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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렬공의 백부 김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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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영 작성일05-04-07 21:33 조회1,422회 댓글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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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선 제26권<?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제고(制誥)

재신(宰臣) 김창(金敞)

하천단(河千旦)

재상은 하늘을 대신하여 만물을 다스리는 것이므로 공으로만 하여 사를 잊는 것이요, 임금은 덕을 높이고 공을 갚아야 하므로 예로써 신하를 대우하는 것이다. 짐은 스스로 못난 줄을 아는데, 어진 이가 아니면 누구와 더불어 나라를 지키겠는가. 마땅히 그 오래 벼슬한 사람을 임용하여, 새 도읍에서 천명을 길게 하려 한다. 이에 감히 위대한 인재를 추천하여 밝은 조정에 고하노라

구관(具官) 김창(金敞)은 어머니의 뱃속에서 시(詩)ㆍ서(書)ㆍ예(禮)의 아언(雅言)을 들었으며, 머리털을 맺은 뒤로부터 기국과 학식과 덕행의 대체(大體)를 가졌다. 높은 이름을 일찍이 앵방(鶯榜)에서 드날렸고, 두터운 덕망은 우리 나라에 높았다. 그러므로 원로대신이 추천하니 큰 소임을 맡게 함이 가 하다. 긴 날개를 밀어 올려서 활짝 트인 큰 길에 날게 한다. 학(鶴)을 타고 양주(楊州)로 올라가서는 만전(萬錢)을 허리에 차지 않고 왔고, 총마(驄馬)를 타고 백서(柏署)에 들어가니 여러 벼슬아치들이 눈을 바로보지 못하고 두려워했다. 홍약(紅藥)의 섬돌에 올라서서는 여러 번 청포(靑蒲)의 자리에 엎드렸다. 윤음을 초할 즈음에는 다 입으로 봉황을 토한 것이었고, 인물을 감식할 즈음에는 눈에 온전한 소가 없었다. 도가니와 망치를 손에 맡겨 도균(陶鈞)의 솜씨를 시험했더니, 마음이 저울같이 공평하여 털끝만한 사심(私心)도 용납되지 않았다. 경이 천(天)ㆍ지(地)ㆍ인(人)의 이치를 통한 참다운 선비임을 알았으므로, 경으로 하여금 문(文)ㆍ무(武)ㆍ가(吏)의 선임을 맡아보게 하였다. 삼전(三銓)을 장악하여 사과예(四科藝)를 고사하는데, 밝은 거울로 만물의 형체를 비치는 것 같았다. 과거 시험장에서 선비를 뽑아낸 것이 비록 두 번이나, 훌륭한 인재를 뽑은 것은 만 명을 헤아리겠다. 네가 네 공을 자랑하지 아니하나 천하 사람이 너와 다툴 이 없으며, 짐이 이미 아는 바로 인간 세상에서는 견줄 사람이 드물다. 부지런한 공이 이미 천고에 짝이 없으니, 포상을 어찌 보통 예로써 논할 수 있겠는가. 태학사(大學士)로 관직과 자급을 높여 주고, 상서(尙書)로서의 칼과 신을 은총으로 준다. 그러나 민심은 아직도 부족하게 여기고 있고, 짐의 마음에도 만족하지 아니하다. 그래서 전의 은청(銀靑)을 새로이 금자(金紫)로 바꾸어 준다. 중추부에 앉았던 자리가 따뜻하기도 전에 중서성으로 제수하는 교서를 내렸다. 정당(政堂)에서 집현전(集賢殿) 직책을 겸하게 한 것은 중서성의 큰 정무를 처결하라는 것이요, 사공(司空)에서 복야(僕射)의 벼슬을 띠게 하는 것은 외성(外省)의 풍기를 맑게 하려는 것이다. 삼선(三善)을 지도하여 더욱 빛나게 하고, 구공(九工)을 주관하여 수리하는 일을 맡게 한다. 짐이 너에게 고하는 것을 듣고 끝까지 삼가하여 처음같이 하라. 이에 특별히 금자광록대부 수사공 정당문학 상서좌복야 집현전태학사 판공부사 태자소보(金紫光祿大夫守司空政堂文學尙書左僕射集賢殿大學士判工部事太子少保)로 제수하노라.

 

(鶴)을 타고…… 왔고: 고을 수령으로 나가서 청렴한 정사를 폈다는 말이다. 옛날에 네 사람이 각각 소원을 말하는데, “한 사람은 학을 타고 신선되기를 원하고, 한 사람은 십 만관을 원하며, 한 사람은 양주 자사를 원하고, 한 사람은 허리에 십만 관의 돈을 차고 학을 타고서 양주로 올라가겠다.” 하였다.

여러 번……엎드렸다: 푸른 부들[蒲]로 만든 자리는 천자가 깔고 앉는 자리라 한다. 한(漢)나라 사단(史丹)이 청포석 앞에 엎드려서 눈물을 흘리면서 간하는 말을 올렸다 한다. 청포는 천자의 자리로서 황후 이외에는 그 자리에 가지 못하는 것이다.

윤음을……것이었고: 양웅(楊雄)이 《태현경(太玄經)》을 지을 때에 꿈에 봉황을 입에서 토하여 날아나오는 것을 보았다 한다. 명문가(名文家)를 뜻한다.

인물을……없었다: 감식안이 아주 뛰어난 것을 말한다 《장자》에 포정(庖丁)이라는 소잡는 사람이 말하기를, “자기가 처음 소를 잡을 때는 보는 것이 모두 소 아닌 것이 없더니, 3년을 지난 뒤에는 아직 완전한 소를 보지 못했다.” 하였다. 그것은 소잡는 기술이 숙달하여 소를 보면 뼈나 힘줄들이 낱낱이 떨어져 보인다는 말이다.

도가니와 망치를 손에 맡겨 도균(陶鈞)의 솜씨를 시험했더니: 도균이란 도기(陶器)를 제조하는 데 쓰는 선반(旋盤) 녹로(鏕鑪)를 말하는 것인데, 이것을 임금이나 정승이 천하를 주물러 만든 것에 비유하였다.

상서(尙書)로서의……준다: 한 고제(漢高帝)가 일등 공신 소하(蕭何)에게, “칼차고 신신은 채로 전(殿)에 오를 수 있는 특전을 허락한다.” 하였다.

은청(銀靑)을……준다: 고려 시대의 문관 위계(文官位階)에 은청광록대부(銀靑光祿大夫)와 금자광록대부가 있는데, 은청과 금자는 의제(衣制)의 차별이다.

 

댓글목록

김재이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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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김항용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항용
작성일

  잘 읽었습니다. 정리하여 홈에 올리겠습니다.