 경험을 공유했다는, 그리고 어려움을 나눴다는 그 말할 수 없이 끈끈한 연대감 역시 짜릿했을 것이다.
육체 노동 후의 즐거움도 대단하다. 갑자기 50리, 60리를 걸으면 다음날 아침에 적어도 30분은 뻗정다리로 걷게 된다. 그러나 한 발짝 움직일 때마다 허벅지와 종아리에 느껴지는 고통은 오히려 달콤하기까지 하다. 온 놈을 움직인 후 느끼는 피곤함은 머리나 손 혹은 육체의 일부만을 썼을때 느끼는 피곤함과 질적으로 비교할 수가 없다.
게다가 병까지 고친다고 한다. 오로지 걷는 것만으로 질병의 80%를 고칠 수 있다는 말은 허풍이 아닌 것 같다. 걸으면 우선 동맥 활동이 활발해지고 혈액 순환이 좋아진다. 또 핏속의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기도 하고 낮은 콜레스테롤을 정상으로 올려주기도 한다. 걷는 운동이 심장마비를 20%나 감소시킨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천식 환자에게도 도움이 되고, 골절과 골다공증이 예방되는 것은 물론, 암까지도 막을 수 있다고 한다. 보약이 따로 없다.
살 빼는 데 관심있는 사람들이 솔깃해 할 얘기도 있다. 걸으면 살이 골고루 예쁘게 빠진다. 어느 체형, 어느 체질이라도 마찬가지다. 이건 한비야가 100% 보증하는 확실한 다이어트법이다. 뱃살, 허리, 허벅지 지방 군살은 쏘옥 빠지고 볼륨을 주는 근육은 단단해지니 어떤 옷을 입어도 폼이 난다. 꾸준히 운동을 해서 뺀 살이라 건강미까지 넘친다. 일석이조 정도가 아니라 일석십조, 백조, 천조다.
걸을 수 있다는 것은 모든 동물 중에서 인간만이 받은 최고의 특혜다. 이 놀라운 특혜를 맘껏 누리길 바란다. 그리고 위에서 말한 각종 보너스도 푸짐하게 받으시길.
▣ 김항용 - 걷고 또 걸읍시다
▣ 솔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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