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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범일지 속의 도산 안창호(1878-1938)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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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회 작성일04-09-18 16:47 조회1,39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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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창호 평전 (2004.9, 청포도)

● 도산을 애도하는 글 (백범 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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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력이 있었다면 뉴욕을 내왕한 것뿐이었고, 성공이 있었다면 자기가 파키스탄의 분열에서 맛본 고통을 우리에게 맛보이려 하는 것뿐이었습니다. 이 분열 공작을 성공하는 데는 미국인이 제조한 "북한에서 인민 공화국이 수립되었다." 는 요언(謠言)이 상당한 효과를 내었다는 것까지 솔직하게 고백하였습니다.

그 중에도 우리와 가장 길게 환난을 같이 함으로써 친교가 깊은 중국의 대표가 남한의 단선(單選)을 주장하여 그것을 국제적으로 합리 합법화하려 하는 데 노력할 줄은 몽상도  하지 못하였던 것입니다. 중국의 내란은 중국의 통일을 방해하고 중국의 위신을 국제적으로 추락시키고 있거늘, 우리 한국에 자기들과 같은 모양의 화근을 심을 필요야 어디 있겠습니까?"

놀라운 것은 필리핀 대표가 우리 한국에 미군의 육,해군 기지를 건설하라고 주장한 것입니다. 그리고 또 워싱턴 7일 발 UP 통신에 의하면 그 곳 소식통의 전언(傳言)으로써 "남한 정부 수립 후에라도 일정한 기간은 미국의 보호를 계속하리라." 고 하였으니 이것은 더욱 놀라운 것입니다. 그러면 남한의 전도는 불보다도 환하게 보이는 것이며, UN 임시 위원단의 할 일이 무엇이라는 것도 예측할 수 있는 것이지만, 특별히 동병상련의 처지에 있는 약소국 대표들이 이 공작에 중요한 배우로 출연하는 것은 우리로서 이해하기 곤란한 일입니다.

그들이 우리에게 은혜를 베풀지 못할지언정 하필 우리 자손 만대에 영원히 망각할 수 없는 원한을 끼칠 것이 무엇입니까.


선생이여, 그러나 이것도 감사하다고 좋아서 날뛰는 부끄러움을 모르는 수많은 무리가 우리 안에 있는 바에야 누구를 원망하고 책망하겠습니까. 4국 신탁이 싫다고 미소 공의를 반대한 것이 애국자라 한다면, UN의 협조 아래 실시하려는 1국 신탁도 반대하는 것이 애국자일 것입니다.

소련만을 의존하는 인민 공화국을 건설하는 것이 조국을 분열하는 반역자라고 규정하면서 자신이 자기 남한 단정을 수립하려 한다면 그것은 무엇이라고 규정해야 옳겠나이까.

옛날의 보호 조약을 찬성한 것을 매국노라 규정한다면, 앞으로 오는 보호조약도 방지하는 것이 당연히 애국자일 것입니다.


선생이여, 선생은 조국의 강토를 수호하고자 방방곡곡에서 목이 터지도록 소리를 질렀던 것입니다. 망한 조국을 광복하기 위하여 만리 이역에서 동분서주하다가 불행히 적의 포로가 되어 옥에 갇혔다가 생명까지 빼앗긴 줄을 단군의 자녀로서는 다 알고 있나이다.

그러니 선생의 위대한 정신과 영용한 전적(戰跡)을 체득하는 자가 과연 얼마나 되겠나이까. 오늘 이 자리에서 선생을 추모하는 자 중에서는 선생의 발자취를 밟고 나갈 동지가 얼마나 되겠나이까.

바라건대 3천만 각개의 뇌수(腦髓)마다 선생의 위대한 정신을 주입하여서 조국의 통일과 독립이 완성될 때까지 영용한 투쟁을 계속하게 해주옵소서.

---계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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