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게시판

백범일지 속의 도산 안창호(1878-1938) 04

페이지 정보

김주회 작성일04-09-01 22:40 조회1,370회 댓글0건

본문


p.301

2) 경무국장 시절

나는 내무총장인 도산 안창호 선생을 보고 정부의 문지기를 시켜 달라고 청하였다. 벼슬을 시켜주지 않는 반감으로 그러는 것이 아닌가 하여, 도산은 의아해하고 염려되는 빛을 보였다.

나는 "일찍이 본국에서 교육사업을 할 때 어느 곳에서 순사 시험과목을 보고 집에 가서 혼자 시험을 쳐서 합격하지 못한 사실이 있다" 또 "서대문감옥에서 옥살이 할 때 후일 만일 독립정부가 조직되면 정부의 뜰을 쓸고 문을 지키기로 마음먹은 적이 있다" 그런가 하면 "이름 자는 구(九)로 별호는 백범(白凡)으로 고쳤다" 이런 예를 들면서 나의 진정한 평소 소원을 말하였다.

이에 도산은 쾌히 승낙을 하며 자기가 미국에서 백악관을 지키는 관원이 있는 것을 보았다며, "백범 같은 이가 우리 정부청사를 수호하는 것이 적당하니 내일 국무회의에 제출하겠다" 하여, 나는 마음 속으로 매우 기뻐하였다.

그런데 다음날 아침, 도산은 뜻밖에도 나에게 경무국장 임명장을 주며 취임하여 근무할 것을 권하였다. "순사의 자격에도 못 미치는 내가 경무국장의 직책을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 하며 굳이 사양하였다. 그러나 국무회의에서, 백범은 여러 해 감옥생활을 하여 왜놈 사정을 잘 알고 혁명시기는 인재의 정신을 보아서 등용한다며 "이미 임명된 것이니 사양하지 말고 공무를 집행하라" 고 강권하였다. 결국 나는 경무국장에 취임하였다.

나는 5년 동안 경무국장으로서 신문관, 검사, 판사뿐만 아니라 형집행까지도 담당하였다. ---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