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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계재 김뉴 선조님 자료모음 (2) 쌍계재부- 강희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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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내영환 작성일05-03-28 17:02 조회1,554회 댓글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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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계재부(雙溪齋賦)

 

강희맹(姜希孟)


신도 왼편 경계 / 神都左界

성균관 동쪽 가녁에 / 泮宮東隈

풍운이 모여 흩어지지 않고 / 風雲儲其不散

골짜기 깊고 훤칠한데 / 洞壑窈而重恢

아름다운 나무가 울창하고 / 鬱交柯兮佳木

돌계단에 아롱진 이끼 / 斑石磴兮莓苔

냇물이 두 갈래로 나뉘어 / 川分派兮釵股

돌웅덩이를 지나 감돌며 / 承石窩兮盤洄

구슬을 울리는 듯 / 或淙潺而鳴環兮

살랑살랑 흐르다가 좍좍 떠들어대네 / 或㶁汨而喧豗

물이여, 너는 골짜기에서 얼마쯤 흘러나와 / 曾出洞兮幾許

이렇듯 문파주D-001를 흘려 재주를 기르느냐 / 潤文波兮育才

범인들은 보고도 몰라 / 凡庸晲視而莫察兮

이 좋은 땅을 숲에 묻히게 하였으니 / 令勝地埋沒乎草萊

하늘이 아끼고 땅이 비장한 이 곳은 / 固天慳而地祕兮

현영을 기다려 반드시 개척되느니 / 待賢英而必開

어와, 금헌선생은 / 於是琴軒先生

자영의 후손 / 紫纓之孫

화벌의 계통 / 華閥之胄

세속을 싫어하고 도를 즐기니 / 厭紛樂道

명랑한 정신에 빼어난 기상 / 神朗氣秀

백가서에 정통하고 / 膾炙墳典

글씨도 잘 써 / 糠粃史籀

젊은 나이에 노성한 그릇 / 羌年少而器老

덕도 많고 재주도 부하네 / 固德全而才富

가슴 활짝 헤치니 광풍제월 / 豁胸襟兮霽月

높은 기운이 우주에 드날리네 / 騁逸氣兮宇宙

귀가자제 버릇을 버리고 / 脫氣習兮紈綺

천석의 고황을 안았으니주D-002 / 抱膏肓兮泉石

칩영에 몸이 매었으나 고상한 생각이며 / 縶纓簪而遐思兮

그대로 조시를 못 떠나고 있으면서도 / 淹朝市以滯跡

이제 서울안을 훑어보아 / 爰相觀於都中兮

구석구석 다 찾았네 / 靡荒陬而不索

반수를 찾아 돌아가다가 / 尋泮水以探討兮

마침내 그 근원에서 좋은 곳을 얻으니 / 竟窮原而有獲

산을 등진 남향한 자리 / 實面陽而負陰兮

집터도 좋을씨고 / 宜君子之攸宅

가시덤불 베어내고 깊고 좁은 곳 넓히고 / 乃翦荊棘闢深窄

재목을 모으고 이엉을 이어 집 한 채 지어내니 / 誅茅鳩材爰始規畫

뜰은 말을 돌릴 만하고 / 庭可旋馬

마루는 자리를 벌일 만한데 / 堂容列席

질박도 않고 사치도 않게 / 不朴不侈

한 자, 한 도도 격식대로 / 靡違度尺

밝은 방 여니 명랑하고 / 開煥室以明朗

바람 맞이하는 헌함은 탁 트였네 / 疏風而四闢

선생이 그 안에 거처하며 / 先生偃息乎其中

조석으로 노래부르면서 / 嘯歌乎昕夕

우주의 신비를 관찰하고 / 乃妙觀於玄化

사시의 변천을 눈으로 보네 / 覩四時之流易

청양이 철을 알아 / 至若靑陽應候

봄빛이 하늘에 차면 / 韶華彌空

언덕의 풀이 뾰죽뾰죽 / 岸草欲芳

흙이 차츰 풀리고 / 土脈初融

시냇가의 버들 누른빛 흔들고 / 溪柳搖黃

동산의 복숭아꽃 빨간빛 자욱 / 園桃蒸紅

맑은 바람에 푸른 솔이 노래하는데 / 淡風煙兮碧松

명륜당에선 글공부하는 소리 / 咽絃誦兮夫子之宮

쌍계 해맑게 흘러 / 雙溪泓澄以流注兮

석탄을 내려가 더욱 영롱쿠나 / 下石灘而玲瓏

선생이 새로 지은 봄옷을 입고 / 先生於是佳春服之旣成

관동 6, 7명을 짝하여 / 偕六七之冠童

증점의 비파를 울리다가 뜻을 말하면서 / 鏗點瑟以抒情兮

기수에 목욕하는 높은 자취를 사모하네주D-003 / 慕浴沂之高蹤

4월달 청화한 계절 / 至若淸和届節

녹음이 깔렸는데 / 綠陰重浮

제비는 솔솔 바람에 / 紫燕兮輕風

꾀꼬리는 저 높은 언덕에 / 黃鸝兮崇丘

이윽고 더운 햇볕이 중천에 올라 / 俄畏景之當天

붉은 구름도 머물러 떠나지 못할 때도 / 駐彤雲兮不流

