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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온공 종택 발굴 현장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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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내영환 작성일04-12-20 16:54 조회1,711회 댓글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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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새벽  심한 갈증에 눈을 떴다.

아직 어제 있던 안사연 송년회의 취기가 가시지 않은 듯 하나

무언가 가슴에 벅차 오르는 뭉클함이 있기에 몽롱한 정신에서도 잠을 깨기 위해

세수를 하고 보내 새벽 5시이다.

이렇게 일찍 깬 것이 갈증만이 아닌 것이 따로 있기에 다시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어제 망년회 자리에서 받은 다급한 전화 한통, 그것은 문온공 종손인 광도씨였다.


“대부님 계획이 바꾸어서 종택 발굴이 내일로 거의 마무리 되어 조사담당 교수가 내일

내려 온다고 하니 대부님께서 꼭 참석하여 주셔야 겠는데요,  어쩌면 좋지요? 

내일 아침 모시러 가면 안 되될까요?“


나는 전화 다시 해 주마고 하고 전화를 끊었다.

 

술기운이 확 달아났다.

앞으로 일주일은 더 지나야 끝날 거라며,, 지금은  겉흙을 걷어내고 있으니 다음 주중에

내려와 달라고 어제 종손에게서 연락을 받았기에 내일(일요일)점심때  초등학교 동창들과

동창회 겸 망년회를 하기로 약속이 된 상태였다.

 

그러나 동창망년회가 문제인가?  정신을 가다듬고 내일 포천으로 내려가기로 결심을 하고

종손에게로 전화를 했다. 내일 내려 가겠노라고...


아! 그랬지, 오늘 아침 포천에 내려 가야하지...

종택의 초석 발굴.  이는 오래전부터 우리의 숙원이었다.

듬성듬성 묻혀있는 사방 30Cm가 넘는 네모 반듯한 -흡사 왕궁터의 그것같은- 주춧돌을

보면서, 이마도 누각 기둥의 주춛돌이었을  높이 1M쯤 되는 큰키주춧돌을 금수정 갈때마다

돌아보면서, 언젠가는 이 종택을 발굴하여

원형을 복원하는 날이 오기를 기원하기룰 십수년...

 

올봄 포천시청으로부터 종택터의 기초조사를 한다는 연락을 받고 얼마나 기뻤던지 ...

포천시청에서는 기초발굴조사에 4,000만원의 예산을 책정하여 조사용역을 공개입찰을

했으나 유찰되어 또 얼마나 속상했는지...

도대체 그런 조사사업비에 사천만원을 책정한 공무원만 속으로 미워하면서 새겼는데..

가난한 포천시로서는 그나마 어렵게 만든 예산인데

올해를 넘기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가슴 조렸던 나날이었다.

  포천시문화담당공무원들의 노력으로 드디어 단국대학 매장문화재연구소에서

발굴작업을 맡기로 했단다.   뛸듯이 기쁜일이 아닐 수 없다.


아침일찍 조반을 챙겨 먹고 집을 출발했다.  도중에 태우씨와 발용씨가 동승하여 우리 셋은

설레는 마음으로 포천을 향해 달렸다.  엊저녁 모임에서 나는 이 종택터 얘기를 했고,

모여있던 모든 분들이 동참하고 싶어 했지만 년말 계획이 잡혀서 결국 두분만

동참하게 된 것이다.

 

포천읍을 지나 얼마쯤 달렸을때

“어! 대부님! 조경선생묘가 여기 있네요.  방금 표석을 지나왔네요”

 

발용씨의 이런 얘기도 나는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다른 때 같으면 조경선생에 대해 서로

많은 얘기를 했을텐데....  조견선생의 배위도 우리 우리 집안이고 한양조씨는 포천에

세거하면서 우리 문온공파와는 많은 혼맥이 이어저 있는 집안이다.  지금 현재의 종부(광도-태항의 포천돌림자는 光--씨 어머니)도 한양조씨이다.  그러나 나는 오직 종택터 초석만 머리에 있을뿐, 건성으로 흘려버렸다.   발용씨가 조금은 무안하거나 서운했을 런지도 모르겠다.


삼팔선휴게소를 지나 전곡쪽으로 좌회전하여 잠시 숨을 돌리려고 가까운 가게에 들려

종부께 드릴 부드러운 과자와 음료수를 사서 다시 출발하였다.

10여분 달려 멀리 금수정이 눈앞에 들어오기 시작하였고 문온공 단소가 모셔저 있는

금수정으로 좌회전하면서 가슴이 쿵쿵 뛰기 시작했다 


금수정 입구 밭에 새로 지은 종부가 계시는 따님댁을 그냥 지나처서(들려서 종부께 인사드린다는 생각도 나지 않았다)곧바로 금수정으로 들어가니 눈앞에 펼쳐지는 종택터의 적나라한 초석들..  

 이 순간 왜 황룡사지를 연상하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발용씨는 먼저 카메라부터 들이대고--역시 못말리는 매니어---

 

“사진 촬영은 문화재법에 의해 금지되어 있는데요...”

그림그리는 캔파스 같을 것에 모눈종이를 대고 그림를 그리는 연구원이 촬영을 제지하며 출입을 막았다..

문화재관리법에 의하면 발굴중인 현장은 외지인이 출입할 수도 없고 촬영할 수도 없단다.

어기면  처벌 받는다나... 

이말에 카메라를 들고 있던 발용씨와 우리는 순간 돌부처가 된 듯했다.

 

계속...



댓글목록

김윤만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윤만
작성일

  문중사에 대한 대부님의 열정은 늘 경의의 대상입니다.
하루 속히 종가 복원과 재실이 건립되길 기원하고 있습니다.

김영윤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영윤
작성일

  함께하지 못하여 송구스럽습니다
연이은 3일동안 애쓰셨습니다
다음 내용이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