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곡할아버지가 백이숙제를 억만번이나 읽은 뜻을 이제야 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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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서(진욱) 작성일04-05-20 10:11 조회1,400회 댓글0건본문
군대를 나와서 계룡산 심우정사에 들어가 몇개월을 있었습니다.
그 절에 목초스님이 계셨는데 나에게 김재규의 최종진술이 담긴 녹음 테이프 두개를 주었습니다.
그때는 그게 비밀리에 돌아다니고 있었습니다.
김재규가 사형 당하기 직전에 박정희를 쏘게된 이유와 명분이 담겨져 있는 그런 내용이었습니다.
지금 김재규를 민주화 투사로 인정해 달라고 그의 유족들이 청원했다고 하는군요.
그런데 김재규의 가장 큰 약점은 왜 그가 그때까지 박정희의 잘못을 잘 알면서 그의 밥을 먹으며 부귀영화를 누렸느냐 하는 것입니다.
요즘에 제가 볼 때 우리 사회에 진정으로 정의를 위해 몸바치는 사람이 누가 있습니까.
그저 자리하나 준다면 밥그릇 준다면 정의고 뭐고, 철학이고 가치고 뭐고 다 밥그릇따라 가는 세상 아닙니까.
저는 백곡할아버지가 왜 백이숙제를 취묵당에 들어가 억만번이나 읽었는지 이제야 조금 알 것 같습니다.
백이숙제에 이르는 과정, 그것은 정말 정의와 철학과 가치를 따르는 사람들이 보여주는 정수요,
그 의미가 도대체 무엇인지 알고 싶어 그걸 억만번이나 읽은 우리 할아버지 백곡선생이야말로 그 경지에 이르른 사람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저도 밥그릇 차고 나왔지만, 일을 하다보니 아직도 관에 도움을 받고 있어 안타깝군요.
그러나 이 일을 하려고 회장님도 만나보고 또 안동 김씨 잘 나간다는 사람들에게 협조를 요청해도 뜻을 이해해 주지 못하고 또 만나주지도 않으니...
언젠가 저도 백곡할아버지가 백이숙제를 읽었던 억만재(취묵당)에 들어가 백이숙제를 억만번이나 읽어보게 될지도 모르겠군요. 하긴 지금이야 왕의 땅이 아니고 국민의 땅이고 왕의 돈이 아니고 국민의 세금이니 그럴 필요야 없겠지요. 그저 옛날 백곡 할아버지의 심경을 다시한번 생각해 봅니다.
김태서(진욱) 배상
▣ 솔내 -
▣ 김진중 - 참고로 당시 1억1만3천번을 읽으셨다는데 요즘 단위로는 11만3천번이 됨
▣ 聲庵 - 明鏡止水-
▣ 김항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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