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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인가족 시대… 고모·이모·사촌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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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중 작성일05-02-25 08:17 조회1,408회 댓글5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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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인가족 시대… 고모·이모·사촌 사라진다
한양趙씨 별좌공파 성국씨 가계도를 보면
과거엔 5대 136명…이젠 2명씩 낳아도 62명
젊은세대는 조부모·부모·자녀 3대 책임져야
2050년엔 젊은이 1.2명이 노인 1명 부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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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김동섭, 이진동, 김영진 기자]

‘증조할아버지 4형제→할아버지 3남매→아버지 7남매→본인 3형제→자녀 1녀’.


전남 목포와 무안 등에 근거지를 둔 한양(漢陽) 조(趙)씨 별좌공파(別座公派) 27대손인 성국(39)씨의 가계도(家系圖)이다. 구한말 시대에 태어난 고조, 증조할아버지는 각각 4명, 3명의 자녀를 낳았고, 일제시대에 태어난 할아버지는 7명, 해방둥이인 아버지는 3명을 두었다.

고조할아버지부터 아버지까지 4대(代) 동안 낳은 평균 자녀수는 4.2명. 하지만 종손인 성국씨가 족보에 올린 자녀는 2001년에 낳은 딸 1명이다. 결혼 10년째인 성국씨의 동생(35)은 아예 아이가 없고, 막내 동생(33)은 두 아들을 두고 있다.


성국씨의 가계도는 우리나라 인구 변화의 축소판이다. 결혼한 여자들의 자녀까지 모두 실린 성국씨 가문의 가승보(家乘譜·고조부 이래 직계가족만 모은 족보)를 통해 그의 집안을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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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한말이던 1862년생인 고조 할아버지(23대)는 4형제(24대)를 낳았고, 이들은 다시 18명(25대)을 낳았다. 18명은 다시 61명(26대)을 낳았고, 61명은 53명(27대)을 낳았다. 27대손의 숫자가 적어진 것은 61명 중 아직 결혼한 이들이 25명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28대손은 4명이었다. 평균 자녀수를 보면 4명(24대)→4.53명(25대)→3.38명(26대)→2.12명(27대)이었다. 고조할아버지부터 5대손을 모두 합치면 136명이다. 만일 성국씨를 중시조로 아이를 계속 2명씩만 낳아 5대손까지 이어진다고 가정하면 후손은 62명이 된다. 과거 5대가 낳은 136명이 앞으로 5대에선 62명이 되어, 절반 이하로 줄어드는 셈이다. 현재 전국 평균 출산율 1.19를 적용하면 40명 이내로 줄어든다. 훨씬 왜소하고 밋밋한 대나무 형태의 가계도가 나오게 되는 것이다.


가승보를 편찬한 조광훈(68·전 전남 농촌진흥원장)씨는 “자손들이 갈수록 늘어나 잎이 풍성하고 울창한 나무형태였는데, 우리 자녀세대부터는 가지 없이 줄기만 길게 뻗어가는 형태의 가계도로 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손자, 손녀보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더 많아지는 상황이 연출될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한 명으로 이어지는 자녀들은 앞으로 28대, 29대손으로 내려갈수록 고모나 이모·삼촌·사촌이란 단어조차 사라지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1자녀 시대’가 되면서 가족 관계에도 큰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세대 개념부터 바뀌고 있다. 족보 전문가인 이병창 가승미디어대표는 “예전에는 한 대(代)를 20~25년으로 간주했는데, 결혼이 늦어지면서 아기를 늦게 낳아 이제는 30~35년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특히 자녀도 1명밖에 안 낳으면서 ‘부부와 2자녀’라는 4인가족에서 ‘부부와 한 자녀’라는 3인가족 시대로 변해가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나라는 2000년에 4인가구가 전체 가구의 31%이고, 3인가구는 21%였다. 이 대표는 앞으로는 모든 통계의 기본이 되는 가구 개념도 4인가구에서 3인가구로 기준이 바뀌어 갈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같은 가족변화를 거쳐 현재 성국씨 세대가 50대가 되면 ‘샌드위치’ 신세가 될 것이라고 김승권 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분석했다. 앞으로 15년 뒤인 2020년이 되면 남자는 평균수명이 4.2세가 늘어난 81세, 여자는 2.9세가 늘어난 84.4세로 된다. 이 경우 성국씨 세대들은 아버지뿐만 아니라 할아버지 세대를 부양하는 것은 물론, 자녀까지 책임져야 하는 처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고출산-고사망’에서 ‘저출산-저사망’ 추세로 되면서 중간에 끼인 샌드위치가 되어 3대(代)를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다.


또 자녀가 없는 세대가 늘면서, 가족의 부양을 받지 못할 노인이 속출하리라는 분석도 나왔다. 이런 노인들의 부양은 결국 정부 몫으로 돌아와 정부의 재정지출이 만만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1인당 세금부담이 늘어나게 됨은 물론이다. 현재 35~49세 기혼여성 중 자녀가 없는 이들은 전체의 3%(31만8000명)로, 이들의 노후는 정부가 떠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중앙대 통계학과 김삼용 교수는 “현재는 젊은이 7명이 1명의 노인을 부양했지만, 2050년이 되면 젊은이 1.2명이 1명을 부양하게 돼 젊은이들의 부담이 더 커지게 된다”며 “조씨의 자녀 세대로 내려가면 연금이나 의료보험을 낼 사람보다 받을 사람이 많아져 젊은 세대들은 갈수록 더 얄팍해진 월급봉투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목록

솔내님의 댓글

profile_image 솔내
작성일

  허 참!!

김항용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항용
작성일

  안타까운 일입니다.
1960-70년대에는 가족계획을 내세우며 2낳기 운동을 전개하다가
30년 뒤인 2000년대에 와서는  3명 이상 낳기를 권하고 있는
근시안 정책을 이미 체험했으면서도

호주제와 호적을 폐지하는 정책을 펴다니----
걱정입니다.

,김태도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태도
작성일

  국가 백년지 대계가 염려스럽습니다.
천연자원이 넉넉지 못한 우리의 현실,
인력과 고급두뇌들이 국력을 좌우할텐데........

김주회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주회
작성일

  가족제도의 변형???
경계하고 경계할 일입니다.

김 홍 묵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 홍 묵
작성일

  이렇게 슬림화되면 가계도에 문제가 생기고 집안이 문제가 생기니 ...어쩔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