푸른 쌍계는 싸늘히 흐르며 / 雙溪淸泠寒碧

웅덩이에 슬슬 감도는데 / 盤渦旋油

선생이 세모시 적삼으로 바람을 쐬며 / 先生披細葛以涵風

서늘한 그늘아래 서성대누나 / 趁涼陰而夷猶

혹시 장마비가 지리하고 / 其或梅雨翛翛

음침한 구름이 먹먹하여 / 陰雲漠漠

앵두 열매는 타는 듯 / 山櫻兮欲然

새들도 날개가 젖어 갈 곳을 몰라 할 제 / 濕鳥兮無托

쌍계가 여러 냇물을 받아 형세가 커져 / 雙溪承衆流以勢大

빈 산에 쾅쾅 쏟아져 흐르네 / 響空山而噴薄

선생이 이에 지팡이를 손에 쥐고 / 先生於是枯藜在手

짚신을 발에 신고 / 草屩承脚

근본이 있으면 줄곧 흐르고 / 思有本之不捨

근원이 없으면 금방 마르는 물의 이치를 생각하네 / 料無源之易涸

이윽고 가을 되어 금풍이 설렁대고 / 至若金風槭槭

하늘은 해맑은데 / 瑤宇湛湛

가벼운 서리가 수풀에 내려 / 抹輕霜兮林表

단풍잎이 무르익으려 하고 / 絢殷紅兮欲酣

국화는 산기슭에 향기롭고 / 菊芳兮山阿

연잎은 찬 못에 거꾸러졌다 / 荷倒兮寒潭

기분 더욱 상쾌하고 한편으로 쓸쓸도 하니 / 增爽塏以淒澟兮

멋대로 그윽한 경지를 탐방할 때로구나 / 恣躬搜與幽探

쌍계가 거울처럼 맑고 쭉빛처럼 파란데 / 雙溪澄淸若鏡綠淨如藍

선생이 이에 술병을 열고 냇물가에 앉아서 / 先生於是開芳樽以臨流

아름다운 손들과 함께 노니네 / 與佳客兮相參

혹시 매미소리 그치고 / 其或玄蟬響息

밝은 달이 떠올라 / 素月騰輝

사람 없는 고요한 밤에 / 夜岑寂以無人兮

뜰안에 귀뚜라미 울 적이면 / 咽寒螿兮庭闈

쌍계는 싸늘히 달을 비추어 / 雙溪泠泠以耀月兮

찬란한 은과 수은을 뿌린 듯 / 爛銀汞之四圍

선생이 이에 / 先生於是

거문고를 어루만지며 아양곡을 타는구나 / 撫枯桐以奏曲兮

이윽고 겨울 / 托洋峨於瑤徽

북풍이 울부짖고 / 至若朔吹號怒

장림이 텅 비었는데 / 長林一空

추위가 사람에게 다가오니 / 閔薄寒之中人兮

등걸을 피워서 방을 덥히네 / 煨榾柮以煖烘

쌍계는 얼음이 얼어 아로새기고 / 雙溪成氷以雕鏤兮

거문고를 울리듯 징동댕동 / 鳴琴筑而丁東

선생이 이에 / 先生於是

저녁 술에 얼근히 취하여 자용구를 입고 / 倚暮酣襲紫茸

양지 언덕에 서성대며 / 立陽坡而延佇兮

낯을 에는 바람을 쏘이네 / 傲刮面之陰風

혹 검은 구름 뭉게뭉게 모이고 / 其或頑雲結葉

함박눈이 꽃처럼 나부껴 / 密雪飄花

공중에 체 치며 젓나무에 쌓이고 / 篩空羃檜

구렁을 메우고 벼랑에 가득할 제 / 塡坑滿崖

쌍계가 얼어붙어 소리가 없고 / 雙溪凍合以無聲兮

은 배암처럼 구불구불 달리면 / 走蜿蜒之銀蛇

선생이 이에 비단장막 젖히고 / 先生於是

사창을 열어놓고 / 揭錦帳拓窻紗

양고주를 따르며 / 酌羊羖之美醞

섬섬옥수 시켜서 등을 긁히며 / 令纖手以搔爬

아름다운 노래에 기쁨이 더해 / 度妙曲而增懽

만당의 화기가 봄인 듯하네 / 譪一堂之春和

네 철이 분분히 번갈아드나 / 紛四序之代謝兮

광경은 이렇듯이 그지없으니 / 信光景之無窮

지척에 속세를 격하여서도 / 隔凡塵於跬步兮

완연히 여기는 선경이로다 / 宛一入乎壺中

노래로 고하여 가로되 / 誶曰

지신이 기다림이 있어 / 地靈有待

비장을 열게 하였네 / 發祕藏只

가시덤불 베어내자 / 剗乃荊榛

흙이 단단하고 / 土燥剛只

뜰은 말을 돌릴 만하고 / 庭可旋馬

손이 마루에 오르네 / 客登堂只

지은 집 아늑할사 / 築室孔安

군자가 편안하네 / 君子寧只

군자가 편안하거니 / 君子寧只

천 년이나 살리로다 / 享千齡只

거듭 고하기를 / 重爲告曰

산중에 깊이 갇혀 오막살이에 살면 / 汨囚山兮蔽蓬蓽

세속을 영영 떠나 혼자서 즐기니 / 甘長往兮樂幽獨

성조를 멀리함이 무엇 즐거운가 / 奚所樂兮逭聖朝

물고기와 벗하고 사슴과 짝하는 것 / 侶魚蝦兮友麋鹿

나는 이 쌍계를 사랑하노니 / 我愛雙溪兮

강호도 아니요, 산림도 아니라 / 匪江湖與山林

벼슬에 얽매어서도 마음은 연하로세 / 跡拘簪組兮煙霞心

나도 가서 좇으려 하나 동부가 깊도다 / 欲往從之兮洞府深

무엇으로 선물할까 쌍남금으로 하리라주D-004 / 何以贈之兮雙南金


[주D-001]문파(文波) :

댓글목록

김은회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은회
작성일

  좋은 자료 감사합니다.

김항용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항용
작성일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