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고향! 진천 일송정(一松亭)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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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회 작성일04-07-14 03:06 조회1,507회 댓글0건본문
어느새 4년째나 되었습니다. 안동김씨 홈페이지에 하루도 빠짐없이 부지런히 들락거리고, 안사연 활동한답시고 전국 여기저기를 돌아다녔고, 대종회 파종회 행사 등에도 많이 쫓아 다니고 있습니다.
그러나 큰 조상, 훌륭한 조상, 멋진 곳만 찾아다니다 보니, 비록 두메산골에 큰 벼슬한 조상은 없는 곳이지만, 오늘의 나를 존재하게 하는, 나에게는 가장 소중한 조상과 고향에 대해서는 정작 마음을 두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크고 멋진 것만 찾다가 작지만 가장 소중한 것을 잊고 지낸 것이 아닌가 심히 자책하여 봅니다.
몇 년전인가 북유럽 여행길에 노르웨이 오슬로의 삐가뻔쩍한 호텔에서 하루밤을 보내면서 경주의 불국사를 가보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 솟구처 밤잠을 설친 적이 있습니다. 귀국해서 불국사를 시작으로 여행하기 시작한 것이 오늘날까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제 나의 고향을 찾아가는 발걸음을 시작하고 싶은 욕망이 샘솟고 있습니다. 나를 따뜻하게 맞아줄 고향산천과 선조님들! 당내 일가님들의 환한 미소가 그립습니다. 우선 고향산천과 고향 선조님들의 기록을 모아 보는 시간을 먼저 갖고자 합니다.
나의 고향은 충북 진천의 일송정이라는 두메산골 하늘아래 첫동네 마을이었습니다. 지금은 전국적인 낚시터로 유명한 백곡저수지 수면을 끼고 돌면서 아늑하게 자리잡고 있는 곳입니다.
행정구역은 충청북도 진천군 진천읍 建松里이며 지형적으로는 우리나라 중추 산맥인 차령산맥의 무제봉에서 뻗쳐 나려온 3맥중 중앙산맥이 힘차게 내려오다 뭉친 지점이며 금강상류인 백곡천과 명암천이 흘러 합류하는 지역으로 북측 마을뒤 3면이 병풍처럼 산으로 둘러 쌓이고 남측 전면은 확 트여 바다와도 같은 백곡저수지 푸른 물이 마치 한폭의 그림과도 같은 산수수려한 고장으로 약 400여년을 이어온 안동김씨 세거지지입니다.
12대조 휘정길 선조님께서는 조부모 님이 작고하시자 一松亭 (당시 明信里)에 장례를 뫼시고 서기 1600년경 長管里에서 복잡하고 불편하시어 이곳 일송정으로 최초 개척하신 것이 마을의 창시입니다. 지명은 입구에 한 그루 소나무가 우뚝 서 있어 일송정이라 명명하고 한 그루 소나무가 너무 외롭게 느껴 우측에 槐木 1柱를 심어 좌측 괴목으로 양괴목정을 이루었으니 마을입구의 장엄한 위용은 일송정의 상징이며 역사입니다.
그 후에 언젠가 소나무가 죽어서 그 자리에 느티나무 한 그루를 심었다고 합니다. 불과 20년 전만 해도 마을 앞에는 느티나무 고목 두 그루가 한적한 두메산골 시골마을 입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한 여름 뙤약볕에 매미 소리 요란한 때에는 느티나무 아래에 온 동네가 다 모여서 낮잠도 자고 장기 바둑도 두고 한담도 나누는 그림같은 곳이었습니다.
선조로부터 잘 가꾸어 온 일송정이 근세에 이르러 한때 수난을 겪기도 했습니다. 과거 50여호 가구가 농토가 비옥하고 水源이 좋아 농사를 짓고 행복하게 살던 터전이 1943년 일제말엽 백곡저수지 조성으로 농경지와 도로가 수몰되면서 마을민은 농지를 잃고 길도 없어 높고 긴 상산고개를 넘어 鎭川 읍내를 다니게 되어 교통이 불편함은 물론 생활대책도 막연하여 대부분이 정든 고향을 떠나 객지로 이주하고 겨우 10여 가구만 남아 마을을 지키는 실정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남아 있던 사람들도 다 떠나고 대여섯 가구만 남아 고향을 지키고 있고, 그나마 마을 입구 느티나무 한 그루는 죽어 없어지고 한 그루만이 마을 입구를 외롭게 힘겹게 지키고 있습니다.
현재는 다행히 1982년경 저수지 대규모 확장공사로 마을 앞으로 우회도로가 개설되면서 교통이 편리할 뿐 아니라 점차 관광지화하고 일송정이 되돌아오는 다시 살기좋은 고장으로 변모하니 이는 실로 조상님이 돌보신 은혜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조상님의 얼이 담긴 일송정을 가꾸고 가다듬어 더욱 번창 발전시킴과 동시 영구 보전토록 합심노력하여 자손만대에 물려주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윗 글은 일송정 유래비 (1998년 3월 9일, 안렴사공 19대손 在鴻 撰書)에서 주로 인용하였음을 밝혀 둡니다.
▣ 김윤만 - 나도 비슷한 생각하에 고향 선조님들의 기록과 유허를 정리하고 있었습니다. 진천 일송정도 가보고 싶은 곳인데 글로나마 알게되어 고맙기 그지없습니다.
▣ 김항용 - 감명깊게 읽었습니다. 아무리 화려한 남의 것보다 보잘것 없지만 피와 정이 얽힌 내것만 하겠습니까? 우리 모두 나로부터 거슬러 올라간 소중한 역사들을 정리하는데 남은 시간들을 투자해 봅시다.
▣ 솔내 - 고향!! 언제나 내마음속에 둥지를 틀고 있는 곳! 잘 읽었습니다.
▣ 김태우 - 고향 생각에 눈시울이 뜨거워집니다.
▣ 김태도 - 일송정 푸른솔, 백곡지의 맑은물. ㅡ그곳이 或 如 백곡 선조님 께서 소시적 浩然之氣 를 닦으신 배경이 또한 아닐런지요? 상상해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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